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방구석을 좋아했다. 따뜻한 방구석에서 맛난 거 먹고 배깔고 만화책 읽기나 뒹굴뒹굴...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라디오....그래 나 라디오순이였다. 지금은 기억 속의 먼 이야기마냥 가물가물하지만... 라디오 엄청 듣고 참여도 많이 하고 그래서 선물도 많이 받았다. (아줌마 되면 본격적으로 살림 장만해야지 했는데.... 잊고 살았다.)

제목이 너무 맘에 든 책...

'첫눈'이라는 출판사...(이름 이쁘다~!) 에서 정말 정성스럽게 책을 보내주셔서 좀 황송했다. 직접 캘리그라피 손 글씨도 써서 보내주신 책... 이쁘다.

공교롭게도 요즘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1cm....시리즈를 읽었거든,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필사도 할 수 있는 그런 에세이도 읽읽었는데 많이 실망했거든... 그래서 사실 이 책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근데....이 책 좋았다.

작가 분이 '모자'? ...남자인데.. 나이도 나보다는 어리지만 그렇게 어리지는 않은 것 같고, 이쁘고 감각적인 책임에데 불구하고 그런 책들이 놓치기 쉬운 내용이 제법 있는 책이다.

중간중간 그의 인생 이야기들이 있다. 가족이야기랑 어린 시절 이야기, 직장 생활이야기들을 보면서 요즘 시대의 감수성 예민한 젊은 남자의 이야기지만 허세가 없고 담담하고 솔직해서 이야기들이 참 공감이 갔다. 그냥 멋져 보이고 있어 보이기 위해서 만드는 책이 요즘 너무나 많지만, 이 책을 읽은 느낌은 굉장히 정성스럽게 신경 많이 쓴 거 같다. 신생 출판사, 신생 작가의 떨림과 설레임이 느껴진달까?

그리고 대부분 책이 비슷한건지 바로 전 읽은 공지영님 책에서 아주 공감되는 부분이 여기에 있어서 아~ 젊은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뭐 좀 아는데...하는 느낌도 들었다.^^

택시 드라이버 아버지, 열심히 사는 어머니, 소심하지만 예민한 작가, (누나도) ... 뭔가 말 주변 없고 별 얘기 없는 가족들의 얘기가 군데군데 그려져서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이야기의 기본 바탕은 바로 진솔함이라는 것을 여기서도 알 수 있었다.

많이 소심하고 남들과 얘기할 때 눈도 잘 못 마주치신다지만 작가 님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상처가 나에게도 느껴졌지만, 예전에 쓴 글들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그...이기에 감수성이 살아있는 분이기에 소설 '필사'도 하신다는 거 보니 아마 소설도 쓰실 것 같은데 그의 소설이 나온다면 꼭 읽어보고 싶다.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각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나와 닮아서... 그냥 짠 했다. 이 나이 먹도록 아직도 팬시점이나 문방구 등에서 서성이는 나를 보면 아마 어린날 정말 갖고 싶었지만 가질 수 없었던 그런 시절에 대한 미련이 남은 것 같다. 그치만, 때로는 상처였던 그런 결핍이 나를 성장시키고,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낄 줄 아는 인간으로 만들어 준게 사실이다. 그리고 덕분에 나는 너무나 갖고 싶은 장난감 앞에서 서성이는 아이에게 한번씩 큰 맘을 쓰는 엄마가 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작가님에게 글의 소재와 생각할 거리도 주었으니 나나 우리 아이나 작가님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적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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