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3 - 오늘도 배부르게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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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3

 

지금은 이 순간을 그저 즐기고 싶다.”

밤의 지킴이를 찾는 미스터리한 의뢰인들과 스스로를 지키려는 주인공 쇼코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곁을 지켜주고 낮에 퇴근하는 이른바 지킴이일을 하는 삼십대 여성 쇼코. 하루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길 수 있는 점심에 맛있는 음식과 거기에 어울리는 술 한 잔을 곁들이는 행복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의뢰인이 사는 곳에 따라 매번 퇴근하고 점심을 먹는 지역이 다르고, 식당 외관이나 맛집 사이트에 의존해 메뉴를 고르지만 쇼코가 음식과 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은 어느 미식가 부럽지 않다. 동네의 숨은 맛집을 발견하는 기쁨, 오감을 총동원해 한입 가득 먹는 음식, 꿀꺽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그날의 피로까지 씻어주는 시원한 술 한 잔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에게도 그 짜릿한 활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종종 그럴 때가 있어요. 지킴이로 옆에 있기만 하는데도 상대방의 피로나 슬픔이 전이되는 경우가. 하지만 어제 제가 갔을 때 그분은 괴로운 듯 거친 숨을 쉬며 잠들어 있었는데 아침에는 새근새근 평온해졌더라고요. 그러니 제가 도움될 만한 일을 한 걸까요.” (223p)

 

낮술 3 오늘도 배부르게에서는 1권에서부터 쇼코와 인연을 쌓아온 인물들의 더욱 깊은 이야기, 자신의 앞날과 관련해 전혀 새로운 기로에 선 쇼코의 선택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편 밤의 지킴이일이 입소문을 타면서 다소 미스터리하거나 독특한 의뢰인들이 찾아오고, 한 비밀스러운 의뢰인과 관련해 벌어지는 사건들로 쇼코는 불안을 느낀다. 과연 쇼코는 자신의 일과 앞으로의 일상을 무탈히 지켜낼 수 있을까.

 

고기를 먹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니 기력이 샘솟는 게 느껴진다!”

고단한 일상에 음식과 술을 곁들여 나에게 허락하는 작은 여행

 

밤의 지킴이일을 통해 만나는 사람과 사연이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퇴근 후 쇼코가 즐기는 음식과 술도 한층 다양해진다.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태국의 요리부터 한국의 삼겹살, 흔히 접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조금은 독특한 오코노미야키와 오므라이스, 한 종류의 맥주를 오직 따르는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으로 제공하는 맥주 전문점까지.

 

삼겹살을 입에 넣는다. 싱싱한 채소, 대파의 알싸한 맛과 향, 매콤달콤한 쌈장, 모든 게 하나가 되어 서로 융화되어간다. 채소는 아삭하고 고기는 바삭해 서로 대조되는 식감이 재미있다. ‘맛있다. 소고기 구이도 좋지만 이건 또다른 맛이야. 다른 음식과 가격이나 맛만으로 비교할 수 없어.’ 즉시 맥주를 꿀꺽 마신다. 결국 못 참고 아아하는 탄성이 나왔다. () 이어서 고기, 파채, 김치, 쌈장은 물론 구운 채소며 나물 반찬까지, 넣을 수 있는 건 전부 넣어서 야무지게 쌈을 쌌다. ‘고기와 상추, 쌈장의 실력이 대단하구나.’ 한참을 몰두해서 먹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턱이 얼얼했다. (61p)

 

타지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중년 남성, 반대로 타지생활을 시작한 대학생, 어렵게 뿌리를 내린 이민자 가족, 평생 해온 일을 그만둔 사람, 세월이 흐르며 저마다 다른 생애주기를 맞이한 이들…… 『낮술 3 오늘도 배부르게에서는 쇼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별과 만남이 거듭된다. 쇼코는 퇴근 후 낮술을 즐기는 작은 여행같은 일상을 계속 소중히 지키려는 한편, 자신 역시 언제 어디서든 떠날 수 있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더욱 굳건히 한다.

 

다양하고 다채로우면서 성장해 가는 쇼코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더해서 다양한 나라의 다채로운 음식들을 보는 것도 너무 큰 기쁨이다.

만났던 사람들이 떠나기도 하고 정리하기도 하고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도 하는 그녀의 성장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상하지.. 쇼코의 행복을 엄청 바라게 된다.

 

... 그리고 이 책 읽으면 식욕이 폭발한다.

 

빨랑 읽고 맛있는 거 챙겨 먹어야지.

기력을 챙기려면... 고기앞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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