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릇 (50만 부 기념 에디션)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오아시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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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릇

 

김윤나 지음

 

 

작년부터... (아니 나는 옛날부터 그랬던 것 같아.)...말이라던가 말투에 대한 책들이 참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관심이 좀 있었고 은근히 찾아보기도 하는데... 특히 이 책은 제목이 참 끌려서 찾아보게 되었다.....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그릇 (내용을 읽어보면 말그릇을 비우라는 제목보다는 내가 먼저 변해야 말도 변하고 인간관계도 개선된다는 ... 말그릇 단단하게 넓히고 깊게 만들라는 얘기들로 말그릇은 사람의 마음같은 거라고 할 수 있다.)

 

뻔한 얘기가 다소 지루했지만 끝까지 읽어보기를 잘 한 것 같다.

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았다.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말, 여러 가지 사회 생활 등이 생각났다.

 

나는... 사실... 말을 잘 하는 편이다. 똑똑하고 대단한 화술가에, 달변가와는 거리가 멀지만 인간관계에 관한 말에 있어서는 평소 이런 말 전혀 못 하는 나지만...(아닌가?)... 말을 잘 하고 살아온 것 같다.

나는 부끄러움이 상당히 많은 아이였다. 흔히 얌전하고 내성적인 아이로 보이는 아이였지만 어릴 때부터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참 좋아하는 편이었던 것 같다. 남에게 돋보이는 것을 가장 싫어하며 살아온 인생이기에 튀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고 주목 받은 것도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남 앞에 서서 말하는 직업을 하고 있고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니까 제법 말을 잘 하는 편이다. 질문 받고 대답하는게 일상이고... 따로 애를 불러서 상담처럼 이야기 하는 것도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고....

예쁘지도 잘났지도 않지만 지금까지 나에게는 많은 친구들이 있고 주변 사람들이 좋아라 해주는 것 같다.

 

말그릇을 보면서... 이렇게 내가 잘난 척을 하는 것은.... 여기서 이야기하는 많은 부분들이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있었고 실제로 덕분에 내 삶이 편했던 것 같아서 이렇게 남겨본다.

나에게 말하기는 돋보이려는 것이 아니었고 관계 형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말보다는 상대방이 듣기 좋아할 말을 생각해서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가식은 바로 표가 난다. 그 사람이 가진 장점, 좋은 면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면을 말했고 주가 되어서 이끄는 말하기보다는 빈틈을 채우는 말하기.. 리액션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맞장구 쳐주고 호응해주고, 예전 이야기를 기억해 두었다가 말해 주면 특히 학생들은 정말 많이 좋아한다.) 말을 억세게 하는 편이 아니지만 부드럽게 말 하면서 할말 다 하면 듣는 상대방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고 말 싸움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지만... 나이 먹어서 좋은 점은 그런 사람들의 말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가 잘 못한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 여기서 내가 주의해야할 것은 가까운 사람에 대한 말하기라고 할 수 있다. 편하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특히, 남편, 내 아이에게 짜증스러운 말투를 하거나 함부로 말하는 건 아닌지... 나는 말투가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이상하게 남편이나 아이는 말을 딱딱 끊어서 매정하게 하는 스타일이여서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고, 나도 받아치면서 똑같이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암튼 여전히 말그릇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나는 예전에 자신감이 참 떨어지는 아이였다. 콤플렉스도 많았고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착한 아이 콤플렉스 때문에 화 한번 제대로 내본 적도 없었다.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이 당연했고 어느 순간부터 크게 욕심도 없었더랬다. 가게 일 때문에 바쁜 부모님, 21남 집 둘쨋 딸... 어릴 때부터 나는 착한 아이였고 그런 칭찬이 기분이 좋아서인지 하고 싶은 것보다 남들에게 칭찬 들을 만한 것만 일부러 찾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쑥스러움이 많고 집안 형편도 어려워 남들이 시킨 것도 아닌데 반장 선거 등에 나가면 하기 싫다고 우는 아이였지만, 이상하게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 심부름을 참 많이 하는 아이였다. 반장 부반장 한 적이 없는데 왜 나는 맨날 교무실 가서 출석체크를 하고 선생님 도시락을 배달하고, 돈 걷는 거나 학습자료 정리 등을 했는지 모르겠고, 고등학교 때 항상 제일 앞자리 앉아서 혼자 선생님 눈 맞추고 고개 끄덕이는 아이였던 것 같다. 필기 항상 해서 다른 애들 다 빌려주고.... 어느 순간 모든 사람들이 나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 괜히 눈물 콧물 다 흘리며 나도 누군가에게 귀한 존재였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고 착하다는 말이 정말 상처가 되어 박혀서..... 누군가가 그런 말 하는게 너무 싫었다. 착하니까 이것도 해달라 저것도 봐달라.... 피해의식도 많았다.

내가 이렇게 착하게 살아왔던 건 니가 만만하게 보고 이거저거 다 호구짓하라고 그런 거 아니다...라고 외치고 싶었고...

 

고등학교 문학시간 수녀님이 선생님이셨는데 그 때... 나이 40 먹으면 얼굴에 책임져야 된다고 하시던 말씀이 18살 때부터 참 각인이 되어서 내 나이 40이 되었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얼굴일까... 참 궁금했더랬는데 나이 40이 넘어 보니... 아직도 나는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주변에 친구들도 제법 많고 이제는 나를 스스로 사랑하며 내가 봐도 내가 좀 괜찮게 산다는 생각을 하며 사는 멋진 중년이 되었다. 살아보니 착하다는 소리 듣는 인생이 나쁘지 않았다. 물론, 이용해 먹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은 알아서 내가 멀리 했고 내가 좋게 대하니 정상적인 사람들도 나에게 잘 대해주었다. 세상에 많은 사람이 있기에 굳이 좋은 의도로 좋게 대해도 안 되는 사람들을 내 옆에 붙여두지 않았고 부드럽게 말하면서 은근히 나도 할 말 다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고 가치없이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을 가려보는 눈이 생겼고 그런 사람과 상종하지 않을 수 있는 내가 되었다.

 

나에 대해서 생각해볼 때 다시 나의 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착하게 보고 만만하게 보는 것은 있지만 그래도 나이 들어서 내가 나를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게 된 것은 나의 덕분이라고 본다.

그리고 왜 그런지 모르지만 나는 항상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라는 단어도 쓰지 않았고 항상 어머니, 아버지...그리고 존댓말을 써왔다. 욕은 평생 한번도 쓰지 않고 살았다.

나는 사람들 기분좋은 말을 잘 한다. 말을 함부로 하지 않으며 사니.. 에구 나 늙었나봐 완전 똑같은 소리 계속 반복에 자화자찬 대잔치네... 이런 날도 있겠지.

 

암튼 말을 예쁘게 하면 내 삶이 예뻐지더라고... 여기까지... 이만 총총..

저자의 말에서....20대 때 나는 ‘내가 돋보이는 말하기’를 즐겨 사용했다. 많은 말을 하고, 있어 보이는 문장을 구사하고, 대화의 중심이 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사용할수록 더 점점 더 외로워졌다. 그래서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와 ‘내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말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은 결국 말에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 적절한 때에 입을 열고 정확한 순간에 침묵할줄 아는 사람, 말 한마디에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사람에게 끌리게 되어 있다.
게다가 ‘말’은 상대방의 마음에도 파장을 일으키지만, 내 마음에도 파장을 일으킨다. 표면적으로는 듣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만, 사실은 그 말을 한 사람에게 가장 깊은 영향력을 남긴다. 지적하는 말하기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마음이 예민해지고, 화가 섞인 말하기를 사용하는 사람 마음에는 화가 싸이기 마련이다. 그러니 자신의 ‘말’을 돌아보는 것은 말하자면, 지금 맺고 있는 관계와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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