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슌지 지음, 박재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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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순지.... 감독...

대학시절 환희에 차서 봤던 영화 ‘러브레터’... 영화학도 였던 과 친구(나중에 한예종 가서 영화기자가 되었다던...) 덕분에 친구네 집 작은 방에서 비디오로 보았던 그 영화...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이쁜 영화 중 하나이다.

그 이후 그런 추억 덕에 한 때는 그의 작품을 한참 찾아보았는데... 요즘은 영화를 거의 끊고 사는 바람에 사실 뭐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TV에서 하는 영화 소개 코너에서 ‘립반윙클의 신부’라는 이 영화를 보았다. 화면이 이쁘더라... 소셜네트워크 ... 사기?

암튼 화면과 다른 내용인 것도 같고....

도서관 갔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 보자마자 얼른 낚아채 와서 금방 읽었다. 금방 읽힌다.

재밌다고 하기엔 약간....덕후같고 이해 안 가는 측면도 있지만 이렇게 쉽게 읽힌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겠지..

나는 사실 립바윙클이 뭔지 너무 궁금했거든...

여기는 처음부터 소셜네트워크의 아이디, 그리고 거기서의 대화, 그로 인한 인간관계, 그것을 통한 만남과 결혼, 그리고 거짓말... 등이 나온다.

클렘본, 아무로, 럼바럴, 립반윙클..... 이런것들은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의 아이디이다.

 

주인공 나나미와 가사미는 평범한 가정(물론 어릴 때 엄마는 바람 나서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맘에 안 드는 여자랑 재혼을 했다.)에서 자라 뒤늦게 공부 열심히 해서 나름 사범대를 나와서 지금 정식은 아니지만 파견교사로 (우리나라로 치면 학교 강사 선생님) 일하고 있는 조용하고 얌전하고 담담한 여자이다. 23살이지만 아직 연애도 못 해 본... 그녀는 남들처럼 sns를 통해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고 그곳에서 처음 만나 연애하게 된 남자와 결혼에 까지 이르게 된다. 학교를 짤리고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울 때, 마침 헤어질까 망설이던 남자친구가 결혼을 하자고 했고, 직장을 다시 구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너무 기뻐 눈물을 흘리며 결혼을 결심한다. 그렇지만 직장도 부모의 이혼도 말하기가 버거워 고민하다 sns에 고민 상담을 하게 되고, 굳이 이혼 얘기를 할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누군가의 소개로 자신의 비밀을 숨길 수 있는 가짜 손님들을 고용하고 그로인해 무사히(?) 결혼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아무로’라는 사람에게 남편의 뒷조사를 맡기고 결국은 이런 거짓말들이 들통나 집에서 쫓겨나고 발길 닿는데로 가다 들어간 모텔에서 일을 시작하고, 다시 거짓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갖게 된다.

그러면서 립반윙클을 만나고....다시 사랑(?)에 빠지고...

이야기들이 굉장히 현실성이 있다.

아마 이렇게 거짓의 성에 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 주인공은 사실 굉장히 정직하게 성실하게 살았던 여자지만... 어쩜 이렇게 친구도 없고 (가족도 의지할 사람이 사실 아무도 없고) 외롭게 사는지... 그러면서 순진하고... 왜 이렇게 이상한 일들을 당하는지도 안타까웠지만 이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가 처음 파견교사로 있으면서 초임으로 애들과 학교 생활에서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고 어찌나 내 초임 시절 생각이 나던지...

암튼 그녀가 늦게라도 행복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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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100만부 돌파 기념 양장 특별판) -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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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이기주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베스트셀러라 읽었다. 책은 작고 얇고 가벼워서 읽기가 참 수월하다.

내용도 전혀 부담이 없었고, 글을 쓰는 작가가 워낙 우리말을 예쁘게 살려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글들도 예뻤고 읽기가 편했다.

내용의 깊이까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가끔은 생각한다.

작품의 깊이가 뭐그리 대단한가... 읽기 쉽고 읽는 순간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인거지.

사실 나는 제법 책을 읽는 편이지만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궂이 대단한 감동은 이제 바라지 않기로 했다.

 

그치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아쉬운 것은... 작가가 아직 어려서... 인생의 깊이는 얕아 보인다는 거.... 주변 사람들의 말을 주의깊게 듣는다는 것이... 조금 싫었다.

결혼을 하지 않아서인지 사랑이나 나이듦에 대한 환상이 있다는게 느껴졌다.

하긴 꿈꾸는게 나쁜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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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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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김춘미 옮김

 

표지나 제목이 굉장히 품위가 있다고 할까? 나는 일본 소설 좋아한다.

아마도 장르물을 좋아해서인가보다.

이 책은 제목만 보고는 그런 장르물인줄 알았다.

두껍고 썩 재미있어 보이지 않아서 그냥 그냥...그렇게 뒀는데... 우연찮게 읽은 서평들에 이 작품의 좋은 평들이 많아서 흥미가 생겼다.

작가의 데뷔작이라는데.... 제목도 그렇고 시대배경도 그렇고 그냥... 젊은 작가의 치기어린 작품은 아니었다.

그리고 전혀 장르물도 아니었다.

오히려 고전적인 문학작품같았다.

 

이 책의 주인공 화자는 대학 졸업반으로 건축과 출신의 건축을 사랑하는 남자(사카니시 )다. 80년대까지 끊임없이 성장하던 일본 사회에서 멋진 건축물들이 지어지고 화려한 건축가나 대기업도 많지만 그는 도편수같은 건축가 밑에서 제대로 일을 배우고 싶어하던 차, 자신이 존경하던 자연스럽고 세밀한 건축가 무라이 슌스케 설계사무소에 지원하고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신입사원으로 뽑히게 된다. 작은 무라이 설계사무소는 13명의 직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평소에는 기타오야마 주택가에 있는 설계사무소에서 일하지만 여름에는 별장지인 아오쿠리에 있는 여름 별장으로 사무소 기능을 옮겼다. 3월에 입사한 나는 처음으로 별장에서 근무하면서 일도 배우고 자신이 만든 것으로 무언가를 채워가게 되었고, 여름 별장에서 직장 선배, 존경하는 선생님,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서서히 만들어간다.

시작부터 설명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전혀 클라이막스도 없지만 이상하게 지루하고 따분하지는 않았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신기한 건축이야기, 일본 건축, 미국 건축, .... 암튼 건축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물론 머리 속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 인물들은 무라이 건축가를 닮아서인지 사람들이 다 조용조용하면서 성실하고 솜씨가 있으면서 뭔가 겸손한 느낌이다. 무라이의 오랜 동료 사무장 이구치 씨, 믿을 수 있는 이십년 이상 건축가 가와라자키 씨와 고바야시 씨, 가사기, 사수 우치다, 친절한 유키코, 선생님 조카이면서 매력적인 피아니스트면서 유명한 과자점의 상속녀이고 매력녀 마리코... 암튼 이런 이들과 만나고 같이 생활하던 여름 별장의 생화은 참 평화스럽고 행복해 보인다.

그들은 처음으로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경합에 참여하게 된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고 소박한 건축을 지향하던 무라이 설계사무소에 뭔가 의욕적인 긴장감이 흐르고 함께 참여하는 과정에서 각자 열정과 아이디어를 불태운다. 사카니시는 개인적으로 마리코와 연인으로 발전하며 뭔가 남다른 미래를 살짝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저런 긴장감... 무라이 선생님의 연세가 많은 ... 이런 저런 점이 살짝 긴장감을 주다... 결국 그들의 이런 노력은 결국 완전히 실현되지 못 한 채 막을 내리고...

훗날 정말 30년이 지난 뒤 그 새내기 신입사원이던 그는 부인과 함께 ‘여름 별장’을 인수하며 다시 찾게 된다.

아...

뭔가 쓸쓸하지만 성공한 느낌... 그러면서도 고풍스럽고 우아한 느낌이 드는 것이 이 책을 읽은 나의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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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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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베크만

 

나는 몇 년 전 읽었던 ‘오베라는 남자’를 그 해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

그 작가의 두 번째 책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샀다.

뭔가 비슷한 걸 기대를 해서일까... 초반에는 뭔가 엉뚱한 할머니와 괴짜스런 아이가 나오는게 또 읽히지 않았다.

정말 책 사고 거의 1년이 다 되어서야 이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넘어가지 않는지... 나는 정말 오베에서도 그랬지만 뭔가 괴팍한 성격의 사람들이 싫다. 까칠한 것도 싫고, 나이가 들수록 친절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좋다.

경찰 가서까지 이상하게 구는 할머니는 싫었다. 되바라진 아이도 싫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황당한 깰락말락 나라 이야기하며....

모르겠는 이름의 이야기...그냥 그랬다. 왜 이리 집중이 안 되는지...

심지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너무나 황당하게...

 

그렇게 억지로 읽다가 이 책의 인물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우리 엘사... 너무나 조숙하고 똑똑하지만 되바라져서 왕따에다 괴롭힘 당하는 친구라곤 할머니 밖에 없는 아이...

그 아이의 남은 삶을 위해서 친구를 만들어주려던 편지 전달하기 미션과 보물찾기 미션을 시킨 할머니의 배려...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만 그런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독특하고 남과 다른 것을 싫어하는지... 그런게 무서운가보다.

 

할미전은 동화같은 깰락말락 이야기가 나온다. 용이 나오고 전사가 나오고 악당이 나오면서 공주 소군주 형제 등이 나오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모든 이야기가 그냥 허투루 등장한게 아니라 결국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반영한데다 사자왕 모험이야기랑 해리 포터 이야기등이 짬뽕으로 나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였다.

이 작가의 이야기들은 그냥 그냥 읽으면 읽을수록 진가를 보이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오베도 처음에 그랬고 이것도 그렇고 그냥 볼수록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다가 이 책도 읽어가고 나서 보니까 참 따뜻하고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주변에 대한 배려, 사랑이 녹아 있어서 짠했다.

특히 결말이 아름다워 좋았다.

 

바로 브릿마리 이야기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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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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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처음 만나는 작가

 

표지가 너무 이뻐서 선택한 그 책.... 읽는데 조금 놀랬다.

젊은 작가인데 너무나 글을 잘 쓴다.

잘난척도 난척도 아니고 멋도 없는데 공감이 완전 되면서 굉장히 사색적인데 우울하거나 건방지지 않아서 읽기도 편하고 공감이 잘 되었다.

 

최근 이런 단편소설집을 제법 봤는데 어떤 것보다 최고다.

 

젊은 작가의 필력이 너무나 부럽다. 그리고 앞으로의 그의 작품이 기대된다.

너무나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던 기억이다.

 

1984년생...

몇 년 전까지는 젊은 작가 축에 내 또래가 있어 우연히 글 읽다 만나면 반갑더니만, 이제는 동생들이 등장하고 연륜이 보이듯이 깊이있게 삶의 이야기들이 녹아 있어서 기특하면서도 나는 지금까지 뭘했나...싶기도 했다.

 

나는 단편집 중에서... 그러니까 ‘쇼코의 미소’가 좋았다.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좋아해서도 있지만, 주인공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공감되었다.

아버지가 없으면서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쇼코와 소유의 우정,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소유의 집에 온 쇼코는 일주일 동안 머물다 갔지만 이후 소유와 그리고 할아버지와 펜팔을 통해서 소통을 이어간다. 소유 고등학교 졸업까지만...

새로운 세상에 멋지게 나아갈줄 알았던 쇼코는(어디라도 갈 수 있다며 세계지도를 선물하던 아이, 고향을 벗어나서 다시는 고향에 가고싶지 않다던 아이) 어쩐일인지 자기 사는 지방의 작은 물리치료학과에 가면서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고향을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 소유는 서울에 있는 대학도 가고, 교환학생이 되어 유학도 가고 그러던 대학 4학년 시절 우연히 쇼코의 이야기를 접하고 그녀의 집에 찾아간다. 그러나 그곳에는 너무나 낯선 모습의 쇼쿄만이 남았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녀가 할아버지를 원마하며 자기 안의 세계에 갖혀 답답해 보이던 시절...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소유는 자신의 삶에서 쇼코를 지운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영화 아카데미를 가고 주변 친구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남과 다른 삶을 꿈꾸며 영화감독을 꿈꾸며 살기 시작한다. 너무나 일찍 직업을 정하고 태어난 소읍을 벗어나지 못한 쇼코나 주변 사람들을 비웃으며... 그러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어렵게 영화 아카데미를 마치고 단편영화 독립영화제에 작품을 냈지만 혹평을 받았고 시나리오를 쓰고 작은 영화들에 스태프로 참여했지만 늘 돈에 쫓겼고, 돈 문제에 예민해지면서 직장을 다니는 다른 친구들도 영화를 하는 재능 많은 친구들에게도 열등감을 느껴야했다.

 

이 대목이 나는 좋았다.

‘그래서 꿈은 죄였다. 아니, 그건 꿈도 아니었다.

영화 일이 꿈이었다면, 그래서 내가 꿈을 좋았다면 나는 적어도 어느 부분에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지 감독이 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다. 나 자신도 설득할 수 없는 영화에 타인의 마음이 움직이기를 바라는 건 착각이었다.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죽어버린 지 오래였다. 나는 그저 영화판에서 비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썼지만, 이야기는 내 안에서부터 흐르지 않았고 그래서 작위적이었다. 쓰고 싶은 글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써야하기에 억지로 썼다.

꿈. 그것은 허영심, 공명심, 인정욕구, 복수심 같은 더러운 마음을 뒤집어쓴 얼룩덜룩한 허울에 불과했다. 꼬인 혀로 영화 없이는 살 수 없어, 영화는 정말 절실해, 같은 말들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 욕망의 비린내를 맡았다. 내 욕망이 그들보다 더 컸으면 컸지 결코 더 작지 않았지만 나는 마치 이 일이 절실하지 않은 것처럼 연기했다.

순결한 꿈은 오로지 이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영광도 그들의 것이 되어야 마땅했다. 영화는, 예술은 범인의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자들의 노력 속에서만 그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p.33~34)

 

그렇게 힘들게 서른즈음을 맞이할 때 할아버지가 초라한 원룸 방에 찾아오시고 쇼코가 다시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찾아오시고 정말 큰 사람이 되어주어 고맙다며 말씀하시고 비를 맞고 가신다. 그 이후 고향 엄마에게 전화가 오고 할아버지의 병을 알게 되었고, 소유는 고향집으로 내려가 할아버지, 엄마와 남은 시간을 함께 하고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킨다. 그 이후 다시 받게 된 쇼코의 소식.... 알고 보니 쇼코와 할아버지는 오랜시간 편지를 주고 받았고 200통 정도의 할아버지 편지를 보관하고 있던 쇼코는 소유를 만나서 그걸 통역해준다. 그리고 어린시절 서늘했던 미소를 띄우며 쇼코는 떠난다.

나는 이 이야기가 다른 어떤 글보다 좋았다. 이상하게 공감... 이해가 갔다고 할까?

이 단편집에는 이거 외에도 ‘씬짜오, 씬짜오’(독일에서 만난 베트남 난민 가족과의 우정, 그리고 이별...슬펐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그 언니의 삶의 이야기가 너무 슬퍼서... ), 한지와 영주(프랑스의 작은 수도원 봉사활동에서 만난 이십대 후반의 영주와 케냐에서 온 한지의 만남, 교감...사랑일까?...이야기...그들은 왜 그런 관계가 되었는지 끝까지 모르겠다.), 먼 곳에서 온 노래(너무 결말이 예측되어서 ...그냥 그랬다), 미카엘라, 비밀(세월호의 상처가 이 글에도 남았다....)

 

자기 고백적인 많은 글.. .유난히 조부모 세대와 교감이 많은 이야기들, 사색적인 이야기가 많았지만 다시 보고 싶은 글... 암튼 다음에도 그녀의 책을 찾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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