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 정규 8집 parallax
박정현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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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4집을 내내 듣다가 8집을 듣는다면 이 새로운 앨범인 8집은 싱겁기 짝이없다. 처음 들었을 때는 귀에 쏙쏙 박히는 곡이 단 한 곡도 없어서 당황스러울 정도다. 박정현의 가창력이야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노래가 좀 싱거운걸, 하게 되어버리는데, 조금 더 들어볼까, 하는 생각에 몇 번 반복해 들었더니 이 앨범은 그제야 빛을 발한다.


신문 기사에서 타이틀곡인 『미안해』는 번안곡이라길래 어어, 그런건 싫은데, 하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막상 박정현의 입을 통해 듣게된 미안해는 좋고 또 좋았다. 두번째 들었을때부터였나, 나는 미안해가 나올때마다 따라서 흥얼거렸고 어느 순간부터는 자꾸만 이 노래를 반복 재생하게 되었다. 


「실감」과 「도시전설」등이 제일 쉽게 귀에 익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앨범 전체에 대한 만족도가 커져갔다. 물론, 4집만한건 아니지만.


그러나 한 가수에게 찬란한 앨범은 단 한장이면 족하지 않은가. 4집이 그토록 찬란했다면, 8집은 이정도쯤 되는것도 나쁘지 않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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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도
이윤 리 지음, 송경아 옮김 / 학고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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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제대로만 말하면 나쁜 농담이 아니지만, 나는 제대로 된 방식을 알지 못한다.(제대로만 한다면 죽음은 나쁜 농담이 아니야 中)-295-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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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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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이십대보다는 삼십대가 좋았고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된 지금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졌다는 것. 그토록 막연하고 불안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스런 감정들이 모두 다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으련만 마음이 연애감정에서 멀어지자 자유로워졌다. 쓸쓸한 자유. 그 자유가 나쁘지 않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지고 나는 전공과는 상관없이 북 디자이너가 되었다. 일상에 집중했고, 어머니 생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주변 남자들의 진실과 위선을 과장 없이 바라볼 수 있었으며, 나보다 젊은 여자들이 부러움 없이 아름답게 보였으며, 사람들하고 제법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고, 여행지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있는 대신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며 옛날 일을 떠올려도 웃을 수 있었다. 내게는 영원히 찾아올 것 같지 않았던 평화가 거기 있었다. 다시 한 사람을 향한 격정 속에 빠져서 매 순간을 휘둘리고 싶지 않다. 한 사람을 욕심내는 일은 격정만 주는 게 아니라 절망감을 함께 준다. 그래서 가차없이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혀버리기도 한다. -231-232쪽

(이어서) 그 격정과 절망 속에 다시 나를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단편, 모르는 여인들 中)-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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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랑
세드릭 프레보 지음, 양영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5월
품절


나는 누군가와 커플을 이루어 사는 내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당할까봐 두렵기도 하고, 숨이 막힐까봐 망설여지기도 한다. 사랑할수록 가까이 붙어 살지 않는 것이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진리다.-28쪽

맹세컨대, 정말로 사람은 나약해지면 끝장이다.-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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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낸시 휴스턴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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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다시 군대로 돌아간다. 우리가 전쟁에서 지고 있고, 예수님이 살인하지 말라고 하셨는데도, 다른 독일 남자들처럼 아빠 역시 가능한 한 많은 러시아인을 죽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혹시 예수님이 아니고 모세가 한 말인가? 할아버지는 선택의 여지없이 그저 죽이든지 죽든지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신다. 할아버지는 식전 기도를 할 때면 아빠와 로타르 오빠를 적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하시는데, 그럴 때 러시아 사람들이 자기들의 아빠나 오빠를 보호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들이 말하는 적은 바로 우리일거고, 목사님이 교회에서 히틀러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실 때, 러시아 교회에서도 사람들이 자기들의 지도자를 위해 기도할 텐데, 그럴 때 나는 가엾은 하나님이 구름 속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모든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려 하지만 불행히도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광경을 상상해본다.-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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