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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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었다.

나는 최진영 님의 글을 처음 읽었다.

아주 유명한 책이다. ‘구의 증명’... 유명한데 일부러 귀를 닫고 있었다.

길지 않은 글...

내용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깜짝 놀랐지...

 

사랑이란 것의 처절함을 다시 생각해본다.

 

근데 줄거리에서 느껴지는 것보다 글은 참 아름답고 문체가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좋은 시도였고 행복한 읽기였다.

 

작가 님이 참 궁금해지던 책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을 나는 처음 듣는 오디오북으로 처음 접했다.

말이 많지 않았고.... 너무나 파격적인 내용이라 이거 맞나... 했지만...

 

책으로 읽기는 더욱 편했다. 글밥이 많이 없다.

어쩜 내용도 많지 않아. 금방 읽히니까 더 좋은 것 같다.

학생들 중에서도 이 책은 읽기가 쉽다며 읽어가는 애들이 많았다.

글이 적고 얇지만... 깊이가 다르다.

 

소설의 두 주인공 (남자)’(여자)’.....

이야기가 단 한번 유쾌하지 않다.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내고 있는 둘에게는 서로가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

한 때는 줄창 붙어 다녔고 어느 시간에는 서로 떨어져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서로를 생각한다.

죽음의 순간에 연락이 온 ’... 당장 달려 나가는 ’...

남자의 죽은 시체 옆에서 은 아무도 앗아갈 수 없게 를 집으로 조용히 데려온다.

그리고 구와 담의 과거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판사 리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거부될 수 없는 삶의 끝. 소설은 그런 비극 위에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꺼져버린 사랑을 재확인하면서.

길바닥에 죽어 있는 구의 옆에 앉아 말을 건네는 담의 낮은 목소리에는 비통한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텅 빈 고독이 스며 있다. 또 초점을 잃은 시선은 현실이 아닌 비현실의 풍경을 바라보는 듯하다. 그런 와중에 그녀는 먹는다. 죽은 자의 신체의 일부를 조금씩 먹기 시작한다. 파격인가. 먹는다는 결과보다는 왜 먹을 수밖에 없는가, 라는 원인에 주목한다. 지금 그녀에게 현재는 죽음이다. 그러니 더더욱 과거에 집중할 수밖에. 죽은 자들은 심장이 멈추고 얼마 동안 청각이 살아 있다고 했던가. 그녀가 죽은 남자에게 속삭인다. 사람이란 뭘까, 나는 흉악범인가 혹은 싸이코인가 아니면 마귀, 야만인, 식인종? 나는 누구인가. 그 어떤 범주에도 자신을 완전히 집어넣을 수 없다고 죽은 자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단지, 너를, 당신을 먹을 뿐이다.

소설은 현재를 말하고 있으나 이미 연인의 죽음으로 시간은 정지되었고, 화자인 그녀가 독백하는 모든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한 지난 시간이 지금의 그녀 머릿속의 전부다. 소설은 천천히 그와 그녀의 과거로 돌아간다. 먹으면서 과거 속에 머문다. 그를 먹는 것은 그의 시간을 먹는 것이고 그들의 과거를 통째로 삼키는 일일 것이다. 제의. 죽은 자에게 남아 있는 자들이 할 수 있는 예의. 그녀는 그를 먹음으로써 제의한다. 비극이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비극 그것은 어떤 본질에 가 닿아 있는 무엇이다. 그럼으로 그녀는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하고 있는 지금의 이 제의를 믿을 수밖에 없다. 고로 완전히 자신의 몸속에 그를 씹어 넘긴다. 그래야만 그는 죽지 않고 그녀 안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사랑이라고 부를 수밖에.

이 지독함 또한 사랑이리라. 누군가의 삶 한가운데 그런 사랑이 놓인다. 삶의 원심력이 그들을 튕겨내지 못한다. 그들은 중심 한가운데 오롯이 있다. 비극적 운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어쩌면 우리 곁에 있고 보통의 사랑을 하고 보통의 삶을 살아갈법한 구와 담인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특별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많이 봐왔고 많이 경험했던 바로 그 사랑에 다름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현실에서 생명이 꺼지고 그후의 우리들의 표정을 상상한다.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상실에 대해. 남겨진다는 것에 대해.<출판사 리뷰>

 

처음 읽고 너무 놀랬는데...

이상하게 읽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본 어떤 일본 만화에서...(미래의? 외계의?) 어떤 부족은 죽은 사람의 몸 어딘가를 먹어줘야 그 사람이 환생하기에 가장 저주받은 사람은 아무도 먹어주지 않는 사람.. 병이 들거나 저주를 받아 죽은 사람이었지.

그래서 거기에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병이 들어 죽었지만 그의 부활가 환생을 위해 남몰래 그의 시체를 먹는 이야기가 있어서 놀랬지만 찐 사랑이구나.. 느꼈던 때가 있었지.

 

암튼 작가 님의 발상과 담백한 글로 인해.... 왜 이 작가가 유명한지 알 것 같다.

나는 아직 그녀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않았는데 드디어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내가 평소 읽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작품 읽을 거리가 많아져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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