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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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긴 소설이었다.

나는 소설을 항상 즐겼고, 인기있는 작품, 화제작, 베스트셀럴, 고런 애들에게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작품도 제목부터 눈에 띄었지만 도서관에서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관심만 갖고 있다가 빌려야할 책이 있는 먼 도서관에 이 책까지 있게 되어 너무나 반갑게 찾아 읽게 되었다. ... 그런데 인문학 도서관은 정말 너무 가기가 힘이 든다. 멀고 교통도 너무 안 좋다. 왜 도서관을 저기 구석에 지었지? 교통도 안 좋고, 주차도 힘든 곳을...

암튼, 깜짝 놀랐다. 두께가 ... 벽돌책인줄...

그에 비해 물론 술술 읽히기는 하지만 양이 많아 재미는 미루어 두더라도 읽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이기호 님의 소설은 뭘 읽었나 찾아보니 누가 봐도 연애소설’... 하나 읽었네. 암튼 소설은 우선 재미지다.

문체가... 천명관 님 고래’, ‘나의 아저씨 브루스 리같은 느낌.. 뭔가 해학적이고 골계미가 있는 듯.

 

이시봉은 강아지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다. 주변에 반려동물에 무한한 사랑과 기쁨을 느끼며 사는 이들이 많지만 한번도 키운 적도 없고, 살아있는 생명체들을 무서워하는 편이라 보기만 할 뿐 선뜻 다가가지도 못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읽으니 강아지에 대한 사랑과 애잔함이 넘쳐 흘렀다. 나 또한 이러니 전국의 반려인들은 본다면 얼마나 가슴이 벅찰까...

 

줄거리- 한량 같은 백수 생활을 하는 이시습과 함께 사는 강아지 '이시봉'은 비록 몰골은 꼬질꼬질하지만, 존재 자체로 명랑함을 잃지 않는 비숑 프리제다. 어느 날 비숑 전문 브리딩 업체 '앙시앙 하우스'가 나타나 이시봉이 유럽 왕실의 고귀한 혈통인 '비숑의 왕'이라며 거액의 보상금과 호화로운 케어를 제안한다.

주인공 이시습은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방황하는 20대 청년으로, 자신의 삶조차 버거워 이시봉을 더 나은 환경으로 보내주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이시봉의 이름에 얽힌 한국의 노동 현장 비극과 시습의 아버지, 그리고 동료였던 '인간 이시봉'의 사연을 조명한다. 또한, 앙시앙 하우스의 정채민 대표는 프랑스 유학 시절 겪었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의 역사를 들려주며 비숑 프리제의 혈통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1800년대 스페인 왕정 시대의 마누엘 고도이 총리와 그가 키우던 개들의 잔혹한 역사까지 거침없이 확장된다.

이 방대한 서사는 결국 인간이 자신의 목적이나 감정을 투사하기 위해 동물의 삶을 어떻게 이용하고 희생시켜 왔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하지만 시습은 이 모든 사연 끝에, 반려견에게 중요한 것은 화려한 혈통이나 시설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진실한 관계임을 깨닫는다. 소설은 이시봉을 되찾으려는 시습의 여정을 통해, 투쟁 없는 사랑의 가치와 생명에 대한 책임을 묵직하게 전달한다.

 

굉장히 두꺼웠지만 흥미진진하고, 비숑 프리제의 말도 안 되는 긴 역사서술도 교차되면서 흥미롭고, 얽혀있는 인간들의 사연들도 그야말로 다채롭고 이채롭던 이야기 마당이 여러개 펼쳐지는 신명나는 소설이다. 즐거운 독서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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