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모든북스 감성시집 1
윤동주 지음 / 모든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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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윤동주를 세 번 만났다. 학창시절 <서시>에서, 영화 <동주>에서, 팬텀싱어 <무서운 시간>에서. 모두 '윤동주'라는 사람을 그리고 있었다. 1917년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중국인학교를 다니고, 평양에서 수학하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왔다. 학업 도중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에 체포되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했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윤동주는 1945년 2월 생을 마친다. 옥중에서 일제가 벌인 생체실험의 일환으로, 의문의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았다는 주장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은 없다. 그의 나이 28세 였다.

윤동주는 시인이었다. 여리고 아픈 시인. 어렸을 때는 가난이, 학업을 하면서부터는 조국의 운명에 마음을 썼다. 그 결과가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담겨 있다. 윤동주는 살아생전 자신의 원고를 정병욱, 이향하 두 선생에게 한 부씩 나눠줬다고 한다. 그 중 정병욱 선생이 보관하던 것이 살아남아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유고시집의 작품들도 모두 그 책에서 기인한다. 이 책에는 총 88편의 윤동주 시가 담겨있고, 그 중 총 8편의 시를 독자들이 직접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시인 정지용의 서문과 강처중의 발문, 작가연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크게 울림을 주는 시 <참회록>이다. 1941년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졸업기념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하려 했으나 친구들의 만류로 실패한다. 이때 들어간 작품이자, 시인 윤동주가 우리나라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 바로 <참회록>이다. 시에서 윤동주는 '거울'을 통해 자기 반성과 성찰을 해나간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려 계속해서 지우고, 닦고를 반복한다. 이런 행위는 나라에 대한 생각으로 확대된다. 그것은 '파란 녹이 낀 거울'이 '왕조의 유물'이라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시인은 몰락한 왕조에 대한 슬픔과, 그 안에서 살아온 자신의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에 대한 회한을 모두 시에서 드러내고 있다.

시의 한 줄 한 줄을 읽으며 윤동주가 어떤 마음으로 적었을까 생각했다. 영화 <동주>에서, 노래 <무서운 시간>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윤동주에 대한 감정이, 이번 책으로 폭발한 기분이다. 누군가의 반성과 성찰, 자신의 처절한 절망과 서러운 외침을 간접적으로 읽어볼 수 있다니. 한 나라의 후손으로서,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감정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윤동주의 시집은 뜨거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시인 윤동주와 그의 결기, 그리고 마음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책 <읽고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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