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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일의 기쁨과 슬픔
요즘 젊은 작가들을 찾아 읽다 보니 제법 베스트셀러 소설로 올려져 있는 책이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직장에 다니면서, 또는 먹고 살기 위한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10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썼다는 그녀의 글은 퇴사한후 발간한 소설집으로 대박을 터트렸다고도 하고...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한 이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그녀...정말 부럽다. 많이 궁금했고 얼핏얼핏 서평도 보았는데 모르는 작가라 자신이 없어 빌려 읽었다. (읽고 좋으면 살 것이다.... 결론은 별로 사고 싶지는 않다.) 이야기들은 아주 가독성이 좋다. 아주 잘 읽힌다. 사실 서점에서 1시간 좀 넘게 서서 그냥 다 읽었다. 작가는 참 야무진 사람같다. 합리적인 인간에 딱 받은만큼 돌려주고 효율적으로 딱 떨어지는 자본주의 사회가 작가의 세계관이인 것 같다. 작품 해설에서 쓰여 있더라. 청년 세대답게 굉장히 자신의 조건을 숫자로 환산하여 똑똑히 계산하는 삶을 살아가서 좀 정없이 느껴지기도 했고 그래도 뭔가 당하는 캐릭터만은 아니어서 괜찮았을까? 중간 중간 공감되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나는 읽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게 [다소 낮음] 이다. 우연찮게 ‘냉장고송’을 유튜브에 올렸다 조회수가 오른 무명 밴드 가수.... 기획사 제안도 받지만 현실과 다른 음악 고전적 앨범 발매로 고집하며 생활고, 이별, 사치스런 왜견 구입과 이별.. 등등의 현실에 남겨진 이야기....어딘가 있을 거 같다. .... 자기만 생각하는 민폐 직장동료 언니, 포인트로 받는 월급.... 암튼 있을 것도 같지만... 다들 정이 안 가고 별로 안 엮이고 살고 싶은 사람들.... 이야기는 그냥 그랬고 나는 ‘작가의 말’이 좋았다.
살짝 ... 남긴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는 소설을 읽고 쓰면서 위로를 받았고, 반대로 안무리 붙잡고 있어도 소설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시간을 들인 만큼은 물리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회사 일에서 위안을 얻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는 일. 그건 내 오래고 오랜 비밀이었다. 그렇제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부끄러웠다. 소설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늘 누군가 내 귓가에 대고 ‘내가 무슨 소설을 써? 소설 쓰고 있네....’라고 속삭이며 웃곤 했는데 그건 슬프게도 나였다. 그래서 절친한 친구나 가족에게조차,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꼭꼭 숨겨왔다.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신나게 웃고 떠들다가도, 내게는 너무도 중요한 나의 일부를 이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내가 자초한 일이면서도- 한없이 외로웠다. 작가의 말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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