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행성 샘터 외국소설선 6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노인의 전쟁>으로 시작한 존 스칼지의 우주소설(?)이 <유령여단>을 거쳐 <마지막 행성>으로 대단원을 마무리했습니다. 존 페리를 알게 된 건 1년 전 쯤, <유령여단>이 출간되고 나서였습니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는 좋아하지만 다른 장르의 책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노인의 전쟁>이나 존 스칼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요. (사실은 추리소설과 스릴러, 이 둘을 잘 구별할 줄도 모르고 구별해야할 필요성도 못 느끼지만, 차이가 있는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출간된 지 얼마 안 된 <유령여단>을 책장에 꽂아두고도 어쩐지 손이 안 가더군요. 그러다가 지난 5월에야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노인의 전쟁>을 먼저 읽었습니다.

"75세 생일에 나는 두 가지 일을 했다. 아내의 무덤에 들렀고, 군에 입대했다."로 시작과 동시에 몰입하게 만드는 <노인의 전쟁>은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더군요. 게다가 <유령여단>은 <노인의 전쟁>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령여단>까지 읽고 나니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게 되더군요. 그런데 책을 너무 열심히 기다리면 출간이 늦어지는 징크스가 있어서 신경쓰지 않으려 하다 보니 깜박 잊고 지냈습니다. 그래서 <유령여단>을 읽고 50여 일이 지나서 <마지막 행성>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는 ‘벌써?’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75세 생일에 아내의 무덤에 작별을 고하고 우주개척방위군에 입대했던 존 페리는 이제 여든여덟 살의 평범한(?) 젊은이(!)입니다. 예전처럼 빠르거나 강하지 않고 ‘뇌도우미’도 없고 ‘똑똑한 피’도 없는 세 번째 몸으로 옮겨왔지요. 존 페리의 아내는 <유령여단>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제인 세이건입니다. 이들은 샤를 부탱의 딸 조이를 입양해서 ‘허클베리’라는 행성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허클베리에서 평화로운 생활에 익숙해진 존 페리·제인 세이건 부부. 그런데 우주개척연맹은 이들에게 새로운 행성(로아노크)으로 이주하는 개척민을 통솔해달라는 제안을 합니다. 존 페리 부부는 우주개척연맹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조이와 2,500명의 개척민과 함께 로아노크로 향합니다. 물론 ‘로아노크’에서는 큼직한 사건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모니터를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이 침침합니다. 여기저기 아픈 곳도 생기고, 기억력은 더 나빠지고, 어느새 흰머리도 생겼습니다. 나이를 먹는 게 실감이 납니다. 며칠 전에는 계단을 올라가는 데 어찌나 힘이 들던지, 조금 올라가다가 쉬고 또 조금 가서 쉬고 했습니다. 75살이 되면 얼마나 더 달라질지 지금은 상상도 안 됩니다.


우주개척방위군에 입대한 존의 마음이 슬쩍 공감이 됩니다. 지구에 다시 올 수 없다는 제약 때문에 선뜻 결정할 수는 없겠지만 똑똑한 피와 뇌도우미는 아주 유혹적입니다. 공부를 안 해도 외계어를 다 알아들을 수 있고 시력도 좋고 운동기능도 좋고 젊고…… 책을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을 가끔 하게 됩니다.


<노인의 전쟁>과 <유령여단> 모두 흠잡을 데 하나 없이 재밌었지만 <마지막 행성>은 더 흡족합니다. 이야기의 시작과 진행과정, 결말 모두가 마음에 쏙 듭니다. 책 날개에 보니 외전인 <조이의 이야기>도 있더군요. 그 작품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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