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9)

하지만 내가 온 까닭을 말하고서 가겠소. 그대의

낯은 두렵지 않소. 그대가 나를 멸할 길은 없으니.

내 그대에게 이르노니, 그대가 진작부터 라이오스의 살해자라 선언하고 위협하며 찾는

그 사람이 바로 여기에 있소.

그는 명목상으로는 이방 출신의 거주자이지만, 나중에는

태생부터 테바이 사람임이 드러날 테고, 그 행원에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오. 그는 눈 뜬 자에서 장님이 되고,

부자에서 거지가 되어 이국 땅을 향해

지팡이로 앞을 더듬으며 가게 될 것이오.

또 그는 자기 자식들의 형제이자

아버지로서 함께 살고 있으며, 자신을 낳은

여인의 아들이자 남편이고, 자기 아버지와

함께 씨 뿌린 자이자 그의 살해자임이 드러날 것이오. 그러니 들어가서

이것을 따져 보시오. 그대가 만일 내 말이 거짓임을 밝혀낸다면,

그때는 내가 아무 예언술도 모른다고 떠들어 대시오.

.

(96)

아아, 필멸의 인간 종족이여.

그대들이 살아 있을 때조차 아무것도 아님을

내 얼마나 헤아렸던가!

대체 누가, 어떤 인간이

겉으로만 행복해 보이고, 그러다가

기울어 저무는 것 이상의

행복을 얻고 있는가?

, 가여운 오이디푸스여, 내 그대의,

그대의, 그대의 운명을

거울로 삼아, 그 어떤 인간도

행복하다 여기지 않으리.

.

(150)

안티고네 하지만 하데스는 그들을 동등하게 대할 것을 요구합니다.”

크레온 아니, 이익을 주는 이가 사악한 자와 같은 몫을 받을 수는 없다.”

안티고네 저승에서는 이것이 합당한 일이 될는지 누가 아나요?”

크레온 원수는 절대로, 죽었다 해도 친구가 될 수 없다.”

안티고네 저는 모두 미워하기보다는 모두 사랑하게끔 타고났어요.”

.

(157)

이는 진정, 널리 떠도는 희망이

여러 인간에게는 도움이어도,

또 여럿에게는 경솔한 생각과 욕망의 속임수이기 때문이라.

그것은, 뜨거운 불에 발을 델 때까진

아무것도 모르는 자에게 다가온다네.

누군가가 지혜를 좇아

저 유명한 말을 했다네.

신께서 그 정신을

미망으로 이끄는 이에겐,

나쁜 것도 좋은 것인 양 보이나,

그는 아주 짧은 동안만 피해 없이 지내도다.”

(162)

그러니 마음속에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품지 마십시오.

당신이 말씀하시는 것만 옳고 다른 것은 옳지 않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저 혼자만 현명하다고.

혹은 자신이 다른 누구도 갖지 않은 혀나 영혼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열어 보면 빈껍데기로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현명한 사람이라 해도, 많이 배우려 하고

자기를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아버지께선 겨울철 격류에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몸을 굽혀 가지들을 구하는지 보시지요.

반면에 저항하는 것들은 뿌리채 뽑히고 맙니다.

또 마찬가지로 배의 돛 아래 줄을 계속 당기며

바람에 전혀 굴복치 않는 사람은 결국 배가

뒤집혀, 남은 여정을 뒤집힌 의자에 앉아 항해하게 되지요.

그러니 노기를 그치고 태도를 바꾸십시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젊은 제게도 어떤 지혜가 있다면,

사람이 나면서부터 지식으로 가득한 게 단연코 으뜸이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실 그렇기는 어려우니까요. –

좋은 충고를 하는 이에게서 배우는 것도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

(180)

그러니 아들이여, 이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시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모든 인간이 마찬가지요.

하지만 실수했을 때, 한 번 잘못에 빠졌어도

치유책을 찾고 고집 부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생각 없고 운 없는 사람이 아니오.

그대도 알다시피, 자만은 어리석다는 평을 빚질 뿐이오.

어쨌든, 고인에게 양보하고 죽은 이를

찔러 대지 마시오. 죽은 자를 또 죽이는 게 무슨 용기 있는 행동이겠소?

그대에게 호의를 품었기에 좋게 말하는 것이오. 그리고 누가

득이 되는 좋은 충고를 하면, 받아들이는 게 가장 좋은 일이오.

.

(350)

그러니 만일 누가 두 날 혹은

더 많은 날들에 궁리한다면,

그건 헛된 짓이오. 내일이란 없으니 말이오,

오늘을 잘 보내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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