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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 ㅣ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4월
평점 :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리즈라고 할까... 3편에 해당하는 작품
2편을 아주 행복하게 읽은지 얼마 안 되어 3편을 읽어 ... 아까워서 아껴서 나중에 볼까 망설이다 못 참고 읽어버리고 말았다.
전 편처럼 이번에도 각자의 사연을 가진 4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전편에서는 각각 한 챕터의 주인공으로서 한명의 이야기가 주가 되고 다른 이들이 조금씩 연결되는 한 부분이 살짝 있었다면 이번에는 4명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교차되고 그들의 접점도 제법 많이 등장하는게 제법 흥미로웠다. 실직과 이혼의 끝에서 찾아온 도키도 미도리, 도와다 미레이는 패션회사에서 팝업스토어 등을 담당하는 직원이지만 프리랜서 판매원인 사키에 씨에게 괜한 주눅이 든다. 사사오 미나코는 25년이 넘은 커리어 우먼으로 보험 업계에서 인정 받고 제법 직급도 높은 비혼이다. 가세 미하루는 어머니가 하시던 베이커리 르시엘을 12년 전부터 함께 하다 5년전부터 혼자 하고 있지만 ‘르시엘’이 임대 중인 점포가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계약이 만기되면서 이전이든 뭐든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잊을 만하면 등장해서 뭔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무쓰코 이소가이 디자이너 님이 간간히 함께 한다. 카페 도도의 멋스러운 주인장 소로리와 그의 든든한 친구 도도는 이번에도 지치고 힘든 손님들에게 큰 힘을 발휘한다. 소로리는 손님에게 질문하지 않는다. 길은 잃고 헤매는 손님에게는 ‘안개 속의 페이스트리 파이’를, 유난히 고달픈 하루를 보낸 손님에게는 ‘견디기 힘든 마음에 뚜껑을 덮는 커스터드푸딩’을, 타인에 대한 불만으로 힘든 손님에게는 ‘흑백을 가르지 않는 케이크 살레’를, 말 못 할 혼자만의 고민이 있는 손님에게는 ‘가라앉은 기분이 다시 떠오르길 기다리는 오차즈케’를 조용히 내어준다. 그들은 소로리의 음식에서 따뜻한 위로와 힘을 받고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다시 삶을 마주한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카페 도도를 찾아온 4명의 여성들은 이렇게 ‘오늘의 추천 메뉴’ 한 접시로 위로받고 다시 삶을 향해 걸어간다.
책 속에서 쉼의 상징이었던 <카페 도도>도 꽤 유명해져서 빈 자리가 잘 없고 조용히 있다가 가고픈 단골 손님도 들어가기가 쉽지 않고 항상 여유롭던 소로리 사장님도 이게 맞나..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
암튼,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너무 공감되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이해가 가고 참 섬세한 작품이며 이번에는 주인장 소로리 님에게도 잠시 쉬어가야할 타이밍을 주어서 참 현실적이다. 카페 도도 없어질까봐 너무 걱정했는데... 에필로그로 뭔가 안심하게 되는 ....
암튼, 주변에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안 유명해지면 좋겠고 이런 가게는 서로 지켜줘야 되는데 그러다가 너무 안 유명해서 손님 없어 수익이 안 나 문 닫을까봐 걱정도 되는... 괜한 걱정을 해보던 시간들이었다.
아... 마지막이라는데 아쉽다. 아직 메뉴가 훨씬 많이 나올 수 있을텐데... 박수칠 때 떠나실 모양인가봐. 다음 작가 님의 작품을 조용히 기다려봐야지.
걱정도 시간도 잠시 쉬어가세요.
인생의 멈춤 앞에서 만난 작은 위로는 큰 힘이 된다.
누군가는 실직의 끝에서,
누군가는 이혼과 함께 찾아온 외로움 속에서,
누군가는 오래도록 잊고 지낸 꿈 앞에서,
다시 한 발을 내딛기 위해 카페 도도의 문을 두드린다.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는 나이도 직업도 고민도 각기 다른 4명의 여성들이 마주한 멈춤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누적 25만 부 베스트셀러 《카페 도도》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이자 마지막 이야기다.
도도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동안에는 세상도 잠시 멈춘다. 읽기만 해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힐링 소설은 언제든 위로받고 싶을 때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마지막 도도의 세계에서 포근한 온기를 느껴볼 시간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안개 속의 페이스트리 파이
2장 견디기 힘든 마음에 뚜껑을 덮는 커스터드푸딩
3장 흑백을 가르지 않는 케이크 살레
4장 가라앉은 기분이 다시 떠오르길 기다리는 오차즈케
5장 잠시 멈춤을 위한 미트소스 그라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