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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3월
평점 :
흑백
도쿄 미시야마 주머니 가게에 새로온 아가씨 오카치..
사실 그녀에게는 아픈 상처가 있다. 결혼을 약속했던 어릴때부터 알고지낸 요시스케라는 약혼자가 어릴 때부터 한집에서 자란 가족같은 사람의 손에 살해당했고 그 자 또한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다. 그리하여 가와사키 역참에서 여관을 하던 본관에서는 살 수 없다는 판단에 에도로 올라와 숙부인 이헤네 집에서 살기로 했다.
열일곱의 이쁜 아가씨 오카치를 딸이 없고 어느 정도 성공한 상인이었던 숙부네에서는 수양딸처럼 곱게 대하고 싶지만, 오히려 오카치는 힘들게 일해서 모든 것을 잊고 싶어서인지 하녀를 자청하고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꺼리던 와중.. 숙부네가 손님을 초대해 놓고 바쁜 일이 생겨 대신 손님 접대를 맞게된 오치카에게 우연히 피어있던 ‘만주사화’를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손님.. 그 이야기는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괴담에 가깝고 어디서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었다. 어렵고 어두운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화자는 뜻하지 않게 시원하게 되고 듣는 청자였던 오카치도 자기만의 방, 어려움에 갖혀있다 조금씩... 다른 사람의 힘든 부분을 보면서 슬슬 마음을 여는 기회가 되자, 숙부는 괴담 이야기 듣는 것을 소문을 내고 그 청자로 오카치를 앉히기로 한다.
실제 ‘피리술사’를 먼저 읽었기에... (이게 이 시리즈의 3편 격이라 제법 흑백의 방은 체계가 잡혀 있었다.) ... 영화의 프리퀄을 보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었다.
여기에서는 총 다섯 이야기가 나온다.
‘만주사화’... 말 그대로 이야기의 시작... 뭔가 죽음과 관련되는 이 꽃.. 아무데서 막 자라고 불길한 느낌... 오치카는 정원에 날아든 이 작은 꽃을 자신처럼 여기며 의지하는데 손님으로 온 도에베라는 분은 그 꽃에 사연이 있었다. 참 좋았지만 실수로 사람을 죽여 감옥살이를 하다 나온 큰 형에 관한 사연이 있는 꽃... 예나 지금이나 범죄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참 힘든 것 같다. 큰 형이 살인을 하고 감옥에 간 후, 모든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화자의 삶도 이런저런 꼬리표로 쉽지 않았다. 겨우겨우 그런 사연을 숨긴 뒤 취직해서 살고 있던 차에 돌아온 큰 형이 미웠던 화자... 결국 큰 형은 자살을 하게 되었고 그 뒤 보게된 만주사화 옆의 한 얼굴...
‘흉가’... 오타카 가족이 머물게 된 안도나카 언덕의 저택에 살았던 이야기.. 너무 스산했다. 열쇠를 달던 아버지가 우연히 저택의 신기한 자물쇠를 맡게 되었고 그것을 분실한 뒤 저택에 살기로 계약하고 식구들이 들어가 살게 된 이야기.... 알고보니.. 그 집에서 많은 사연이 있었고 오타카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 하고 있었다.
오치카 아가씨의 사연....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가족처럼 같이 컸던 또 다른 오빠같은 이에게 죽게 되었고 그 또한 자살한 아주 어두운 이야기... 그래서 그녀의 삶에 어둠이 밀려든 이야기... 버려졌던 아이를 집에 거두면서 가족같이 대하고 키웠지만 정작 뼛속같이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서 희망을 주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가지던 그녀 이야기...
사경... 아주 아름다운 언니는 어릴 때 휴양 때문에 다른 곳에서 자랐고 그 아래 남동생, 여동생은 제법 크고 만나게 되었고...그래서 벌어진 가족 내의 비극... 결국 그 집안은 망하고...
이에나리... 이야기들이 아직 정리되지 못 했는데... 암튼 언덕위의 그 집과 관련되어 오카치가 엮이게 되었으나 그녀가 도와주었던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결국 집에 있던 귀신들도 여러 무서웠던 사연의 주인공들도 보내줄 수 있었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