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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의 색 ㅣ 오르부아르 3부작 2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4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피에르 르메르트의 <화재의 색>이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피에르 르메르트는 콩쿠르 상을 받은 <오르부아르>가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어. 아빠도 그 소설을 읽기는 했지만, 피에르 르메르트의 소설을 처음 읽은 것은 <알렉스>라는 추리 소설이었어. 정통 스릴러 추리 소설 작가로만 알고
있었지. 보통 어떤 소설가의 소설을 읽을 때 보통 대표작을 가장 먼저 읽고, 그 다음 그 소설가의 다른 소설들을 찾아 읽는 경우가 많아. 그렇다
보니, 맨 처음 읽은 소설보다 두 번째 세 번째 읽은 소설들이 별로인 경우가 많단다.
그런데, 피에르 르메르트의 소설들은 읽을수록 더 좋아지더구나.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빠한테는 그랬어. 마치 대표작은 아직 나오지 않았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
더 괜찮은 작품들을 써내는구나. 이번에 읽은 <화재의
색>은 통쾌한 복수극에 관한 이야기란다. 시대적 배경은 1920~30년대 이야기야..
1.
지금부터 줄거리를 이야기해 줄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책을 읽고 싶다면 편지를 읽기를
중단하려구마.
1927년 프랑스 경제계 거물 마르셀 페리쿠르의
장례식으로 소설은 시작된단다. 얼마나 거물이냐면 프랑스 대통령이 장례식이 참석할 정도였어. 돈도 엄청 많았어. 그런 엄청난 부자가 죽고 나면 상속 문제로 시끄럽게
된단다.
그의 가족들을 한번 보자꾸나. 먼저 마르셀의 동생 샤를. 현재
국회의원인데, 그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형 마르셀이 돈으로 막강하게 지원해 주었기 때문이야. 샤를은 그리 착하거나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야, 문제도 많이 일으키고
성격도 별로인 그런 사람인데 형 덕분에 국회의원이 된 거지. 마르셀에게는 아들 에두아르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7년전 자살을 했단다.
그에게는 딸만 남았어. 마들렌이라고 하는 36살의
이혼녀인데 일곱 살짜리 아들 폴이 함께 마르셀이 죽기 전까지 함께 살고 있었어. 엄청난 부자의 외동딸, 아무래도 노리는 이들이 많겠지.
마르셀이 죽기 전에 마르셀은 자신의 오른팔인 귀스타브 주베르를 자신의 딸과 맺어주려고 했어. 귀스타브
주베르는 마르셀의 기업을 도맡아 운영하고 있었는데, 마르셀이 마들렌과 연을 맺게 해주려는 것에 내심
좋아했어. 하지만, 마들렌이 거절했어.. 귀스타브는 마들렌에게 심한 배신감을 가졌지. 마들렌은 사실, 폴의 가정교사인 앙드레와 썸씽이 있었거든. 앙드레는 기자 지망생의
스물여섯 살 젊은이였는데, 폴의 가정교사로 있었어. 나중에
마들렌의 도움으로 신문사에 취직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또 중요 인물로는 하녀로 일하고 있는 레옹스가
있었어. 레옹스는 무척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며, 마들렌이 가장
신뢰하는 하녀였으며, 때론 친구이기도 했어. 레옹스가 돈을
몰래 빼돌린 것이 발각된 적도 있었는데, 그때도 레옹스를 용서해주고,
오히려 월급을 올려주었어. 음,, 이 정도면
마르셀 주변 인물에 다 이야기를 한 것 같구나.
마르셀의 장례식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엄숙하게 진행되던 마르셀의 장례식에서 충격적인 사고가
일어났단다. 마들렌의 아들 폴이 3층에서 뛰어내려 마르셀
관으로 떨어진 것이야. 바로 응급실로 갔어.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척추를 크게 다쳐서 평생 휠체어에서 살아야만 한다고 했어.
….
2.
마르셀의 유언장. 대부분의 돈은 딸 마들렌과 손자 폴에게 가게 되었단다. 이에 마르셀의 동생 샤를과 마르셀의 오른팔 주베르는 분노를 했단다. 돈이
많으면 뭐하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불구가 되었는데… 마르셀은
절망 속에 폴만 간호했어. 회사 일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어. 주베르에
맡겼어. 마르셀은 레옹스의 조언으로 폴의 간호사를 고용하기로 했는데,
계속 마음 들지 않다가 폴란드 출신 블라디라는 간호사를 고용했어. 블라디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성격이 강하지만 착했어. 블라디가 폴을 보살펴주기 시작하면서, 폴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휠체어에 아무 것도 하지 않던 폴이 오페라와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 특히 솔랑주라는 오페라 소프라노 가수의 광팬이 되어, 팬레터도
꾸준히 보내곤 했어. 그리고 답장을 받기도 하고, 공연장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단다. 그의 초대로 밀라노에 초대되어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어. 비록 몸은 회복할 수 없지만, 정신은 점차 회복해가고 있었어.
마들렌이 이렇게 폴에게 올인하고 있는 동안에, 샤를과 주베르는 못된 계략을 꾸미고 있었단다. 교묘하게 마들렌을 속여서, 가능성 없는 루마니아 석유에 투자를 하게
했어. 마들렌은 거의 모든 재산을 거기에 투자를 했어. 결과는
어떻겠니. 얼마 못 가 루마니아 석유는 파산을 하고 마들렌은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었어. 마들렌은 하루아침에 파산하고 말았단다. 샤를과 주베르에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어. 집도 팔고 블라디만 남겨 두고 하녀들도 모두 내보내고, 남은 돈으로 아파트 두 채를 겨우 사서 하나는 그들이 살고 하나는 임대를 해서, 그 돈으로 겨우 살아가야 했어. 그에 반해 주베르는 큰 돈을 벌게
되었고, 마들렌이 내놓은 마르셀의 저택을 사서 그 집의 주인이 되었단다. 그리고, 또 한 명. 친구라고
생각했던 하녀 레옹스도 그녀를 배신하고, 주베르와 결혼하였단다.
….
이렇게 한꺼번에 여러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한 마들렌… 결정타가 기다리고 있었어. 활기를 되찾은 아들 폴의 고백. 자신이 할아버지 때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던 이유를 이야기했어. 그의 가정교사였던 앙드레의 가혹행위와 성폭행에 괴로워했었대. 당시 폴의 유일한 위안처는 할아버지였다는구나. 그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자신을 보살펴 줄이 이가 없다는 생각에 죽으려고 했다는 거야. 앙드레의 괴롭힘을 참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지. 이 이야기를 들은 마들렌의 분노 레벨은 극에 달했어. 도대체
몇 명이나 복수를 해야 하는 거야.
3.
시간이 흐르고 1933년. 비록 돈은 별로 없지만
마들렌은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어. 아들 폴도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하지만 잘 지내고 있고, 블라디 역시 폴을 꾸준히 잘 보살펴 주고 있었어. 이제 시간이 된
거야. 복수의 시간. 소설이니…. 마들렌의 복수가 성공하리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았어. 그리고
마들렌의 복수를 읽으면서, 같이 기뻐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을 읽어나갔지.
음… 그녀가 복수한 방법은 짧게 이야기할게. 먼저
주베르 귀스타브. 제트기 사업을 하다가 안전 사고를 일어나게 했어. 아주
은밀하게… 그래서 쫄딱 망했지. 그것뿐만 아니라, 그 제트기 기술을 적국인 독일에 파는 것처럼 꾸며서, 국가반역죄로
감옥에 갇히게 만들었단다. 어떻게 주베르를 이렇게 쉽게 망하게 할 수 있었냐면, 레옹스의 약점을 쥐고 레옹스를 협박했거든. 주베르와 결혼했던 레옹스. 마들렌은 레옹스가 중혼, 그러니까 주베르와 결혼하기 전에 이미 결혼한
몸이라는 것으로 알아냈어. 그 약점을 잡고 레옹스로부터 주베르의 정보를 캤고, 레옹스의 첫 번째 남편 로베르(이 사람은 좀 덜 떨어진 사람으로
나옴)를 행동대장으로 이용했어.
그리고 샤를. 삼촌이 어떻게 조카를 그렇게 망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국회의원을 망하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 법을 어긴 것을
찾거나 법을 어긴 것처럼 꾸미거나… 샤를이 탈세를 한 것처럼 위조를 해서 그 또한 가옥으로 보내드렸어. 앙드레…. 이 나쁜 놈은…. 마들렌이
취직시켜준 이후 기자로 아주 잘 나가고 있었지. 마들렌은 앙드레를 살인죄로 누명을 씌워 감옥에 보내드렸지. 나중에 진짜 살인범이 나타나서, 풀려났지만 오래 못 가 의문사로
세상을 떴단다. 음…
…
이렇듯, 이어지는 마들렌의 통쾌한 복수. 칼에는
칼로 맞대응하는 것이 맞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빠도 그렇게 큰 배신을 당했으면, 저렇게 복수를 하지 못하면, 제 명에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충분히 마들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아빠가 간단히 이야기해서
복수를 아주 쉽게 한 것 같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어. 그
이야기들이 이 두꺼운 소설에 자세히 그려지고 있어. 책이 두꺼운 만큼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지만, 마들렌의 복수 위주로 짧게 이야기하고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마르셀 페리쿠르의 장례식은 어수선하게 진행되다가 완전히 혼란스럽게 끝났지만, 적어도 시작만큼은 정시에 이루어졌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 준 파스칼린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