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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평점 :
내가 사랑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 님의 ‘흑백의 방’ 시리즈(미시마야 변조괴담)
쭈욱 챙겨 읽고 있는 이 시리즈는 너무 애정이 가고 항상 기대하며 기다리게 된다.
저번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까지 37편이 나왔고 이번에 4편이 수록되었으니 아직 99편까지 반은 남았다.
작가 님의 건강과 건승을 항상 기원하고 바랍니다.
목차
서(序)
청과 부동명왕 : 오치카의 출산을 돕겠다며 부동명왕을 짊어지고 미시마야를 찾은 여자와 그녀의 동료들
단단 인형 : 비극적인 일을 당한 소녀의 원한과 집념이 만든, 가족을 지키는 인형
자재의 붓 : 누구든 원하기만 하면 자유자재로 걸작을 그려낼 수 있는 마성의 붓
바늘비가 내리는 마을 : 정체를 짐작하기 힘든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자란 소년의 이야기
편집자 후기
항상 잘 읽고 있지만 이번 편은 더욱 마음에 많이 남는다.
이야기 중 표제작에 해당하는 <청과 부동명왕>은 에도 시대 버림받고 갈 곳 없는 여자들의 연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를 갖지 못해 쫓겨난 여자. 자식을 잃은 죄를 뒤집어쓰고 이혼당한 여자. 심한 시집살이에 소처럼 부려먹히다 도망친 여자.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죽어서도 들어갈 무덤조차 없는 여자……, 갈 곳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여자들이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황폐해진 절 동천암으로 모여든다. 그리하여 서로 돕고 의지하며 절터의 생활을 꾸려가던 어느 날 절 앞에 만든 텃밭에서 밭일을 하다가 땅 속에 묻혀 있던 부동명왕 상을 발견하는데.
한편 오치카의 산달을 맞아 혹시라도 부정이 탈까봐 괴담 자리를 쉬고 있던 도미지로에게 이야기꾼이 찾아온다. 이야기꾼은 곧 아기를 낳을 임부 오치카에게 힘을 빌려주고 수상한 자들로부터 지켜주겠노라며 방금 땅에서 파낸 듯한 부동명왕 상을 도미지로 앞에 내놓는다. 이 수상한 이야기꾼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녀가 등에 업고 온 부동명왕 상은 과연 오치카와 아기를 지켜줄 수 있을까.
요즘 연대에 대해서 부쩍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해보는데... 옛날 여자들에게 가혹했던 말도 안 되던 시절 연대의 이야기는 너무 따뜻하고 마음이 온화해진다. 여기 청과 부동명왕 님이 왜 이렇게 귀여운지... 오치카에게 당연히 큰 힘이 되겠지.
<단단인형> ...이 이야기도 짧지만 슬프고 짜증이 났다. 옛날엔 왜 이렇게 부조리한지... 계급은 극복 안 되고 되도 않은 권력자가 아래 사람들에게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도 무조건 당하고 참아야만 하는 것들이 말도 안 되는 일인 것 같은데... 다들 그렇게 살았고 동화 속처럼 짜~안 해피엔딩, 시원한 사이다 전개도 없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한 복수에 머물지 않고 단단하게 자신의 후손들을 지키는 인형.. 너무 감동이다.
<자재의 붓> 이런 붓이라면 굉장히 욕심이 날 것 같다. 특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파멸의 길이지만 그 맛을 보면 멈출 수 없는... 정말 한 발짝도 들이고 싶지 않은 세계다.
<바늘비가 내리는 마을> 정체를 짐작하기 힘든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자란 소년의 이야기.
과연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만드는 종이 인형...이런 이야기를 볼 때 마다 인간답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다. 함부로 염원과 원망과 그런 것들을 비는 것도 무섭고...
<편집자 후기> 나는 이 시리즈의 편집자 후기를 제일 좋아한다. 나의 최애 이야기도 생각해 본다.
나는 <안주>에 나오는 이야기가 참 좋았는데... 모든 시리즈를 다 읽었지만 소장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그래도 다시 찾아 읽어봐야지.
이번 이야기도 너무나 좋았다. 작가 님은 아실까? 이렇게 옆 나라에서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독자가 이렇게 작가 님을 오래 애정하고 감사해 한다는 것을...언젠가 이 이야기들을 모여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해보는게 나의 꿈이 되었다. 이제라도 일본어를 배워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