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범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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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작가 님의 데뷔하신지 40년이 되었을 대 새롭게 발표하신 시리즈물 [가공범]~!

작가 님의 시리즈물은 제법 많다. 가가 형사 시리즈,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교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라플라스의 마녀 시리즈, 호텔 시리즈, 블랙 쇼맨 시리즈 등... 그 곳에는 탐정들이 등장하는데 그 탐정들의 특징은 아무도 보지 못 하는 것을 발견해 내는 대단한 천재형들이라는 점.

그에 비해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고다이 쓰토무라는 제법 연차가 있는 형사로 천재형이기보다는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무장한 평범하고 피곤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점이라고 한다.

 

오래도록 작가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놀랍도록 단편, 중편, 장편 할 것 없이, 오래 전 초기작이든 최신작이든 모든 작품이 나름의 재미와 의미가 있었지만 최신작들은 갈수록 깊이와 몰입감이 정말 장난이 아닌 것 같다. 40년을 꾸준히 작품을 써 오신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

 

이 작품은 비교적 최신작으로 요즘 나는 책을 잘 사지 않으려고 한다. (책 값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출판 문화의 진작을 위해 책값은 아끼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책이나 짐 등이 너무 많아 정말 이제는 놔둘 데가 없어 책을 사기가 겁이 난다.) 되도록 빌려 읽다 보니 최신작은 마음을 비우고 사는데 우연히 들른 도모헌에 책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신간이 많아서 펼치게 되었고,(거기서만 볼 수 있어.) 뒤가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어 검색해 보니 옆동네 작은 도서관에 요 책이 있길래 너무 춥기로 소문난 날, 병원 치료로 몸도 안 좋았는데 대중교통을 꾸역꾸역 타고 찾아가 빌려와 정말 순식간에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아주 재미있다는 말을 이렇게 써본다.)

 

이번 작품의 내용은 이러하다.

예측불가능한 범인이 말하는예측불가능한 동기는 과연 진실인가?

이 사람은 생각보다 더 교활하다.그리고 만만치 않은 상대다.”

 

유명 정치인 도도와 전직 배우 에리코 부부의 집이 불타고 두 사람은 주검으로 발견된다. 하지만 부검 결과 두 사람의 사인이 방화로 인한 질식사가 아닌 교살로 밝혀지며 타살 정황이 포착된다. 이에 지역 관할서와 일본 경시청이 함께하는 대대적인 수사본부가 꾸려지나 사건은 조금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의 협박 편지가 도착하며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지고 만다. 한편 사건을 맡은 고다이 형사는 뜻밖의 인물에게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는 무언가 커다란 비밀이 있음을 직감하는데…….

 

아까 유령을 쫓는 것 같다고 하셨죠. 이 상황을 말씀하신 건가요?”

그래,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아다니는 모양새라 허탈하다는 뜻으로 말이지.” 그렇게 말하고 쓰쓰이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 우리는 가공의 범인에게 휘둘리고 있는 게 아닐까?”

가공의 범인…….”

물론 큰 소리로 말할 수는 없지만.” (본문 332)

 

촘촘하고 치밀한 구성,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허를 찌르는 반전 모두 히가시노 게이고의 커다란 강점이지만 독자의 가슴을 울리게 하는 휴먼 미스터리야말로 작가의 전매특허다. 가공범에는 이 매력이 더욱 잘 발휘되었다. 범행의 동기와 방법, 범인 찾기가 골자인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작가는 인간 본성의 다채로운 감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 냈다. 변화하는 시대, 복잡다단한 인간사, 거기 얽힌 크고 작은 사건들과 저마다의 사연은 독자에게 마음속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만년이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간의 특수성보다는 보편성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갔다. 경제의 흥망성쇠, 세대 간 갈등, 연인과 가족의 애정 등 전 세대가 겪었을 보통의 경험에 기반하여 굵직한 이야기를 완성해 냈다. 그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소설의 본령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어찌보면 평범하고 대단한 악당이 없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이 제법 선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은 존재하고 사건은 발생한다.

 

모든 것을 걸 만한 대단한 사랑과 헌신이 등장한다.

작가님은 사랑, 믿음, 헌신에 굉장히 꽂혀 있는 느낌이다. 작가님의 책들에는 그런 희생들이 제법 등장했던 기억이다.

공감은 안 되지만 그러나 참 아름답고 또 어딘가에는 그런게 있다고 믿고 싶기도 하다.

 

작가님의 작품활동을 언제나 응원하고 존경하고 동경하며.... 행복한 시간 ....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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