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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오랜만에 울컥과 눈물 뚝뚝의 맛을 한꺼번에 보았다.
몇 년 전 삼미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 작가에게 약간의 호기심이 일기는 했지만,
어쩐지 책의 제목에 대한 거대한 편견을 안고 그저 간혹 보는 단편들 속에서 '아, 참 잘 쓰는 사람이구나' 정도로 술렁술렁 넘겼던 박민규. 거대한 편견이란, 책의 제목 때문에 얻은, 그가 남자의 글을 좋아할 것이라는 그런 것.
회사 막내 동생 덕에 읽게 된 이 책은, 이야기에 홀려 책을 놓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해 버린 연합고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던 당시의 나의 모습을 고스란히 데려다 놓았다, 18년 전의 나 그대로!
요한의 달변과, 나와 못생긴 그녀와의 애틋한 사랑이 다인 듯 보이는 이 소설.
요한의 말들이 신기한 것이, 결코 가벼운 것도 단어가 쉬운 것도 아닌데 신나게 술술 읽히며 머릿속에 자동접수가 되곤 한다는 것.
작가는 특이하게도 두 가지의 마무리를 대놓고 제시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소설로써는 특이한 일처럼 보이지만, 생각해 보니 영화에서는 흔하게 쓰이던 기법이었다.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와 같이, 어떤 시점을 중심으로 '만약'을 붙여 보는 것이다.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세 번째 결론은 독자의 몫이라는 말과 함께 '사랑'이라는 무서운 단어를 떡하니 떨어뜨려주고 작가는 얄밉게 달아나고 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쩌라고!
아래는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32쪽 12줄 : 가등 -> 가로등
72쪽 6줄 : 후덥지근하면서도 -> 후텁지근하면서도
106쪽 9줄, 108쪽 7과 14줄, 191쪽 1,2,4,12줄과 끝 : 난장이 -> 난쟁이
117쪽 6줄 : 않을래야 -> 않으려야
174쪽 9줄 : 짝부랄 -> 짝불알
288쪽 7줄 : 아닐런지요 -> 아닐는지요
364쪽 4줄 : 되갑니까? -> 돼갑니까?
405쪽 밑에서 3줄 : 아실런지 -> 아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