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탐정 시리즈 4탄
스기무라 사부로....정이 가는 행복한 탐정....ㅜㅜ
근데 이젠 그는 '행복한'을 붙여 주기가 안쓰럽다.
이 시리즈 중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가장 먼저 접했던 나의 입장에서 역으로 '누군가'와 '이름없는 독'을 찾아 보니 참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남들이 부러워할 재벌가의 사위가 되었지만 이상하게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너무나 착하여 맨날 손해만 보는 것 같더니, 결혼해서 처가에서
찍소리 못 하고 살다가 아내의 바람으로 결국 이혼하게 된 그... 탐정의 조건에 완벽하고 행복한 가정은 어울리지 않아서 억지로 쫓겨난 것만 같은
아쓰러운 그 사람...
결국 맨손으로 직장과 집에서 나오게 되었고, 도쿄 변두리 고가에 작은 탐정 사무소를 연다. 그래서 맡게 된 사건들 4가지 에피소드가 실려
있는 책이다. 그래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 보이는 탐정 아저씨...
출간되자 마자 급하게 읽었고 겨울방학에 다시 읽어보니 또 새롭다.
첫번째 이야기 '성역'.... 그가 새로 문을 열고 이웃에게 의뢰를 받는데 그 댓가가 1년치 청소 당번 대신 해주는 거다. 그 의뢰라는
것도 이웃에 살다 갑자기 사라졌던 할머니를 다시 본 것 같다는 이웃이 정말 그 분이 맞는지 알아봐달라는 거였다.... 엄청 힘들게 사시던
할머니가 엄청 부유해 보이시던 이유....(이건 짐작할 수 있는 것 같아.)...그리고 그 할머니의 딸과 관련된 사이비 종교랄까... 뭐 그런
이야기들.....아주 소소한 재미가 있고 여기에서 희망이 보여 좋았다.
두번째 이야기 '희망장'.... 요양원(양로원)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고백'....갑작스런 살인
고백...의 진위를 밝혀달라는 의뢰가 들어와서 과거의 사건과 최근의 묻지마 살인 사건 등을 알아보는 스기무라의 이야기, 여기서 등장하는
'희망장'은 과거 살인 고백과 관련된 사람들이 살았던 숙소의 이름. 선량한 사람들의 이야기, 어느날 내 안에 나도 모르던 것이 찾아와 발생하는
잔인한 사건...등의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 '모래 남자'.... 이 이야기는 스기무라가 왜 탐정이 되었는가를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이혼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던 스기무라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고향의 '시장'에서 일하게 되고 가키카라 스바루 사장과 연이 닿게 된다. 그리고 그 동네 '이오리'라는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사이좋던 히로키와 노리코 부부 관계의 파탄이 발생한다. 히로키가 어떤 여자와의 불륜을 이유로 집을 나갔다는 소문이 나고 히로키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런데...그와 관련된 불륜녀의 어머니로부터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조사를 하게 되는데....과거를 숨기고 싶어했던 남자
가가와 히로키에 대해서 밝혀지는 많은 것들.... 여러가지 책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사이코패스는 정말 답이 없고 대처방법도 모르겠다....
신기루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 슬프다.
네번째 이야기 '도플갱어'.... 2011. 3. 11. 동일본 대지진과 부유한 한량같았던 앤티크 가게의 주인의 실종...에 대한
수사.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오고.... 뜬금없이 '도플갱어'이야기가 나오지만 웬지 공감은 어려웠던 네번째 이야기...
이 소설은 미야베 미유키 소설 치고는 중박 정도다.
아무래도 짧은 이야기라서 깊이가 깊지 않아서겠지?
그래도 스기무라 사부로의 이야기는 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