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동화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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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부터 현재 (1978년생)까지 꾸준히 작가활동을 하고 있고 본명을 철저히 숨긴채 작품을 내놓는다는 오츠 이치(Z-1), 지금은 삼십대일 그의 글이 아직도 동심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컸다.  같은 부류로 묶을 수는 없겠지만 굳이 일본 추리소설가들과 비교를 한다면 오츠 이치가 전문적인 냄새가 덜 나서 개인적으로 이전에 읽었던 미야베 미유키나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좋았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문학 장르가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니고 옛날 이야기에서 야하거나 너무 잔인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부드럽게 다듬어 아이들에게 읽도록 만들기 시작한 게 바로 동화라는 아주 애매한 아동 문학이란 얘기를 나눴던 독서 모임에서의 말들이 떠오름과 동시에 암흑 동화라는 이 작품의 제목이 목에 탁 하고 걸렸다. 제목 그대로 이 책에서는 암흑스러운 것들이 조금도 거르지 않고 -팔을 잘랐지만 통증이 없고 피도 많이 나지 않아 그저 피가 잘린 팔 부위에 살짝 붙어 있다는 류의 표현- 아이들의 눈을 통해 그저 보이는 대로 감정 없이 적혀 있는 듯한 이 작품. 

갑자기 이와 비슷하게 야한 동화를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 또는 그 외의 성교 장면을 우연히 봤을 때 그저 깨벗고 운동 들을 하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의 느낌을 가졌던 만큼 그 시각 그대로 표현한다면 새로운 표현법이 다시 한 번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기쁨과 함께. 

자신이 쓰는 글이 책 속에 등장하고 또 다시 자신이 다른 이름으로 등장해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작품을 다시 쓰고 있기도 하고, 구성 면에서도 조금 묘한 구석이 있는 글이었다.  

영화를 통해 말을 배운 까마귀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꿈을 꿀 수 있게 하기 위해 누군가의 눈을 뽑아 온다는 것이나, 안구 이식을 받은 여학생이 이전 눈 주인의 상황을 자꾸만 꿈처럼 보게 되어 그의 측근을 찾아간다는 내용은 매우 새롭다. 특히 안구 이식에 대한 소재는 나 역시 한 번 쯤은 생각해 봤던 부분이라 그것이 소설로 탄생해 있는 것을 보니 어쩐지 내 마음을 읽어낸 일본의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에게 친근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다음은 오탈자로 의심 되는 부분  

40쪽 밑에서 7줄 : 말렴 -> 마렴 (정확하진 않은데 아마도 이게 맞을 듯) 

41쪽 4줄 : 선생님에 -> 선생님이  

121쪽 밑에서 7줄 : 가슴을 -> 가슴에 

131쪽 3줄 : 들리고, 들려도 -> 들르고, 들러도 

135쪽 밑에서 8줄 : 들릴 -> 들를 

242쪽 4줄 : 나는 -> 나와  

252쪽 3줄 : 반대에요 ->반대예요

262쪽 밑에서 3줄 : 목제로 > 목재로 

270쪽 밑에서 8줄 : 싫니? -> 싫으니? 

308쪽 밑에서 4줄 : 그리고는 -> 그러고는 

360쪽 11줄 : 되요 -> 돼요 

370쪽 9줄 : 의사에요 -> 의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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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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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울컥과 눈물 뚝뚝의 맛을 한꺼번에 보았다.

몇 년 전 삼미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 작가에게 약간의 호기심이 일기는 했지만,

어쩐지 책의 제목에 대한 거대한 편견을 안고 그저 간혹 보는 단편들 속에서 '아, 참 잘 쓰는 사람이구나' 정도로 술렁술렁 넘겼던 박민규. 거대한 편견이란, 책의 제목 때문에 얻은, 그가 남자의 글을 좋아할 것이라는 그런 것.

 

회사 막내 동생 덕에 읽게 된 이 책은, 이야기에 홀려 책을 놓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해 버린 연합고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던 당시의 나의 모습을 고스란히 데려다 놓았다, 18년 전의 나 그대로!

 

요한의 달변과, 나와 못생긴 그녀와의 애틋한 사랑이 다인 듯 보이는 이 소설.

요한의 말들이 신기한 것이, 결코 가벼운 것도 단어가 쉬운 것도 아닌데 신나게 술술 읽히며 머릿속에 자동접수가 되곤 한다는 것.

 

작가는 특이하게도 두 가지의 마무리를 대놓고 제시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소설로써는 특이한 일처럼 보이지만, 생각해 보니 영화에서는 흔하게 쓰이던 기법이었다.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와 같이, 어떤 시점을 중심으로 '만약'을 붙여 보는 것이다.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세 번째 결론은 독자의 몫이라는 말과 함께 '사랑'이라는 무서운 단어를 떡하니 떨어뜨려주고 작가는 얄밉게 달아나고 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쩌라고!
 

아래는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32쪽 12줄 : 가등 -> 가로등

72쪽 6줄 : 후덥지근하면서도 -> 후텁지근하면서도

106쪽 9줄, 108쪽 7과 14줄, 191쪽 1,2,4,12줄과 끝 : 난장이 -> 난쟁이

117쪽 6줄 : 않을래야 -> 않으려야

174쪽 9줄 : 짝부랄 -> 짝불알

288쪽 7줄 : 아닐런지요 -> 아닐는지요

364쪽 4줄 : 되갑니까? -> 돼갑니까?

405쪽 밑에서 3줄 : 아실런지 -> 아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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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갑이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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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쓴 글, 즉 짜임새 좋고 스토리 좋은 글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짜임새로 시작해서 그것으로 마무리 짓는 추리는 입맛에 맞지 않는 편.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반장님의 지갑을 시작으로 모리모토 류이치가 죽는 사건도 함께 시작되고,
목격자 사치에 양의 지갑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등의 쓰기 형태가 끝까지 유지된다.
추리소설의 필수 조건인 짜임새를 통해 범인 감추기나 은근히 이것 저것 벌여 놓아 '요놈이 범인'이라며 의심할 만할 '인물들'도 함께 풀어둔다.
추리는 늘 그렇지만 이번 것도 똑 같이, 영화로 나오면 딱 좋을 듯한 일본스러운 그런 글이었다.

이것으로 히가시노 게이고 이후 두 번째 일본 유명 추리작가의 책을 읽었다.
추리소설은 읽을 때만 재미가 넘칠 뿐 다 읽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기발함 말고는 뭐라 할 말이 없다고나 할까?
마치 조카들과 나란히 앉아 명탐정 코난을 투니버스에서 보고 난 기분.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추리소설을 읽는 일이 어쩐지 섹스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볼 때만 짜릿하고 여운이 오래 가지는 못하는,
허무하지만 계속 하고 싶고 또한 하게 되는 일.

아래는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265쪽, 밑에서 5줄 : 노래를 -> 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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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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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세 집단 터먼 집단(캘리포니아 도시 지역 학생 중 IQ140이상인 1%의 학생), 하버드 집단(평점이 C 이상이고 건강한 학생들), 이너시티 집단(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 을 기준으로 그들이 어린 시절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의 생활을 여러 가지 방법(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담당하는 학자들이 직접 설문과 인터뷰 등을 받아내는)을 사용해 그들의 일생을 조사해 온 것을 토대로 행복의 조건이라는 이 책이 긴 여정을 마치고 나온 것이란다.

이론에 근거한 것이 아닌 실제의 사람 사는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지루하지 않게 더듬어내고 있다. 한 권을 주문해 둘째 언니와 어머니께도 권해볼 생각을 하면서 리뷰를 시작하려 한다.

평소 '지혜'라는 단어에 관심이 많았다.

결혼의 문턱을 바라보기만 하던 때 만나 뵀던 그의 어머니는 겨우 한 시간 정도 얘기나눠본 나에게 지혜로운 아이라며 칭찬하셨는데, 그것에 대해 정말 알 수 없어서 해당 단어에 관심을 가졌던 내가 그분이 말하는 '나의 지혜'가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은 불가능했다.

저자의 조카 메리언 브로벨은 '지혜는 풍부한 경험의 산물이며, 다른 사람과 진정한 의사소통을 하면서 축적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위 마이클 뷸러는 '판단을 내려야 하거나 다른사람과 의견 충돌이 생길 경우 균형 있는 시각을 갖게 될 때까지 기꺼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 바로 지혜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75세에 이른 하버드 출신자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모순과 아이러니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참을성, 감정과 이성의 조화,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자기익식,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능력, 균형 있는 시각, 삶에 대한 폭넓은 이해, 사물의 양면성에 대한 인식, 인내, 삶의 아이러니에 대한 깊은 이해, 주변 사물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 세상과의 연관성 인식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그것을 단어로 간단히 표현하자면 성숙, 지식, 경험, 지적'정서적 이해력이라고 한다.

마음에 안 드는 종교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다음의 표를 던져주고 싶다.   


                  미성숙한 종교적                  신념 성숙한 영적 확신 
               에릭슨의 정체성 과업                에릭슨의 통합과업
                      도그마                                    메타포 
                 전능하고 폐쇠적임                자발적이고 열려있음
               주는 나의 목자시니,             상처를 입었으니, 신이여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네'         상처를 치유해 주소서'
                (부모 - 자식 관계)                       (협력 관계) 
                수치심, 의무감, 심판                  긍정, 감사,용서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는 바람         지옥에 다녀온 결과  

353쪽부터 366쪽까지는 종교를 갖는 것과 노년의 행복의 관계를 얘기하고 있는데 대부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그와 달리 성숙한 영적 확신을 통해 자신의 불행을 반대의 경우로 이끈 사람들의 경우를 들며 위의 표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409쪽.
'역경이 인격 구조에 지울 수 없는 손상을 입힌다는 생각도 실제 경험적 사실과는 무관한 가설일 뿐이다'라고 말했던 마이클 루터 경(영국 최초의 아동정신의학 상담의)이 분명히 옳았다.
물론 유년기에 성폭력을 당하거나 전쟁의 잔악성을 경험하는 등 극심한 외상 장애를 겪은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평생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 아침이나 감기가 다 나은 뒤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잔인한 운명을 극복한 뒤라면 자신의 인격이 달라진 듯한 환상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밑바탕은 예전 그대로다.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어떤 이론이든 증명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1장에서 소개했던 이너시티 출신 앤서니 피렐리가 사업가로 성공한 데는 분명 어딘가에 근원이 있다. 정신분석가인 내가 판단하건대, 그는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게 해주었던 누이 애나, 형 빈스, 아내의 사랑을 내면화할 수 있었으며, 그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유전학자라면 피렐리의 훌륭한 기질, 그리고 피렐리의 대학진학을 도왔고 이후 은행장이 된 형 빈스를 그 성공의 토대로 꼽았을 것이다. 또한 오래전 이탈리아에서 은행장을 지냈던 외증조부를 꼽았을 수도 있다. 이러한 관찰들은 모두 유효하다. 그러나 피렐리가 어머니의 조울증이나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증세와 관련된 유전자 대신 이재(理財)에 밝은 재능이 담긴 유전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불가사의한 행운이 따라주었기에 가능했다. 피렐리가 긍정적인 노화의 모델이 되거나 그의 아들이 수학 박사학위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미래를 예견해야 하는가? 삶의 위험요소들보다는 건설적이고 방어적인 요소들을 세어보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요소들도 네 가지 개인적 자질이 뒷받침 돼야만 가능해질 것이다. 첫째, 미래 지향성, 즉 미래를 예견하고 계획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둘째, 감사와 관용, 즉 컵에 물이 반만 남았다고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반이나 차 있다고 여길 줄 아는 능력이다. 셋째,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 즉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느긋한 태도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줄 아는 능력이다. 넷째,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준다거나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 해주기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어우러져 함께 일을 해나가려고 노력하는 자세다.

조금 뻔한 얘기 같지만 중요한 사실임에는 틀림 없는 말들을 담아 놓은 이 책. 실제로 살고 있거나 살고 있던 이들의 얘기들을 통해 전달 받으니 더욱 피부에 와닿을 수밖에 없다.

어쩌면 진리라는 것은 알고 보면 유치하고 뻔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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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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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옳은 일 하기
구제금융 분노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온다. 그리고, 하나의 목숨으로 다섯을 살리는 게 과연 정의로운가 하는 문제!

2강 최대 행복 원칙
공리주의에서의 정의는 대부분 수치로 나타나고 또한 수치로 보여야 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에서 더 많이 나타나게 되니 공리주의에는 정의가 대입될 수 없는 것. 소수를 희생함이 반드시 동반되니까.
저자는 밀과 벤덤을 통해 고급쾌락과 저급쾌락에 대해 말한다. 벤덤은 쾌락은 그저 쾌락이란 이름으로 묶으면 된다 여겼고, 밀은 고급쾌락과 저급쾌락을 나눠 저급하다 여겨지는 존재로 추락하고 싶지 않다 여겨지는 인간의 마음은 존엄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3강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소유물에 대한 정의. 과연 우리가 지금 소유하고 있는 재산은 정의로운 것인가에 대한. 그리고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마감하거나 마감 요청을 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하여 ,그리고 세금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 재분배 하는 것을 국가의 강제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결론은 국가의 강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

4강 대리인 고용하기
이번 강의는 전쟁에 필요한 군인을 어떻게 모집할 것인가에 대한 것.
징병, 돈을 주고 대신 갈 사람을 사는 경우, 지원 이렇게 세 가지를 두고 얘기한다.
이에 대한 반박은 군입대를 사회적 의무로 가져가는 것 말고는 없는 듯싶다.
두 번째 대리모 이야기는 옛날 우리 나라의 씨받이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의 대리출산과 우리 나라의 씨받이가 다른 점은 의학의 발달 때문인데, 똑 같이 돈 많은 집이라 하나는 거대한 집의 재산을 불리거나 지킬 남자가 필요했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를 가질 상태가 되지 않고 대리모와 병원에 지불할 능력이 되므로 씨를 다른 여성에게 간접적으로 뿌려 아이를 낳아 데려오는 것이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의학의 발전이 없던 시기인데, 그 때에는 내 남편과 씨받이의 그녀가 잉태를 위한 섹스를 하는 꼴을 넘겨야 하는 아내의 고통과, 어느새 속정이 들어 좋아하게 된 아이 아버지와 아이를 모두 그대로 둔 채 일정의 금액을 받고 꺼져줘야 하는 씨받이녀 여자의 입장.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리'라는 것들에 대한 정의일 텐데 솔직히 그런 것들이 옳고 옳지 않고를 따질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고, 이 모든 반박과 내용이 죄다 헛소리처럼만 보인다는 것이다.

5강 중요한 것은 동기다
칸트가 말하는 자율, 의무, 도덕.
쾌락, 욕구 등의 모든 목적이 사라져서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들이 모인 것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자율, 의무, 도덕이 목적이 돼야 하는 모든 것. 한 마디로 무조건적 존중~!

6강 평등 옹호
정치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 했던 개인주의자 칸트를 보완하겠다고 2세기 뒤에 나타난 존 롤스.
합의 없이 계약이나 의무가 이행되는 경우를 저자의 경험에 비춰 얘기하는데 뜬금없이 구매 의사도 묻지 않고 빨대를 꽂아 버리는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떠올랐다. 물론 야쿠르트의 경우 호혜원칙이 들어맞지 않겠지만, 그게 야쿠르트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우스운 생각이.ㅋㅋ

다시 존 롤스로 돌아가 보자. 그는 무지의 장막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는데 그것은 상대방의 조건에 대해 백지 상태라는 가정하에 이뤄지는 것이라는데 신기하게도 거기엔 사회에서 가장 약자에 속하는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경우에만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인정한다는 차등원칙이 있다. 차등원칙을 적용한 평등. 글쎄..역시존 롤스에 대한 반박이 이루어지는데 굳이 얘기할 필요 없는 것들이다. 뭐, 뻔하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라고나 할까.

7강 소수집단 우대정책 논쟁
소수집단들이 우대정책을 실시하는 원인을 알아본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그렇다면 집단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핑계를 만들어 우대정책을 실시하는 게 옳은가 하는 문제를 말하다가 결국 교육은 이익과 관련이 없어야 하고, 교육과 연구를 통해 공동선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논란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정의와 권리의 기본을 찾고 싶은 욕구가 일어 칸트와 롤스 같은 철학자들의 주장이 나오는데 이 시도에 대한 성공은 다음 장에서 다룬단다.

8강 누가 어떤 자격을 가졌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을 가지고 앞에 나왔던 것들을 쉽게 풀어가려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본성에 대한 얘기를 자꾸 하는데, 이를 테면 노예가 될 본성, 위험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본성 등이 그것이다.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본성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그저 그걸 버티는 끈질김과 독함이 필요할뿐.

장애인 프로골퍼 케이시 마틴의 카트 사용에 대한 논쟁을 예로 들며 판결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을 생생히 보여줬다고 말한다. 결국 케이시 마틴은 승소했다, 스포츠의 목적을 따지는 판사의 그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을 보여줬다고 말하는 듯했다.

정의와 권리에 관한 논쟁은 사회 제도나 조직의 목적, 그것이 나누어 주는 재화 그리고 영광과 포상을 안겨 주는 미덕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을 만들 때 이런 문제에 중립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좋은 삶의 본질을 논하지 않고는 공정성을 말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고도 했다.

9강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의무에 대해 말하는 9강의 초반에는 자신이 한 것이 아닌 과거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자유주의자들에게는 연대의무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보편적이지 않고 특수한데, 그것에는 우리가 떠안아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고, 이 책임은 상대를 이성적 존재가 아닌 역사를 공유하는 존재로 인식한다고, 그러나 자발적 의무와 달리 합의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노예나 위안부에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은 연대의무를 져버리겠다고 무식하게 떠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10강 정의와 공동선

마이클 샌델, 그가 좋아하는 정의는 공리나 행복의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아닌,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도 아닌,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위의 두 경우의 정의가 왜 싫은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걸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 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으며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게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정의로운 사회에 한발 한발 다가가게 되는 것이겠지.

아래는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331쪽 8줄, 형에 관한 를 -> 형에 관한 (거처)를, 또는 다른 단어가 들어가도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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