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작품 중 가장 크게 울림을 주는 시 <참회록>이다. 1941년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졸업기념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하려 했으나 친구들의 만류로 실패한다. 이때 들어간 작품이자, 시인 윤동주가 우리나라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 바로 <참회록>이다. 시에서 윤동주는 '거울'을 통해 자기 반성과 성찰을 해나간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려 계속해서 지우고, 닦고를 반복한다. 이런 행위는 나라에 대한 생각으로 확대된다. 그것은 '파란 녹이 낀 거울'이 '왕조의 유물'이라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시인은 몰락한 왕조에 대한 슬픔과, 그 안에서 살아온 자신의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에 대한 회한을 모두 시에서 드러내고 있다.
시의 한 줄 한 줄을 읽으며 윤동주가 어떤 마음으로 적었을까 생각했다. 영화 <동주>에서, 노래 <무서운 시간>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윤동주에 대한 감정이, 이번 책으로 폭발한 기분이다. 누군가의 반성과 성찰, 자신의 처절한 절망과 서러운 외침을 간접적으로 읽어볼 수 있다니. 한 나라의 후손으로서,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감정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윤동주의 시집은 뜨거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시인 윤동주와 그의 결기, 그리고 마음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책 <읽고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