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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쓰면 죽는 병 ㅣ 위픽
이두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위픽시리즈 읽기> 돈 안 쓰면 죽는 병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는 위픽시리즈에서 재미있는 제목을 만났다.
이건 내가 읽어야지~!
나도 이런 병에 걸린 인간 중 하나 아닌가 싶을 만큼 돈을 쓰고 사는 유형의 인간인데... 혹시 나같은 사람의 이야기인가 하고 봤더니 심지어...SF소설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으면서도 흡사 사회파 소설처럼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파헤치는 촌철살인의 묘미와 유쾌한 창조적 재치가 넘쳐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지긋지긋해한다. 너무 좋아서, 그럼에도 없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흐름, 시대의 ‘쓸모’를 매섭게 파헤치는 2025년 이두온 월드의 서막.
일본 장르문학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로부터 “한국문학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장편소설 『러브 몬스터』로 “속수무책으로 몰입하게 되는 이야기”(박서련 소설가)의 진수를 보여준 이두온의 신작 소설 『돈 안 쓰면 죽는 병』이 위즈덤하우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된다. 연재 당시 독자들로부터 “일상이 비일상이 되는 경험” “인간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될 방향에 대한 숙제를 던진 소설”이라는 후기가 이어진 이번 작품은 강렬한 캐릭터와 소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 서사에 더하여, 촌철살인의 사회적 메시지도 더욱 탄탄하게 담아냈다.
‘나’는 살면서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44 사이즈의 고급 원피스를 중고 거래하기 위해 한 남자를 기다린다. 그런데 그는 ‘나’를 보자마자 팔려던 원피스를 들고 튀어버리고, 망연자실한 ‘나’는 자신이 이런 쓸모없는 것들을 악착같이 사 모으는 이유가 ‘플람마’라는 병 때문임을 고백한다. 원인 불명, 백신 미개발. 최근 전 세계로 퍼진 소위 ‘돈 안 쓰면 죽는 병’인 플람마는 머리에서 자란 혹이 어느 순간 불꽃을 일으키며 펑, 하고 터져버리는 무시무시한 질환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혹의 성장을 늦추는 유일한 방법은 소비할 때 나오는 도파민뿐. 그러니까 ‘나’는 더욱 처절하게 무용한 것들에 돈을 쓰며 혹이 커지지 않도록 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악마와도 같은 이 질병에 순기능도 있었으니.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과소비’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2030 운둔 청년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노인 고용이 높아졌으며 그들의 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바로 시장에 나와 내수가 진작되었던 것.
과연 ‘나’는 점차 바닥을 보이는 잔고에도,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자 하는 노력만으로 플람마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적게는 문학이 넓게는 예술이 ‘돈’을 호명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대개 그것은 작품 안에서 손쉽게 무용해진다. 그렇기에 돈보다 중요한 것들이 쏟아지는 소설의 세계에서 『돈 안 쓰면 죽는 병』처럼 ‘가치’의 무쓸모와 ‘돈’의 쓸모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은 귀하다. 그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이지만 어딘지 못마땅하고 미련해 보이는 자본의 이야기를 쾌활한 여름밤의 꿈처럼 해학적으로 표현해내는 소설은 얼마나 값진가.
작가는「작가의 말「에서 “소설가의 삶을 꾸려간다는 것에 무력감을 느낀 지 오래되었고” 그것이 “늘 돈, 돈의 문제”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고백한다. 그 용기에, “돈에 관한 소설을 쓰자, 이 원한을 한 편으로 끝낼 수는 없다”는 선언 같은 그의 창조적 재치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며, 2025년을 유쾌하고 힘있게 시작하고 싶은 당신을 이두온 월드에 초대한다.
시작부터 너무 박력이 넘치고 호쾌하여 신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인 것 같다.
돈 좀 그만 쓰라고... 그러다 병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