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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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역시... 기다렸던 최은영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은... 정말 좋았다.

 

잘 쓸 줄 알았지만 역시 잘 쓴 작가님의 작품

증조할머니(삼천이..) , 할머니 (영옥), 어머니(미선), (지연).... 으로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

데면데면하게 살던 할머니와 손녀가 희령이라는 공간에서 다시 만나 .... 손녀와 닮은 할머니의 엄마(삼천 댁과)와 새비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어쩜 너무나 이야기 같은 삶의 모습들이 나와서... 너무나 이야기 같지만...

그녀들이 살았던 우리네 삶의 100년은 정말 ...그게 가능해... 하는 일들이 거짓말처럼 많았었지. 극적이었고 눈물나고 서럽고 어려움이 넘쳐나는 시기였는걸... 일제 강점기, 백정(신분제가 끝났지만 여전했던 차별) 일본인에게 끌려가던 힘없는 어린 여자애들, 일본으로 돈 벌러갔던 사람들, 히로시마 원자폭탄, 전쟁, 피난..... 이거 극적으로 만드려고 한다고 이런 사건들을 한데 다 넣을 수 있는 시대가 있을까 싶은 그런 이야기들...

 

읽으면서 그녀들의 우정과 연대... 사랑과 삶에 ... 많이 울었다.(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순간보다는 뭔가 따스함과 애틋함이 왁~ 올라오는 그런 울음이었다.)

 

너무나 매력적인 삼천이.... 호기심이 많았고 강인하고 무조건 순응하며 사는 삶을 살지 않았던...

새비 아주머니... 영혼의 단짝이었고 마음이 따뜻하고 강인했던 분

새비 아저씨... 그 시절 짝을 위해 줄 줄 알았던 따뜻한 해같은 분

명숙 아주머니... 표현을 못 했지만 포용력이 남달랐던 고마운 분...

 

증조모, 증조부, 할머니, 엄마의 이야기

새비아저씨, 새비아주머니, 희자, 명숙이 고모할머니...

 

삼천에서 개성, 피난으로 내려온 대구와 어쩌다 살게 된 희령의 공간까지....

 

모든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좋다.

삼천이와 새비의 우정이 너무나 좋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의적이지 않았던 가부장적 질서와 비합리적인 구조가 너무 마음 아팠다.

 

여기서 나오는 남자 중에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분은 새비아저씨 뿐이다.

증조부도 외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남편도.... 자기 밖에 모르고 남 아니 자기 가족, 아내조차 살필 줄 모르는 사람들... 끝도 없이 상처받은 여자들의 삶이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화도 나지 않았다.

 

암튼... 기대하며 보았는데 실망은커녕 예상보다 훨씬 좋아서 너무나 행복했던 독서 시간이었다.

작가님 파이팅!!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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