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춤을 추자 위픽
서이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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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있는데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

그것은 시인, 화가, 소설가, 영화인, 락커, 모든 예술을 사랑한 많은 사람들이었다.

어쩜 나도 그것이 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걸까? 그래도 알아볼 사람들은 서로 알아본다니 좋은 건가?

너무나 재미있는 발상과 이야기들은... 이렇게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 것 같다.

 

줄거리를 출판사 리뷰에서 가져올게. ‘해담은 두 번째 시집 출간 기념 낭독회에 갔다가 빈 의자 밑에서 꿈틀거리는 그림자를 목격한다. 그리고 그날 이후 그림자가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아차린다. 정신과 의사가 처방해준 약에도 효과를 못 본 해담은 그것을 없애고자 무당을 찾아가지만, 무당으로부터 그것이 죽은 사람이 아닌 산 사람이라는 이야기마저 듣게 된다.

또 다른 주인공 그것은 우연한 계기로 동경하던 시인의 지척에서 술을 마시게 되고, 의도치 않게 시인의 실체를 알아차린다. 왠지 속이 텅 빈 듯 실연당한 기분에 빠진 그것은 그날 이후 몸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거울 앞에서도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문제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마음으로 시인을 따라다니길 며칠. 바람이나 쐴 겸 나가 앉은 한강 벤치에서 그것은 긴 머리에 해골 두건을 두르고, 딱 달라붙는 가죽 바지를 입은 정신 나간 아저씨를 만난다. 낯선 사람이지만 그것을 볼 수 있고, 자신과 같은 처지라는 아저씨의 말에 홀린 듯 따라 들어선 홍대의 어느 지하 펍. 수상하지 않은 게 수상할 만큼 수상한 그곳에서 그것은 모히칸 머리에 빨간 인조가죽 바지를 입은 늙은 로커 무리, 화려한 무대 의상에 짙은 아이라인이 인상적인 재즈 가수, 칠흑처럼 어두운 구석에서 혼자 글 쓰는 시네필 등. 하나같이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미친 사람들, 정작 세상 밖에서는 없는 취급을 당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알아볼 사람들만 알아보는 존재들을 마주하게 된다. 한편, 무당에게 이십만 원짜리 부적을 쓴 다음부터 그것을 볼 수 없게 된 해담은 또 한 번 무당을 찾아가 그것을 다시 불러들이는 새로운 부적을 쓰게 되는데…… 과연 두 존재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0%를 향하여얼마간은 찌질하고, 얼마간은 숭고하고, 또 얼마간은 유머러스한 이야기에 걸맞은 형식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작가는 사랑과 가능성의 실재도 이젠 다 사라짐속에 존재한다라는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수면 위로 나오지 못하고 사라지는 취향들, 서로의 진가를 모르는 존재들, 있었는데 없었던 관계들의 헛헛한 진심을 더욱 또렷하게 직시한다. 그렇게 서이제는 기어이, “문명의 구성체로서 우리의 시력을 측정하게 해주는 공인된 검사표에서 한 걸음 나아가 바보 같은 춤을 추자라는 다초점 렌즈를 우리 눈에 씌운다. 이래도 문학에, 영화에, 록에, 예술에, 당신의 진심에 흐린 눈길을 보낼 수 있겠냐는 듯이.

 

예술을 사랑하는 자가 설 곳은 없는가?

 

나의 취향은 수면 위로 올리면 안 되는 걸까? 그냥 바보 같은 춤을 춰버릴까...

그래도 언젠가 서로 알아볼 존재들을 위해서 진심을 가지고 나의 취향을 사랑하고 싶다.

 

짝사랑만 하다가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작가와 독자처럼 나는 그런 판타지를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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