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안타까움성
디미트리 베르휠스트 지음, 배수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초반까지는 무라카미 류의 '식스티 나인' 같은 자신의 성장기 정도가 아닐까 하다가
중간이 지나고 끝무렵까지 오니 아 이건,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개천 냄새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지워진다고 해도 그 개천에 대한 그리움 또는 개천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내 사람들에 대한
아주 애매모호하고도 더럽다가도 측은하다가도 결국 마음이 아파지는 그런 마음이 담겨 있는 책. 

자매가 다섯인 우리 집안의 음주를 지르는 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담뿍 받다가,
아, 그래도 베르휠스트 남자들처럼 게워내고 밑으로 줄줄 싸 대는 짓을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니
우리 오자매의 모습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하다가,
음주노래 부르던 기억을 더듬어 기어코 꺼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일화를 보면서
그건 또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이 됐다가 아니었다가를 반복하기를 여러 번.
뭐 결국 우리 집안은 베르휠스트 부자가 했듯, 갓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온종일 그리고 밤새
주점순례를 하지는 않았던 할 수도 없던 집안이기는 했지만,
술 좋아하는 집안의 분위기는 아주 극단적인 몇 가지만 제외하고는 아주 비슷할 수밖에 없구나. 

알코올 중독자 집안에서 구제돼 위탁가정으로 보내지고 문학인이 된 후
큰소리 한 번 안 내서 좋은 건지 좋아서 큰 소리를 내지 않게 되었던 건지 알 수 없는
그런 여자친구와 함께 사는 디미트리는 그래서 행복할까? 

제목이자 이 책의 주제일지도 모르는 '사물의 안타까움성'에 대한 이야기.

(식물이 되어버린 할머니를 방문했을 때 디미트리가 한 독백,267쪽~)

 

카페테리아는 항문과 요도가 헐렁해진 노인들과 방문객들로 바글거렸으며, 방문객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이 떠들어 대는 소리로 정신없이 시끄러웠다. 사람들이 양로원에 올 때 꼭 아이들을
동반하는 이유는 아마도 나이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그리고 노인들에게 인생이 마치 영원한 계주처럼 대를 이어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 주려함일 것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모든 인간이 필사적으로 붙들고 결코 놓지 않는,
애석한 사물들의 이 미칠 듯한 안타까움성이여. 

여기서 저자는 어쩌면, 모든 태어남과 죽어감이 사물처럼 안타깝고 그지없다는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면 너무 뻔한 결말이려나.
그러니까 죽음조차도 '놀이'를 통해 학습된다고 표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참고로 '죽음놀이'는 292쪽에 나와 있다)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60쪽 밑에서3줄: 둘러매고 -> 둘러메고

63쪽 끝줄: 메모리에3 에 대한 각주가 없다

78쪽 10줄: 기록를 -> 기록을

112쪽 끝줄과 113쪽 1줄: 검정색 -> 검은색

124쪽 밑에서9줄: 걸쳐 매고 -> 묶었는지 얹어 두었는지에 따라 가려 써야 함

168쪽 밑에서10줄과 9줄: 맞추기 -> 퀴즈는 맞히는 것이지만 대화라서 일부러 이렇게 썼는지?

230쪽 밑에서6줄: 지나 ->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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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버스 2014-06-1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 베르휠스트의 소설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 공연되어 정보 공유합니다. 소설을 읽으신 분들께는 더욱 흥미로운 연극이 될 것 같아 댓글 남겨요. 공연 정보는 인터파크에서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2014.07.10-2014.07.20 아르코 소극장
전석 2만원
예매 바로가기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4006227#Tab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