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보통의 존재 (블랙에디션)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0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뒤늦게 이 작가의 책 ‘실내인간’을 읽고 꽂혀서 ‘언제 들어도 좋은 말’... 그 똑같은 책을 3권을 샀었다. (나는 이렇게 이유없이 똑같은 책을 비슷하게 사들이는 사람이 전혀 아니다. ) 그런데다가 작가에게 아주 길~~게 기다리면서 직접 싸인도 받았다. (아줌마가 되어서... 게다가 사인 진짜 하나하나 길~~게 하는 작가 분의 사인을 받는 거 정말 내게는 보통일이 아니었다.)

암튼 그의 책을 역주행 하고 다시 그의 데뷔작을 늦게 읽었단는 얘기가 이렇게 길었다.

참... 이 남자... 매력있다.

어떤 이는 ‘보통의 존재’를 나중에 읽으면 실망한다고 해서 나도 망설이고 오래두록 두고 읽지 않고 있다가 드디어 읽었다. (사실 실망할까 두려워 아껴 읽었다.)

실망했냐고? 전혀...

나는 이 작가랑 코드가 맞는 거 같다.

예민하고 까칠하고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고 정신병원도 다녀왔고, 풍파 많은 집의 남자이고, 그다지 돈도 많이 없고 친구도 그리 많지 않으면서 책도 많이 안 읽었다는, 여행과 독서가 로망이며 성북동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이 남자...

내 근처에 있으면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글로만 읽으면.. 이렇게 솔직하고 유머코드가 맞고 재미있으며 감성적이고 그러면서 진지하고 생각도 많고 가끔 놀라운 통찰의 말을 날려주는 이 남자의 글은 정말 매력적이다.

아마 나도 보통의 존재이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그의 가족 이야기나 로망 이야기, 어릴 때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 들이... 이래도 되나 ... 싶을 만큼 진솔하게 그려져서 읽고 있는 내가 남의 은밀한 사생활을 들춰보는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아 미안했다.

이분은 친구가 많을 것 같은데... 나도 친구 하고 픈데...

아무튼 많이 많이 행복하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 그렇게 믿지 못 할 사랑, 영원하지 않을 사랑이라도 엄청 많이 하시고...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