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유즈키 아사코 소설

권난희 옮김 .... 이봄

 

몇 달 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찾아 읽은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모르는 여자가 말을 건다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더랫다. 앗코짱의 두 번째 시리즈라 하고... 거기에는 포토푀에 대한 내용이 없어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우연히 헌책방에서 아무도 손도 안 된 것 같은 새 책같은 이 책을 저렴하게 건졌다.

... 책 이쁘다.

 

앗코짱 두 번째 시리즈를 읽고 이것을 봐서인지 반가운 인물들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전 편에서는 포토푀가 안 나와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원 없이 봐서 참 좋았다.(프랑스 가정식 스튜...같은 것)

 

이 책에도 4가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앞 두 편은 앗코짱이 전면에 나오는 거 이야기 2, 세 번째는 도쿄 포토푀가 살짝 나오고, 마지막 이야기는 정말 스치듯 도쿄 포토푀로고만 잠깐 나온다.

 

런치의 앗코짱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앗코짱의 점심

 

구름과 나무라는 초등학생 용 교재전문 출판사에 파견 나온 영업 보조인 사와다 미치코는 45세 영업부 부장 구로카와 아쓰코(앗코 짱)에게 점심 바꾸기제안을 받는다. yes가 유일한 처세술이었던 미치코는 대충 싼 도시락을 상사에게 내놓고 상사의 일주일 점심 코스(점심값, 가게지도, 주문메뉴 종이 교환)와 바꾸기로 한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슬픔에 젖어 허우적댈 뻔 했던 미치코는 성심성의껏 도시락을 싸오고 앗코짱의 일주일 점심 코스 일정에 뛰어든다. 첫날 카레(돈도 없고 할 수 있어 잘 사먹지 않던 거지만 남이 해 준 카레가 맛난다.) 둘째 날 조깅복과 함께 뛰어갔다가 근처 스무디 가게에서 점심( 맛난 스무디와 샌드위치), 셋째 날 헌책방 책 심부름과 근처 이모야튀김 덮밥, 넷째 날 옥상에서 사장님과의 초밥 도시락과 대화, 다섯째 날 다시 월요일의 카레 가게 갔더니 대신 가게를 봐줘야하는 상황... 결국 일 잘 해내고 새로운 메뉴도 만들어낸다. 암튼 일주일을 통해 움츠려 있던 미치코는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과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되고 회사 일에도 의욕적이게 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참 유쾌한 이야기였다. 파견직에 월급도 얼마 안 되어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도시락을 싸다니는 사회초년생같은 사람에게 활기를 주는 좋은 선배의 이야기이자 사람 사라는 이야기라 좋은 것 같다.

 

일이 싫은 건 아니지만 그만두고 싶다. : 앗코짱의 야식

구름과 나무회사는 도산하고 미치코는 다른 회사에 파견나와 있다. 즐거웠던 옛 회사의 점심시간을 그리워하며 추운 겨울 공원에서 다 식어빠진 도시락을 먹던 그녀에게 다시 다가온 앗코짱...‘도쿄 포토푀라는 이동식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렌지색 왜건을 끌고왔다. 회사 정직원과 파견직 여사원들 간 발렌타인 초콜릿 문제로 머리 아픈 미치코는 앗코짱에게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하고... 앗코짱은 일주일만 따라다니자고 한다. 그녀의 회사 근무시간을 피해 앗코짱의 따라다닌 시간은 보통 새벽녘이 많다. 첫날 그녀가 포토푀의 맛을 봤고, 화요일 신부키 가부키초 유흥가 뒤편에서 장사(유흥가 손님들, 밤새 술에 지친 사람, 새벽 첫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수요일 신문사 뒤편(새벽녘 마지막 편집 마치고 나온 사람들), 목요일 큰 병원 주차장, 쓰키지 시장에서 장사라기 보다는 오랜된 가게 90주년 서비스, 토요일 영화 현장에서 밥차 서비스...게다가 스턴트맨까지... 이런 저런 일로 밤낮으로 뛰어다닌 미치코는 애초의 회사내 초콜릿 문제를 잘 해결하고 다시 앗코짱을 만나 따뜻한 핫 초콜릿을 대접한다...... 참 이 이야기의 바람직하고 올바른 버전이 재미나게 펼쳐진다.

 

한밤의 추격전

한 때 잘 나가던 날라리 학생이던 노유리...서른에 미팅을 갔다가 밤 늦은 유흥가에서 자기 모교 교복을 입은 후배를 보게 된다. 그 아이를 쫓고 있던 학창시절 열혈 은사님도 만나게 되고 둘이 같이 그 후배를 추격하다가 과거 학창시절의 이야기도 하게 되고 요즘과 달라진 애들 이야기도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책에 대해서 쓴 그녀와 지금 쫓는 학생이 같은 느낌의 독후감을 냈다는 이야기도...(알고 보니 과거 문집에서 베낀 걸... 또 베껴 쓴 거..) 암튼 그 추격 중에 도쿄 포토푀차와 부딪히게 되고 셋이 한 그릇 씩 얻어 새벽에 길에서 뜨끈한 포토푀 한 그릇을 나눠 먹고 헤어진다... 꿈처럼..

 

여유 넘치는 비어가든

 

업무량 많고 다들 일에 치여사는 종합 IT 상사인 센터 빌리지옥상에 비어 가든이 문을 연단단. 회사 창립 이래 가장 써 먹을 데 없는 사원으로 기억되는 사사키 레미가 입사 3개월 만에 퇴사하고 1년 후 나타난 것이다. 예전 제대로 일도 못 하면서 쓸데 없이 수위 아저씨나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더만 빌딩주였던 건물 수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옥상을 그녀에게 상속했단다. 그래서 그녀는 그곳 옥상에 레미 레미 라는 비어가든을 만든단다. 아주 저렴하게 비어 서버를 짊어지고 다니고 안주는 간단한 것으로 전자렌지 등을 사용하는 곳... 과연 누가 갈 것인가.. 했더니 제법 가는 사람이 많다. 장시간 근무와 스트레스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던 상사 직원들도 오히려 퇴근하고 옥상 비어가든에서 한잔을 꿈꾸며 빨리 일을 끝내자 일도 빠르게 처리되고 스트레스 해소도 되다보니 효율은 물론 회사 분위기도 좋아진다. 회사 업무 등에 치여 일도, 인간관계도, 가정생활도 엉망이 되어가는 사장 마사유키도 계속 레미를 무시하고 부정하다 결국은 옥상에 가게 되고.. 그러면서 끈기있고 열정적이고 새로움을 창출하는 레미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레미가 비어서버를 우스꽝스럽게 메고 마라톤에 참가할 때 옆의 여자가 도쿄 포토푀라는 로고가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지나갔다는 장면이 딱 하나 등장한다. 암튼 젊은 레미는 또 다른 앗코짱 같이 에너지가 있고 여기저기 오지랖도 넓은 것 같고... 힘이 되는 사람 같다.

 

암튼, 이 것을 읽고 2편을 다시 봤는데.. 둘 다 재미있다.

앗코짱 같은 선배, 상사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고.. 일본의 직장생활은 우리보다 훨씬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다. 상사-부하 직원의 관계가 너무 권위적인게 많고 참 막말 많이 한다. 하긴... 이것도 거의 8~9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 그렇겠지.. 우리나라도 최근에 서로 말조심하고 진상, 갑질... 주의 이야기가 나온 것이겠지만...

 

암튼, 여기서 특별히 사랑받는 사와다 미치코가 부럽고, 앗코짱 같은 상사나 선배가 있으면 참 좋겠지만... 이제는 내가 그런 선배가 되어야 할 상황...

암튼 여기는 예쁜 색연필 그림들이 많이 나와 너무 내 취향이다. 대단한 사람들, 멋진 사랑이야기가 안 나와도 이렇게 소소하면서도 따뜻하고 생각할 거리가 있는 좋은 책이다. 3... 간사이 앗코짱도 나오겠지?...살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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