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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창 - 제주4.3 ㅣ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김홍모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클럽창비 미션으로 만난 책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책이다. 수업 교재로도 활용되기도 하는 스토리텔링과 미술이 결합된 만화. 이 책을 왜 이제야 봤을까? 수묵화 같은 그림체도 아름다웠고 적절한 사투리 사용과 적절한 사건 구성, 와닿는 대사, 요약해주는 글들로 아주 많이 와닿았다.
첫번째는 ‘제주해녀항일투쟁’
야학에서 만난 세 해녀 련화, 미량, 재인은 해녀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일제의 수탈에 항의하는 해녀시위를 주도했다. 일제강점기 말 벌어진 이 시위에 수많은 해녀들이 전복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도구인 ‘빗창’을 들고 동참했고, 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마땅한 권리를 쟁취해냈다.
아직 어린 련화, 미량, 재인, 그리고 그녀들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해녀들이 너무 멋졌다.
어린 그녀들의 용기있게 나서는 모습과 그리고 해녀들의 끈끈한 연대.
조마조마했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해내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두번째는 해방 직후 발발했으나 그동안 무서운 금기로 묶여온 한국현대사의 최대 비밀인 ‘4·3’이다. 이제껏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해녀들의 투쟁. 일본이 항복하며 미군정이 시작되었고, 일제에 부역하던 관료들은 미군정 아래에서 여전히 권력을 누렸다. 경찰의 부당한 탄압과 서북청년회의 테러 역시 이어졌다. 련화, 미량, 재인은 일제강점기 말 해녀시위부터 1948년 제주4·3까지 굵직한 사건들을 함께 경험하며 억압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저항한다. 무자비한 진압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제주4·3, 이 비극 속 해녀들의 외침이 사무치도록 생생하다.
<출판사 리뷰> 제주4·3은 1961년 5·16군사정변 이후 오랫동안 금기시되었다. 2003년에 이르러서야 첫 진상조사 보고서가 발간되었고, 아직까지도 진상 규명이나 피해 구제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주4·3의 희생자들은 ‘빨갱이’로 낙인찍히는 불명예를 떠안았으며, 생존자들은 아무 이유 없이 숨죽여 살아야 했다. 『빗창』은 무자비하고 잔혹했던 제주4·3을 해녀들의 서사로 재해석하여 읽어낸 작품이다. 김홍모 작가는 해녀들이 이끈 투쟁의 역사에 주목하여 항일시위와 제주4·3을 연결해 그려내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실제 제주 이주민이기도 한 작가는 심층 현지 취재를 통해 제주4·3의 역사를 재현해냈다. 한편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그림과 현장감 있는 제주도 사투리가 해녀들의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일제강점기 말, 야학에서 민족교육을 받은 해녀들은 청년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해녀시위를 주도했다. 해녀들의 시위는 단순히 생존권 쟁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제의 부당한 착취에 저항하는 항일시위였고, 이들의 항일정신은 고스란히 제주4·3까지 이어졌다. 해녀시위부터 제주4·3까지 계속된 해녀들의 투쟁은 지금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비극의 현장에 분명 존재했으나 어느새 잊힌 해녀들의 목소리를 지금 다시 기억해야만 하는 이유다.
보는데 마음이 아파서 가슴이 찢어져서 속이 상했다.
이래서 안 되는 거잖아. 그러면 안 되었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