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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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집

 

손원평

 

손원평 작가 님은 아몬드이후 무한 신뢰를 보내는 작가 님이라.. 신작을 주목했다. 이전에 프리즘은 아주 대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게 읽었고, 이번 책은 8개의 단편들이 모여있는 첫 번째 소설집이라고 한다.

원래 단편소설을 안 좋아한다고 몇 년 전까지는 말했는데... 요즘의 젊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단편으로 만나다 보니 어느 순간 단편 소설이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호흡이 길고 서사가 많은 장편을 아직도 아주 좋아하지만 단편들의 매력도 알게 되었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아무튼... 청소년 소설을 좋아해서 읽은 아몬드는 여태까지 청소년과 함께 읽은 반응이 가장 좋고 애들이 손쉽게 읽은 편에 속하는 수작이었다. 그 작품이 좋았던 것은 어렵고 사색적인 생각들이 들어있는데도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는 것....

그 기억을 안고 찾아 읽은 작가 님의 작품을 보면... 작가 님은 참... 진지한 분이신 것 같다. 유치하다고 할까... 코믹하다고 할까... 그런 발랄 유쾌함은 이 분의 글에서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고 고민하고 사색을 통해 나온 글이라 깊이가 느껴지지만 .... 와 재미있다... 너무 쉽게 읽힌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4월의 눈.... 이혼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부부의 집에 에어비앤비로 몇 달 늦게 찾아든 핀란드 손님 마리.... 뭔가의 쓸쓸함.... 그들은 다시 좋아졌을까?

괴물들... 남들이 하기에 결혼을 했고 다들 있는 것 같아 어렵게 낳은 쌍둥이들... 완벽한 가정을 꿈꿨지만 예측과 다른.... 아이들이 정말 괴물들이었을까? 그녀가 괴물인 걸까? 무섭다.

zip..... 연애를 통해 만난 남편, 여러 가지 힘들었고 어려웠고 안 맞았지만 딸을 결혼시키고 난 뒤... 남편의 사고....다시 삶은 계속된다. 결혼 내내 탈출을 꿈꾸었던 그녀는 더 행복해졌을까?

아리아드네의 정원.... 일종의 미래 SF판타지 소설이다. 노인 인구가 절대 다수인 세계.. 그들은 A, B, C, D, F 등급으로 나눠진 유닛에서 관리된다. 주인공은 밀려 D유닛까지 온 상태, 그리고 출산율 급락에 따라 이민자 수용 정책으로 들어온 많은 이민자들과 그 2세들의 이야기와 갈등... 고령화, 저출산, 다문화 사회 속 갈등, 젊은이들의 불안, 노인 세대에 대한 혐오 등... 오지 않은 미래이지만 올 것 같은 이야기여서 아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었다.

타인의 집.... 책의 제목이기도 한데, 그래서 가장 재미가 있는 편이랄까, 뭔가 기억에 남는다고 할까... 세입자의 세입자가 된 주인공 , 쉐어하우스 같은 공동생활이지만 철저한 개인의 삶을 사는 사람. 불안한 미래, 아주 쓸쓸하다.

상자 속의 남자.... ‘아몬드의 후속 편인 듯한(‘두 번째 엔딩창비...에서 이미 만난 이야기라서 반가웠다.) 남자... 택배를 하며 상자에 갇힌 것처럼 살고 있던 나... 좋은 일을 하다가 병실에 누워 천장만 보고 사는 형을 보며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우연히 크리스마스 전날 묻지마 사건(아몬드)의 목격자로 아무것도 못 했던 자신을 자책하다... 우연히 쓰러진 여자를 구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자신이 그 일을 하도록 이끈 소녀는 형이 구한 아이였다. 아무튼 이 작품들 중에서 유일하게 뭔가 씁쓸하지 않고... 따뜻한 여운과 희망을 주는 작품이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 열리지 않은 책방 ... 모호했다. 대충 알겠는데 생략이 많아서인가... 작품 해설을 읽어야 이해가 다 잘 되었다고 할까...

아무튼 전반적으로 작품들은 참 쓸쓸하고 서늘하고... 명쾌한 결론이 없어서인가보다. 그렇다고 아주 우울 꿀꿀 어둡지만은 않은데.. 암튼... 나름의 의미있는 독서였으나 다음에 작가 님 작품을 읽기는 망설여지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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