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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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이희영 장편소설

 

창비부산을 오랜만에 찾았다.

지하철 타고 다니니 너무 좋더라. 옛날 맛 맛집도 들렀다가... 친한 언니랑 찾아간 평일의 창비부산’... 앞 길은 공사판이라 정신없는 면도 있었지만... 역시나 좋은 공간이다. 가까웠다면 더 자주 갔을까? 아주 좋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세 번 와 본게 다여서...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아주 좋다.

작고 예쁜 책을 많이 만났고 사고 싶은 책도 많았지만.. 요즘은 무거운게 딱 질색이라... 한 공간에 K 영어덜트라며 모아놓은 공간에 있던 책 중 가장 가벼운 이 책을 사 왔다.

반가운 이희영 님... 그래도 직접 뵙고 싸인을 받은 기억 덕분에 괜히 친근감이 느껴져 그 이후 이희영 님의 책들을 아주 반갑게 잘 사서 열심히 읽고 있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고 그런 경험이 별로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 님을 직접 뵐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소중하다. 내게 그런 작가 님은... 한비야 님, 공지영 님... 아 이해인 수녀님도 계시구나... 한 때 그 분들의 찐팬이었는데... 최근에는 정세랑, 이슬아, 김금희, 정여울, 천선란, 최은영, 김하나, 황선우, 김초엽.... 이런 분들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아주 얇다.

 

제목만 봤을 때... 나나....라는 어떤 아이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이 이야기도 일종의 환타지이다.

영혼사냥꾼 선령이 나오고 몸은 그대로 있는데 혼이 빠져 나간 두 아이 수리와 류의 이야기가 나온다.

완벽한 엄친아 수리와 아프고 어린 동생에게 정성과 신경을 쏟으며 살다 동생이 떠난 후 그래도 자신을 보지 않는 부모님을 둔 뭔가 존재감을 못 느끼는 아이 류 둘은 어떤 버스 사고에서 둘다 몸에서 영혼이 분리되어 버렸다.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아이는 각자 몸에서 혼이 분리되었고 일주일 안에 원래몸에 혼이 들어가지 못 하면 그냥 사라져야할 상황(신기하게도 혼이 나와도 원래 몸은 그냥 잘 산다. 다른 거 다른 사람은 느끼지도 못 한다.).... 둘의 대응방식은 살던 방법만큼이나 달랐다. 아등바등 자신을 찾으려고 안달복달 하거나 방치하거나...

암튼... 그들릐 혼리 본래 몸체로 들어가지 못 한 것은 각자의 의지 때문이었고.... 한 발짝 떨어져서 진정한 자신(‘’) 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이런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예상 가능하면서 나름 참신하고 자극적이지 않고 착하면서... 아이들의 아픔, 그런 이야기들이 나와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영혼과 몸은 건강한가?

작가님의 말에서 보면... 노래 가사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지.

나도 어떤 때는 참 괜찮아 보이다가 어떤 때는 왜 이 모양이냐며 ... 다그치고도 싶은...한심함도 있고 여러 가지 속에서 나를 새롭게 알아가는 것을 보면...

... 중년이 된 나도 나를 잘 모르는게 너무나 많은데... 십대 아이들이 어떻게 자기를 다 알 수 있을까....

뭔가 나를 알아가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상처를 보면서... 정말 .... 위로하며 안아주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잘 하고 있다고...

역시...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냥 그 자체로 참 좋다.

그 순수함도 좋고... 뭔가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와 내가 위로 받는다.

작가 님은 좋은 사람 같다.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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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시마자키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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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미유키 지음

 

알라딘을 들렀다가 아직 읽지 않은 미미여사님의 옛날 책들을 몇 권 샀다.

설렌다.

먼저 읽은 것은 이 책으로 대략 1992년에 쓰여진 것 같아서... 시기적으로 빠른 편이라 먼저 읽게 되었다.

 

에도물을 주로 읽기 때문에 현대물... (그러기엔 벌써 30년 전 작품이네)을 읽어서 괜히 어색했다.

 

평화롭기만 하던 가족에게 어느날 어머니가 예전에 알았다는 어떤 인물인 사와무라 님의 어마어마한 상속분이 날아왔다. 20여년 전 잠깐 도움을 준 일로 5억 엔을 상속했다니.... 이 일은 주변에 알려지면서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말도 안 되는 요구, 협박전화들이 쏟아진다. 아내의 과거를 의심하는 아버지는 집을 나가고 진실을 찾기 위해 마사오는 절친 시마자키와 이런 저런 과거 조사를 시작한다.(세상에 아이 나이가 중1... 기껏해야 14?)...

 

오랜만에 짧은 글이고 호흡도 짧고 아주 잔인하지도 비극적이지만도 않아서 읽기가 상당히 편했다.

반전도 나름 있고...

미미여사님은 초기부터 잘 쓰셨네.

 

일이 발생하면 좋은 일만 있는게 아니라 안 좋은 점도 같이 온다는 걸.... 남이 잘 될 때 배아파하는 인간의 속성을 굉장히 일찌감치 간파하셨네... 다시금 놀란다.

 

그래도... 나는 여기 어머니가.... 이해가 안 가는데...

암튼, 가볍고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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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리마스터판)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세랑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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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다시 오랜만에 정세랑 님

2020년은 내게는 정세랑 님의 해였다.

엄청 많이 찾아 읽었고... 아주 반했다고 할까?

참 유쾌한 작가님이다.

2019년 쯤에 이 분을 알았을까? 그 때 참.. 젊은 작가라서... 신선하고 유쾌하고 남다른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는데.... 그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젊은 작가들을 더욱 많이 알게 되었고 이제 84년생인 정세랑님도 아이구.. 이렇게 어린 작가님이 글을 참 잘 쓰네... 할 소리 듣지 않을만큼 제법 중견 작가님이 되신 것 같지만. ... 그래도 내게는 항상 젊고 산뜻하고 뭔가 유쾌하고 신선한 작가님이시다. 우리 정세랑 작가님은!!! 대충 웬만한 작품을 구할 수 있는 건 다 찾아 읽었다고 자부하는 어리석은 내게 다시 눈에 띈 작품... ‘이만큼 가까이’ ... 아이구... 2013년 이걸로 창비소설상을 받으셨구나. 그러면 도대체... 2012년 정도에 발간된 책일까?

내가 작가님을 늦게 알아 뒤죽박죽 작품을 읽어 뭐가 초기 작품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제법 초기작품을 이번에(20216월 판이다.) ‘창비에서 다시 재판을 내주셔서 아주 반가운 새책을 만난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시작은... 발랄하다. 파주... 에 살던 6명의 버스 동창생들의 청춘물인가....(, .. 성장소설, 청춘소설 완전 좋아하는데... 개성있고 매력있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아주 재미나게 읽기 시작했다.... ... 근데.... 정세랑 작가님 작품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비극적이지 않아서인데... 이 작품은 상을 받았지? 그래, 상 받는 이야기는 그냥 그냥 웃고 떠드는 하이틴 로맨스 같은 작품은 아니지... 청소년 문학상 아니었어.....하며 환기를 해야할 만큼.... 그렇게 분위기 확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사실 중간 중간 암시가 있었고... 어느 정도의 예상은 했는데... 그래도 너무... 비극이고 ... 믿고 싶지 않아.)

 

길지않은 이 글을 읽다보니 어릴 때 친구와 함께.... 내가 살았던 동네가 생각이 났다.(그 때 그 아이들은 아직도 날 기억할까?...노래 가사라서 적어봤고... 나를 안 기억해도 못 기억해도 좋다. 나는 그렇게 기억날 만한 캐릭터는 아니니까... 다만 모두 나름의 행복한 기억을 가진 좋은 사람으로 살고 있기를 바랄 뿐.....) 나는 어린 시절 단 한번도 남자인 친구가 없었다. 여중, 여고를 나와 거의 여대인 학교를 나와서.... 아무튼... 억울하게 그렇게 내외하고 살다 연애도 제대로 못 하고 재미없게 겨우 결혼은 어찌 했네..... 아이구 생각해볼수록 참 아쉽네.

 

쓸데없는 소리였고 이 책은 별로 두껍지 않고 아주 쉽게 술술 넘어간다. 중간에 좀 아쉬운 내용이 있지만...(대단한 반전은 아니고 짐작이 갈 만한 요소는 있다.)...정세랑 작가 님의 초기작인 느낌이다. 딱 상받는 류의 작품....읽을만 했고 실제 재미있게 읽었지만 ... 세랑 작가님 특유의 따뜻 발랄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내가 가장 좋게 읽었던 부분은 친구 주연이 사전을 사랑하기에 사전을 찾아서 색다른 면을 읊어줄 때의 파트였다. 나는 그런 섬세하면서 색다르게 잔잔한 작가님의 유머와 디테일이 좋더라구....

나의 개성 넘치던 친구들이 생각나던 날... 그래.. 우리도 한때는 그만큼 가까웠고 어느 날엔 가까웠다 멀어졌다 하면서.... 늙어가고 있지... 지금은 연락이 안 되는 모든 친구들 (그리고 언젠가 끝이 날 수 있을 친구들....이제는 아니까... 그런게 인생이더라고...) 평안과 안정과 행복, 사랑, 결실.... 그 어디메에서 다들 머물고 있기를 바라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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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가 많은 편지 총총 시리즈
슬릭.이랑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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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가 많은 편지

 

슬릭x이랑

 

우리 사이에 오해가 있다편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시리즈로 이 책도 있어 아주 반갑게 읽었다.

 

나는 이 분들을 잘 모른다.

두 분 다 음악인이시고 작가이신가 보다.

슬릭 님은 굿걸에서 본 분이고 이랑 님은 다른 책으로 이름을 들어본 분이다.

 

두분의 글은 편지글이어서 그런지 작가님 두분이 글이 좋아서인지 금방 쉽게 잘 읽혔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나는 두 분을 모르지만 두분이 페미니스트 행사 4대 천왕이라 불릴만큼 그런 행사에 자주 참여하신 분이었고 사회적인 메시지,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시는 분들임을 알았다.

 

두분의 개인적 아픔들의 이야기가 제법 있어서 마냥 쉽게만 읽을 수 없고 뭔가 괜히 내가 죄송한 기분도 들었다.

 

아무튼 독서란 참.. 좋은 것이다. 몰랐던 세상과 전혀 마주치지 않았을 낯선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이렇게 접하며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고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는 점.... 짧은 시간으로 또 다른 세상에 눈을 뜰 계기가 조금이라도 마련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좋은 독서였다. 이 분들의 앞으로의 날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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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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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2
 

아껴두고 읽었던 달러구트 꿈백화점이었기에 달러구트 꿈백화점2’ 도 진작에 곁에 두고 있다가 결국은 늦게 읽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나서 늦게 서평을 써서 사실 아주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서평을 쓰지 못한 게 너무 아쉽기도 했다. 근데..또 그럴 판이네.

 

처음에 낯설어서인지 달러구트 꿈백화점보다 익숙해진 달러구트 꿈 백화점 2’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낯설기만 했던 꿈백화점의 층별 특성과 매니저들, 직원들과 꿈제작자들을 다시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 작품의 가장 좋은 점은 딱히 빌런이 없고.... 욕심 많고 나쁜 손님(?)들이 있긴 하지만 뭔가... 댓가를 치르는 것 같아서... 뭔가 시원하다.

 

1편은 원하시는 꿈이 매진입니다는 꿈세계 안내서라면..

꿈백화점에 신입 직원 페니... 마음이 따뜻한 아이라서 거기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2편은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는 꿈꾸러 오지 않는 단골손님 찾아나서기.. 꿈구입 고객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어느새 입사 1년이 지난 페니는 어엿하게 꿈사원종사자로 인정받아 컴퍼니 구역에 출입을 허가 받게 된다. 그렇지만 그 곳엔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민원관리국의 민원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중에서.... 심각한 792번 단골손님을 담당하게 되는 페니.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고 호소하는 792번 손님.

그의 꿈을 해결해가는 페니, 그리고 1번 단골손님의 이야기 .... 비고 마이어스와 루시드 드림....., 꿈제자 세가지 유형, 멋진 꿈 제작자, 녹틸루카의 세탁소.... 그리고 꿈 축제, 그리고 페니의 사랑(?) 기미까지 아주 마지막까지 아주 빼곡하게 아름답고 흥미롭게 채워지는 즐거운 이야기들까지... 너무 행복했다.

 

나에게 필요한 꿈은 무엇일까?...

나의 추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살짝 생각해보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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