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마르크 로제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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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코로나 시국에 산 책..... 사실 산 지는 제법 되었는데... 이제야 읽었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좋게 넘긴 책이다.

 

그레구아르는 이제 막 일종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 학교 진학(80%가 통과하는 바칼로레아)에 실패한 뒤 동네 수레바퀴 요양원에... 여러 가지 잡일을 위해 고용된 사회초년생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잡무를 하던 그는 28호실의 피키에 씨와 연을 맺게 된다. 30여년간 책방을 운영하던... 책을 사랑하고 지식이 넘쳐나는 서점 주인이던 그 할아버지는 파킨슨 씨 병을 앓고 몇 달 전 아끼던 모든 것을 정리하고 3천권의 책만 가지고 들어오신 분이다. 평생 사랑했던 책.... 모든 소지품을 최소화하고 버릴 수 없던 아끼는 책 일부만 가지고 온 그에게 책읽기 낭독을 부탁받은 그레구아르는 평생 책이라는 것을 읽은 적이 없고 책도 하나 없다. 그치만 점점 책을 낭독하는 일이 행복해지고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낭독하게 되고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책을 사랑하며 성장해가는 그레구아르.... 그리고 죽음을 기다리는 정체된 요양원에서 그레구아르의 낭독회나 여러 가지 것들은 상당한 기쁨으로 작용하고 .... 그 와중에 죽음을 맞이하는 수레바퀴 요양원의 식구들....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지만 마냥 가벼운 책은 아니다. 그레구아르는 어찌 보면 사회에서 여러 가지로 도태된 사람으로서 직장 내에서도 이해가 안 갈 만큼 괴롭힘과 추행...등을 당하면서도 아무 말도 못 하는 찌질한 사람이었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 한 채,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으로 밝은 미래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 보이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수레바퀴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은 정말 멋지고 자신의 몫을 하며 열심히 살아오셨지만 이제는 사회에서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리고 정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 직장 곳곳에는 부조리한 일 투성이고.... 여자친구로 나오는 세네갈에서 온 불법체류 아프리칸..이야기도 있고,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도 있고........ 골고루 소외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암튼 피키에 씨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그레구아르의 첫 도보여행.... 그리고 이별, 죽음, 새로운 시작.... 두껍지 않고 보기에 딱 좋은 길이의 좋은 이야기였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책... 나도 누군가를 위해 책을 고르고 선정하는 것도 좋고..... 쑥스러움이 많아 낭독은 자신 없지만.... 암튼 그레구아르의 성장이 기뻤던 좋은 소설이었다.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이렇게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기에... 그리고 외로이 계시는 모든 요양원의 노인분들에게..... 행복한 만남이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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