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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마녀 ㅣ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남부럽지 않게 그의 소설을 소장하고 있고 읽었더랬다.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그의 책의 가독성은 정말 높이 산다. 금방 술술 읽히는 그의 글....가끔은 답답하고 가끔은 갑갑하고, 가끔은 잔인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게 잘 읽히는 글을 쓰는 작가로 기억하고 있다.
그의 새 책이 나온지 한참이었지만 그다지 크게 땡기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제목만 봤을 때 파울로 코벨로의 ‘포르포벨로의 마녀’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을 것이다.
마녀....라고 붙어있어서....조금 망설였다. 웬지 ‘포르토벨로의 마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파울로 코엘료는 나랑 너무 맞지 않는 작가가 되었다. 그럭저럭 그 마녀는 그래도 그럭저럭 읽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여러번 말하지만 나는 그의 책이 많은 편이다. 그의 작품도 그런데로 읽었고 아무튼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작가의 솜씨가 맘에 든다.
그의 데뷔 30주년 기념작이라는 이 책이 살짝 기대가 되다가도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여름방학을 맞이 하여 간만에 독서 몰이가 시작되었을 때 다시금 그의 책을 들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너무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 작품은 추리물과는 관계 없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지만.... 그나마 읽은 그의 작품 중에 최고의 작품은 ‘라플라스의 마녀’인 것 같다.
작가는 추리소설가로서 여타 다른 작가와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공대 출신이라는 건데... 유독 이 작품에서 그의 특징이 잘 버무러진 것 같아 좋았다. (예전에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읽다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노사이드’ 생각도 많이 났는데... 뭔가 새로운 인류, 잘 모르지만 엄청 대단한 과학적인 이야기와 뇌의 놀라운 능력의 이야기들이 나와서 그런가?
라플라스의 마녀는 주인공 마도카를 이야기한다. 그녀 이전에 라플라스의 악마도 존재하고...
미스테리한 살인 사고가 온천지 근처에서 연이어 발생하고(황화수소 중독 사망) 거기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신비로운 소녀와 그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교수... 그리고 소녀의 주변이야기..
마도카는 우연히 외가를 방문했다 토네이도를 만나고 그로 인해 사랑하는 엄마를 잃게 된다. 그 시각 뇌의학계의 권위자인 마도카의 아버지는 놀라운 수술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새로운 류의 인간이 나타나게 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라플라스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로서 이런 말을 남겼다. ‘만일 우주의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뉴턴의 운동법칙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해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어느 순간 모든 물질에 있어써의 역학적인 데이터를 알고 그것을 순식간에 해석할 수 있는 지성이 존재한다면 이 세상에서 불확실한 것은 없어져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라는 주장을 남겼다고 한다. 후에 이 존재에게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 소재를 이용해 멋진 추리소설이 남긴 히가시노... 그가 이공계 출신 작가라서 이런 멋진 이야기를 남길 수 있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과연 뇌부분의 어떤 곳을 건드려 정말 놀라운 능력이 있다면 과연 그는 행복할 것인가? 이런저런 좋은 머리가 되면 정말 미래 예측이 가능할까?...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는 이 책.
이 이야기들은 살인이 등장하지만 아주 잔인하지는 않았고...뭔가 과학적이고 사고 같은 살인이라 ...그렇게 느껴졌나? 암튼 나는 좋았더랬다.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이었고, 그리고 또다른 라플라스 소년의 가족사도 마음 아팠다.
사랑과 복수... 그리고 요즘같이 무서운 것이 많은 시대에 정말 지진이나 태풍, 이런 것들을 미리 예측해보고 대비할 수 있다면... 하는 이런 건 정말 좋을 것 같기도 하다가... 항상 놀라운 것들을 실현시키는 인간의 능력이 무서우니...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조금 하며..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