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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라이브러리
케이시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2월
평점 :
예전 서점을 지나다 우리나라의 미야베 미유키(누누히 밝히는 나의 최애 작가)라는 소개 문구에 혹해서 [케이시] 작가 님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네 번의 노크’는 제법 재미있었다. 반전의 반전.... 믿을 인간 하나도 없던 그 빌라... (원룸 하우스?) 흥미진진하게 읽으면서 다음 작품을 기대했었지. 그 때가 굉장히 예전이었는데...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그 분이 신작을 내셨더라.
어 표지가... 미스테리 스릴러... 느낌 전혀 없는 내가 좋아하는 말랑말랑 감동적인 예쁜이야기일 것 같은 분위기이다. 당장 집어 들었다.
표지도 이쁘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 도서관이야기인줄 알았거든.
근데 책을 펼치고 읽다 보니 더 좋았다... 이 이야기는 도서관 같은 서점 이야기이거든.
심지어 그 서점은 내가 꿈꾸는... 아니 모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아니...삶이 지치고 힘든 모든 이들의 위로가 되는 피난처 같은 ....휴식이 되는 곳이었다.
상처 투성이 주인공은 어릴 때 집 나간 엄마, 그 엄마를 미워하며 함부로 키웠던 아빠로 인해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아빠의 급작스로 죽음 이후, 집을 떠나와 예전 엄마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느낀 주소 근처에서 정착한다. 그 곳에는 서점 ‘더 라이브러리’가 있었다. 어리고 힘없는 그녀가 일 할 수 있는 곳은 야간 편의점, 그리고 머무는 곳은 시끄러운 작은 창고같은 방..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은 ‘더 라이브러리’ 그 곳에서 그녀는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마음껏 읽고 즐길 수 있는 도서관 같은 서점 더 라이브러리는 공간 자체만으로도 안온한 매력을 선사하지만, 그 어떤 서점보다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데에는 운영자인 원장님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서점뿐 아니라 큰 수목원을 함께 관리하는 원장님은 자신을 “직접 꿈꾸는 것보다 꿈꾸는 사람을 보는 게” 더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오래전 남편과 아들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뒤, 원장님은 책을 읽는 사람은 결코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어려운 사람들과 어린아이들의 꿈을 지지하고 보살펴주기로 결심하고는 서점을 차린다. 방황 끝에 더 라이브러리에 당도한 나에게 이런 원장님의 존재가 절실한 위로로 느껴졌음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갈 곳 없는 나에게 쉴 곳을 제공해주고, 두꺼운 책을 겨우 한 장 펼쳐 읽었을 뿐인데도 해냈다며 응원해주는 진정한 어른. 그 어른의 존재는 거칠고 사나웠던 주인공을 세상 안으로 품어주고, 끝내 주인공 안의 분노를 무력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원장님은 “모든 부모가 내 아이만을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어른의 일은 아이를 지키는 것이고, 그 누구의 아이일지라도 어른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는 때때로 외면되는 것이 현실이기에 오늘날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단 한 명의 좋은 어른이 있다면, 그리고 그 어른이 아이에게 따스한 손길을 단 한 번이라도 내밀어준다면 그 기억은 언제고 의지할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원장님을 통해 독자들은 가슴속 깊이 울리는 감동을 느낄 것이며, 스스로가 바로 그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다지게 될 것이다. 주인공 ‘나’는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간직한 친구들을 하나둘 늘려간다.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거친 외모에 여린 마음을 간직한 발톱,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뒤 자신을 집 안에 가둬버린 히키, 과거 학교 폭력을 겪었던 동창 눈곱이 그들로, 꼭꼭 감춰두었던 과거의 사연이 하나씩 풀려나올 때마다 읽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한 사람이 어른이 되기까지 수없이 많은 슬픔과 상처, 절망을 겪게 되지만 그로부터 벗어나 올바른 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일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서점 원장님이 다정하고 너른 품으로 나를 살펴주었듯, 나 역시 서툴지만 뜨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친구들을 응원하며 서로가 서로를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시켜간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를 먹이고 살린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 주변 사람들을 다독이며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살아내고 싶은 의지와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책 소개)
책을 읽는 동안 너무나 위로받았다.
읽는 중간 중간 좋은 글귀가 셀 수 없이 많아서.. 어서 필사를 해야하는데... 이거... 중간에 끊기도 그렇고.. 그런 순간순간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어쩜, 작가님은 이렇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책과 함께 하면서 나를 ... 우리를... 위로해주시고...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
나도 좋은 어른이 되어야지..
아 나도... 그런 서점 사장님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