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5)

누군가가 가르쳤어야 할 때에 관한 거요. 그래요. 난 당신을 가르치고 있어요. 하지만 내가 이것 말고 다른 뭔가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식으로 날 보지 말아요. 이것 이상의 뭔가를. 그러지 말아요.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말아요. 이것에만 매달려요. 그 밖의 다른 건 생각하지 말아요. 이 상황을 그대로 유지해요.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 할 거니까요. 여자가 당신한테 뭔가 진실이 담긴 듯한 이야기를 했을 때 그게 진심이었던 적이 몇 번이나 되죠? 난 당신이 원하면 뭐든지 할 거예요. 콜먼. 이건 우리가 여기서 해야 할 전부니까요. 이것이 앞날에 대한 거라고도 생각하지 말아요. 앞과 뒤의 모든 문을 닫아버려요. 모든 사회적 사고방식, 그것도 닫아버려요. 그 멋진 사회가 요구하는 모든 것? 우리가 사회적으로 따라야 하는 걸로 정해진 방식? ‘뭘 해야 하고, 뭘 해야 하고, 뭘 해야 하고하는 따위들? 그런 건 모두 엿먹으라고 해요. 우리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은 모든 걸 못쓰게 망쳐놓아요. 난 계속 춤을 출 수 있어요, 그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면요. 이 짧은 비밀의 순간, 그게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면요, 그게 우리가 얻게 되는 부분이죠. 잘라낸 작은 시간 조각. 그 이상이 안 될 수도 있고, 난 당신이 그걸 알길 원해요.”

(77-78)

순수함에 대해 환상을 갖는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다. 미친 짓이다. 보다 많은 불순함을 찾아내지는 못할지언정, 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들다니 무슨 짓이란 말인가? 오점에 대해 그녀가 하는 말은 그것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게 전부다. 당연히, 그것은 오점이라는 것에 대한 포니아의 견해다. 우리 인간은 불가피하게 오점을 지닌 존재라는 것. 끔찍하고 자연적인 불완전함과 화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였던 것일 뿐.

(196)

그가 견뎌내도록 강요되었던 것들, 예컨대, 고발, 면담, 신문 같은 것들은 오늘까지도 우리 대학의 고결성에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 있으며, 바로 오늘, 어느 때보다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검열관 노릇을 하는 공동체의 강요에 대한 미국의 개인주의적 저항 정신의 본향과도 같은 이곳 뉴잉글랜드에서 호손, 멜벨 그리고 소로 같은 사람들이 떠오르는군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곧 규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미국의 개인주의자, 언제나 다수가 주장하는 예의 바름이나 취향의 기준에 맞춰 살지는 않았던 미국의 개인주의자, 그러한 미국의 탁월한 개인주의자 한 사람이 친구와 이웃으로부터 다시 한번 너무도 가차 없이 중상모략을 당해 죽음을 맞게 될 때까지 그들과 소원한 관계로 살아가야 했으며, 그들의 윤리적 어리석음으로 인해 자기 자신의 윤리적 위신마저 강탈당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윤리적으로 어리석은 검열관 노릇을 하려 들었던 공동체이자, 그런 식으로 콜먼 실크의 훌륭한 명성에 너무도 치욕스럽게 먹칠을 해댐으로써 스스로의 품격을 땅을 떨어뜨렸던 바로 우리였습니다. 저는 특히 저와 같은 사람들, 그와 가까이서 지냈기에 아테나 대학에 대한 그의 헌신이 지녔던 깊이와 교육자로서 그의 헌신의 순수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현혹된 동기가 무엇이었건, 그를 배신하고야 말았던 저와 같은 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를 배신했습니다. 콜먼을 배신했고, 아이리스를 배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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