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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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신예희 지음

 

제목을 봤을 때부터... 이거 내 이야기같아서... 아주 끌렸다.

 

베스트셀러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따와 제목을 지었는지 싶어.... 일부러 이거 보려고 그 책을 미리 읽었다. (당시에는 아주 금방 쉽게 읽으면서도 좋은 평을 안 썼었는데... 그 뒤 다른 우리나라 소설 책들을 읽고 다시 그 책을 생각해보니... 그만큼 술술 읽히게 잘 쓴 작품도 드물었다. 다시 높은 평을 해주고 싶다(, 내가 뭐라고... 하등 상관 없겠지만 나 나름 구력높은 소설 덕후로서 글을 못 써도 엄청 많이 읽었기에 유느님이 탑백귀라고 하듯이 나도 나름 소설 잼난건 잘 본다고 말하면 안 될까?)....작가님 훌륭한 솜씨로 다양한 작품 많이 써주세요.)

 

책은 아주 작고 얇다. 표지도 상콤하다. 읽기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다.

 

쇼핑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지만... 쇼핑중독자의 변명이 아니었고 아주 현명한 소비자이면서 배울 점이 많은 야무진 쇼퍼 님의 사이다 같은 쇼핑에 대한 이유, 나름의 철학, 그리고 똑똑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그래... 내가 쇼핑한 이유...괜히 가지고 있던 죄책감에 면죄부를 주는 멋진 말... (그래..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였어!.. 막힌 속이 뻥 뚫리는 이야기들...)

 

p.11~ 13 (프롤로그... 오늘도 돈지랄의 역사를 쓴다.)

 

이 단어는 오랫동안 나쁜 의미로 쓰였다. 착한 소비, 현명한 소비의 반대말로 통했다. 온 세상이 내가 내 돈 쓰는 것에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무지하게 애쓴다. 헛돈 쓰지 마라, 낭비하지 마라, 니 한 몸 편하자고 쓸데없는 거 사지 마라, 그거 다 돈지랄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좋은 않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듣다 보면 정말 그런가 싶고, 슬슬 믿게 된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도 굳이 입을 열고 소리 내어 더 크게 말해야겠다. 돈지랄이 얼마나 재밌는데요, 얼마나 달콤한데요, 얼마나 신나는데요. 나는 그렇게 돈지랄이란 단어의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

돈을 쓴다는 건 마음을 쓴다는 거다. 그건 남에게나 나에게나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상투적 표현은 싫지만,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내 몸뚱이의 쾌적함과 내 마음의 충족감. 이 두 가지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내가 나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영영 모를 수도 있다.

......

그렇게 헛돈을 쓴 덕분에, 낭비한 덕분에 진짜를 찾았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싶고, 좋은 게 있으면 권하고 싶다. 함께 깔깔 웃으며 돈지랄의 역사를 계속 쓰고 싶다.

 

--------첫 프로롤그에서 그녀의 이야기가 내 속을 뻥 뚫어줬다.

아끼면 똥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랄, 시간을 아끼고 돈을 쓴다. 결국은, 우선순위, 절대라는 말은 절대....... 등 주옥같은 명언들이 쏟아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저렇게 써놓은 걸 보니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스트... 나도 그거에 대한 동경이 있고 신박한 정리를 보면서 반성의 시간들을 보내다가 괜히 찔려 혼자 이래저래 정리도 해보지만 나는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많고 (명품, 보석, 보물.. 돈 되는 거는 눈 씻고 봐도 없는데... 특히 이사갈 때 이삿짐 센터에서 난색을 하는 무거운 책...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작품은 사줘야.. 출판업계도 돌아가는 건데...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도서관에 딱 있는 것도 아니니.. 빨리 읽고 싶어서 사는 건데... 그리고 돈 안되는 컵과 그릇.. 왜 이리 좋은 걸까? 그리고 옷.... 맨날 입는 스타일만 입는데.. 살이 쪘다 빠졌다... 은근히 기본 옷들이 유행 탄다.... 아까워 버리지도 못 하고... 되도록 많이 남주고 버리고 하는데.. 요즘 왜 이리 옷이 싼거야.. 패션업계도 밥 먹고 사셔야지.... 그리고 나는 사는게 참 좋고 손이 크고 남에게 나눠주는 기쁨이 넘 크다...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지만 좋은 거 많이 사서 가족, 친구 나눠 주는게 그렇게 나쁜 거냐고..) 정리를 하다가도 또 새 것들을 사줘야 경제가 돌아가야지 하는.. 애국심에...나는 아주 맥시멀리스트 자체다. 근데.. 그 미니멀리스트의 이야기도 아주 깔끔하게 있다.

 

p.101~

곤도 마리에 여사의 쇼핑몰... 엄청 비싸다네...

하긴 미니멀리스트가 되려면 돈이 꽤 있어야 한다. 갖고 싶은 게 있어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데다, 어차피 집도 너무 작고 좁아 물건을 놔둘 데가 없어 강제로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는 농담도 있다. 그건 그저, 머니가 너무 미니멀하게 있어서 그런 거고(눈물)...

 

사실 미니멀리스트란 좋다는 걸 두루두루 써본 다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 딱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사람이다. 돈도 있어야 하고 여유도 있어야 한다. 애초에 우리가 원하는 미니멀라이프라는게 다이소 꿀템만 착착 골라 구비해놓는 인생은 아니니까.

........ 화장품이든 음식이든 옷이든 공연이든 여행이든 무엇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안다면, 뭘 할 때 가장 기분이 좋아지는지 안다면, 과거의 내가 그만큼 돈을 쓰고 똥도 밟으면서 어렵사리 알아낸 덕분이다.

 

드렁큰 에디터라는 곳에서 한 달에 한 권씩 만나는 먼슬리에세이 시리즈를 기획하여 나온 첫 주자인 이 책은 그 중에서 시즌1 [욕망]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물욕을 다룬 책이다.

나름 남보다는 책을 좀 읽는 편이라고 자부하며 살아온 인생이지만 그나마도 소설이고 또 좋아하는 작가 위주로 읽어오다 보니 모르는 작가들이 너무 많고 좋은 글도 참 많이 놓치고 사는 것 같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걸 느꼈다. 이 작가 님이 왜 이 시리즈의 첫 작가로 뽑히셨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글이 참 좋았다는 것이다. 찾아보니 책도 여러 권 쓰셨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음식, 여행에 관한 글을 쓰셨네...내가 넘 낯을 가리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글을 읽어왔구나.. 반성했다. 덕분에 다양한 작가들의 글을 찾아보며 살아야지... 물론, 그러면 또 쇼핑에 헛돈은 쓰다가 자기에게 맞는 상품을 찾아내는 것 같은 과정을 거쳐가겠지만.. 그러면서 나에게 딱 맞는 상품을 만나듯 맞는 작가를 몇 명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해볼만한 투자아니겠는가?)

에필로그... 욕망이 나를 움직인다.

마지막까지 공감가는 말들이 많았다.

 

(70년대 중반 둘째 딸, 욕구, 욕망, 욕심이 나를 부지런히 움직이게 한다... 내 몸뚱이와 내 멘탈의 쾌적함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것을 욕심내며, 기쁘게 지르겠습니다.)

 

암튼, 행복한 독서였고, 명쾌한 작가 님 글.. 답답하면 찾아봐야지.

그리고 즐겁고 행복하게 나도 기쁘게 지르며 경제를 살리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이 단어는 오랫동안 나쁜 의미로 쓰였다. 착한 소비, 현명한 소비의 반대말로 통했다. 온 세상이 내가 내 돈 쓰는 것에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무지하게 애쓴다. 헛돈 쓰지 마라, 낭비하지 마라, 니 한 몸 편하자고 쓸데없는 거 사지 마라, 그거 다 돈지랄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좋은 않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듣다 보면 정말 그런가 싶고, 슬슬 믿게 된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도 굳이 입을 열고 소리 내어 더 크게 말해야겠다. 돈지랄이 얼마나 재밌는데요, 얼마나 달콤한데요, 얼마나 신나는데요. 나는 그렇게 돈지랄이란 단어의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

돈을 쓴다는 건 마음을 쓴다는 거다. 그건 남에게나 나에게나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상투적 표현은 싫지만,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내 몸뚱이의 쾌적함과 내 마음의 충족감. 이 두 가지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내가 나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영영 모를 수도 있다.

......

그렇게 헛돈을 쓴 덕분에, 낭비한 덕분에 진짜를 찾았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싶고, 좋은 게 있으면 권하고 싶다. 함께 깔깔 웃으며 돈지랄의 역사를 계속 쓰고 싶다.
- P11

곤도 마리에 여사의 쇼핑몰... 엄청 비싸다네...

하긴 미니멀리스트가 되려면 돈이 꽤 있어야 한다. 갖고 싶은 게 있어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데다, 어차피 집도 너무 작고 좁아 물건을 놔둘 데가 없어 강제로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는 농담도 있다. 그건 그저, 머니가 너무 미니멀하게 있어서 그런 거고(눈물)...



사실 미니멀리스트란 좋다는 걸 두루두루 써본 다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 딱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사람이다. 돈도 있어야 하고 여유도 있어야 한다. 애초에 우리가 원하는 미니멀라이프라는게 다이소 꿀템만 착착 골라 구비해놓는 인생은 아니니까.

........ 화장품이든 음식이든 옷이든 공연이든 여행이든 무엇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안다면, 뭘 할 때 가장 기분이 좋아지는지 안다면, 과거의 내가 그만큼 돈을 쓰고 똥도 밟으면서 어렵사리 알아낸 덕분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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