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Sil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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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날짜를 당길만큼 입소문이 났다고 해서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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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금 - Hind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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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는 아니라지만 영화배우 '송강호'는 내게 '봐도 될 영화' 같은 말이다. 걸죽한 막걸리같지만 뭔가에 미친듯한 광기를 내뿜는 그는, 참 괜찮은 배우같다. 그래서 [푸른소금]은 봐도 될 영화였다.

 



 

주먹세계의 절대 위치에 있지만 평범하게 살고자 요리학원을 다니는 두헌(송강호)이 있다. 전직 사격 선수였으나 현재는 무언가를 쫓고 캐는 일을 하는 세빈(신세경)이 있다. 요리학원 파트너인 두헌과 세빈은 '몰래 쫓는 자'와 '모르게 쫓기는 자'다. 그러나 둘이 서로의 실체를 파악하기 전,  생크림 올라간 커피를 나눠먹고 맛있는 북어국을 끓여주고 '세상에 존재하는 세가지 금'에 대해 얘기하면서 점차 의지하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여러번 했다. '의도된 편집인걸까?' 120분의 러닝타임을 위해 몇 시간 혹은 몇 일 분량의 장면을 촬영했는지 모르겠으나 장면 장면이 뚝, 뚝 끊겼다. 흡사 음악없는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잠시 다른 얘기를 해보자.97년, 고소영과 정우성이 주연이던 [비트]라는 영화가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그 영화를 보기 위해 나는 나이를 10살 불려 말했고 직원의 - 아마도 - 묵인하에 그 자극적인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머리속에 전혀 없다. 하지만 그 [비트]를 지금도 기억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뚝, 뚝 끊기는 정사씬 때문이다. 로미와 민의 관계였는지도 확실치 않지만 남자는 정우성이 분명했던 그 장면은 코흘리게 고등학생이던 내게 신선했고 충격적이었다. 한 가지 행동을 백분할로 잘게 쪼개 전달된 그 장면은 흡사 '취한 사랑'의 절정 같았다. 필로폰과 같은 약을 투여받으면 사람의 신체와 정신은 도달가능한 최고의 hyper상태가 된다는데, 그러한 모습으로 보였다.  

 

[푸른소금]은 바로 그 취한 무엇, 사랑과 우정도 아닌 그 모습을 닮은 무엇, 다. 취한 것 같은 이유는 첫째, 분명한 이유가 없다. 나쁜 쪽 대빵인 윤여정은 왜 두헌을 죽이려 하는걸까. 세빈과 은정이 왜 세트로 움직이는 걸까. 어쩌다 함께 위험한 일에 연루된걸까. 마지막으로 소금총알이 왜 50%의 확률을 가진 불량품이 된걸까. 뭐 굳이 따지려드냐고 묻는다면 할말 없지만 궁금한 것도 역시 어쩔 수 없다. 둘째, 대단한 출연진 때문에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관람 후 첫 느낌은 '조연들이 너무 짱짱하다'였다. 천정명, 윤여정, 오달수, 이경영 게다가 김민준까지. 혹시 송강호의 힘인걸까?  마지막으로 송강호의 '희번뜩'한 눈빛이다. 은정이 차를 몰아 죽이려하자 두헌은 눈을 '부라리며' 은정에게 다가가 창문을 부순다. 위험을 감지한 그는, 한 때 주먹계의 전설답게 본모습이 잠시 드러낸다. 광기와 살의가 가득한 그 눈빛.

 



 

다시한번 [푸른소금]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음악없는 뮤직비디오'다. 화면 전환과 대사, 배우들의 모습은 참 감성적이다. 그러나 화면간 연결고리들은 아쉽다. 그래서 별 두개 반! 하지만 송강호는 여전히 괜찮은 배우고 신세경은 여전히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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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 - Ch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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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 [각설탕] 그리고 [챔프]. '말'을 주연으로 한 영화들이다. [마음이]에서는 '개'가 주인공, [고양이]는 '고양이'가 주인공.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코끼리나 기린와 관련된 영화들은 왜 없을까? 영화 소재로 말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

 



 

사고로 절름발이가 된 말 '우박이' 앞에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승호(차태현)'이 나타난다. 동시에 시력과 다리를 잃은 둘은 혼연일체가 되어 달리고 또 달린다.

 

[챔프]는 여러모로 [각설탕]을 닮았다. 달려야하는 운명인 말은 주인의 눈물에도 불구하고 계속 달린다. 사연을 가지고 헤어졌던 말과 기수는 운명처럼 다시 만난다. 그리고 유오성이 코치로 등장한다. 하지만 '실화'라는 부분에서 [챔프]는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증명이라도 하듯 마지막에 루나의 레이스를 보여주지 않던가! 또 예승 역의 꼬마아가씨도 [챔프]의 점수를 올리는 데 한 몫한다.

 

여기서 잠깐, 예승의 명대사를 되뇌어 보자. "그럼 눈을 네모나게 떠요?" 엄밀히 따져서 우리는 눈을 타원형으로만 뜰 수 있다. 네모지게 혹은 세모지게는 뜰 수 없다. 그리고 승호의 명대사도 기억하자. "나도 잃었다고!" 사고로 우박이의 다리와 새끼를 앗아간 것에 대한 미안함과 기수로서의 마음이 동시에 전달되는 대사다.

 

'추석맞이' 개봉영화답게 [챔프]는 참 훈훈하다. 감동적이고 교훈도 있다. 아역배우도 귀엽고 차태현도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었다. 그래도 여전히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았다. 왜 '말'을 소재로한 영화가 많은걸까? 다른 동물들은 왜 영화에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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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베러월드 - In a Bett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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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린다. 더 나아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나아졌다는 걸 알 수 있을만큼의 반대급부는 얼마큼의 처절함일까. 누구 말데로 '안해도 될 생각'으로 관람하기가 두려웠던, 기대되면서도 두려웠던 영화다.

 



 

아프리카에는 빅맨이 있다. 여자들의 배를 가르고 동물처럼 잡아먹는,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자다. 어느 날, 그가 치료를 받으러 안톤을 찾아 온다. 동료들은 빅맨의 치료를 거부한다.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의사로서의 책임과 사람들을 해치는 자에 대한 증오로 그는 혼란스러워 한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엘리아스를 위해 크리스티안은 나름의 처벌을 감행한다. 폭력의 원인이 됐던 자전거 튜브로 응징하고 칼로 위협 한다. 엘리아스의 아버지, 안톤이 택시 기사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고는 폭발물 제조에 들어간다. 울분이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크리스티안만의 대처법이다.

 

안톤이 의료 봉사를 하는 아프리카에는 '빅맨'이라는 惡이 있다. 엘리아스가 다니는 학교에는 '따돌림'과 '폭력'이라는 惡이 있다. 암으로 엄마를 잃은 크리스티안에게는 '아버지와 세상에 대한 분노'라는 惡이 있다. <인 어 베러 월드>에서 惡에 대한 대처법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는 惡만 있는걸까.

 

아이들의 폭력성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 폭력적 매체를 접하기 전, 곤충의 사지 절단을 일종의 놀이로 여기는 아이들을 보면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의견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보는 데로 배우고 가르치는데로 익혀 '유전과 환경'이라는 과학적 논란을 불식시키는 인간의 성장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내재된 것은 없다'는 결론도 일리 있어 보인다. 당시 '누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나?'라는 물음에 묵묵부담으로 응수하며 토론은 어이없게 끝났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better'라고 붙일만큼 '더 나은' 세상이란 어떤 모습일까? 그 때 누군가 '선과 악은 구분할 수 없다'고 던졌던 화두처럼 '더 좋고 나쁨을 나눌 수 있는 기준'이란게 과연 존재할까? 복수와 화합과 문명을 이야기한다는 이 영화 <in a better world>, 세상에게 또 다른 화두를 던지는 영화다.

 

마지막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것에 또 다른 화두를 던지는 안톤의 대사를 곱씹어보자.  "삶과 죽음 사이에는 항상 장막이 드리워져 있지. 그러다가 장막이 사라질 때가 있어. 친한 사람의 죽음 때문이야. 그리고 다시 장막은 드리워지고 우리는 또 다시 살아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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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 어 베러 월드
    from 인디플러그 2011-10-19 18:28 
    복수와 용서 그 영원한 딜레마,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우리의 선택은? 의사인 안톤은 아내 마리안느와 별거 중이고, 덴마크와 아프리카를 오가며 의료봉사를 하며 혼자 살아간다. 10살 난 그의 아들 엘리아스는 학교에서 상습적인 따돌림과 폭력을 당하고 있는데, 어느 날 전학 온 크리스티안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면서 둘은 급속히 친해지게 된다. 최근 암으로 엄마를 잃은 크리스티안은 가족과 세상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고,
 
 
 
최종병기 활 - War of the Arr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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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을 봐야 할 이유는 단 하나, 박해일이었다. 그러나 배우를 향한 소녀 감성과 어울리지 않게 <최종병기 활>을 본 것은 어느 주말, 술에 흠뻑 취한 심야 영화관이었다. '활'이라는 한국적 요소가 잘 버무려진 액션영화다. 남매를 엮는 건 우애보다 '활'이다. 그리고 그 활이 역으로 '우애'를 증명해낸다.

 

자인(문채원)이 청나라 포로로 잡혀가자 남이(박해일)이 화려한 활솜씨를 발휘해가며 자인을 구해낸다. 아쉽게도 내용은 이게 전부다. 그리고 호랑이와 문채원이 있다. 신랄한 비판 전, 미리 밝혀두겠다. <최종병기 활>을 본것은 어언 삼주전이고, 내 기억 속에 남은 이 영화는 호랑이와 문채원 뿐이다.

 



 

청나라 부대에 쫓기던 남이를 도와주는 건, 우리 민족도 아니오 활도 아니다. 호랑이다. 그런데 호랑이의 등장이 매끄럽지 않다. 갑자기 나타나는 것까지는 괜찮다. 줄곧 남이의 활에 죽어나가던 청나라 정예부대가 갑자기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그리고 그 이상한 기운에 부합하게 또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정예부대의 몇 명을 죽여 친히 남이의 일손을 돕는다.

 

더 문제는 문채원이다. 참 아름다운 배우다.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아쉽다. 박해일은 만주어 대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류승룡의 만주어는 참 박력있다. 듣고있으면 '저게 만주어구나'라며 생경한 외국어에 호기심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문채원의 만주어는, '호랑이 CG급'이다. '이상한 기운'을 증명하기 위해 나타나는 호랑이와 문채원이 읊조리는 만주어는 참 어색하다.

 

앞서 말했듯, 이 영화를 본 것은 삼주전이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엔 호랑이와 문채원 뿐이다. 아! 남자분들은 이 영화를 참 만족스러워했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내 기억 속엔 호랑이와 문채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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