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트 블랑슈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제프리 디버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007’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숀 코네리 翁이 생각납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봤던 것 같은데(정확하지는 않네요. 어쩌면 다른 007 시리즈 일지도...) 조금 느끼하고 많이 멋진 모습이 제임스 본드랑 딱 어울리더군요. <어나더 데이>의 피어스 브로스넌이나 <카지노 로얄>의 다니엘 크레이그도 나름 멋있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숀 코네리 영감님이 영원한 007입니다. 숀 코네리는 백발이 더 멋있는 것 같습니다.


제프리 디버 선생이 007을 쓴다는 소식은 좀 뜻밖이었습니다. ‘다른 작가의 주인공을 마음대로 써도 되나? 혹시 제프리 디버가 패스티슈를 하려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중에 제대로 알고 보니 이언 플래밍 재단에서 제프리 디버에게 정식으로 집필을 요청했다고...


제프리 디버의 작품을 좋아하는 1人입니다.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도 좋아하고 캐트린 댄스도 좋아합니다. 스탠드 얼론도 참 좋지요.) 그래서 <카르트 블랑슈> 출간이 무척 반갑더군요. 반전대마왕 제프리 디버가 그리는 007은 어떤 모습일지, 어떤 거대한 음모가 진행될지 기대하며 책을 기다렸습니다.


세르비아에서 펼쳐지는 일요일부터 사건이 마무리되는 금요일까지 6일 간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시작부터 흥미진진합니다. 유독화합물을 싣고 달리는 기차가 있고 이 기차를 공격(테러)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007은 이 사람을 저지해야합니다. 이 화합물이 유출되면 너무 많은 사람의 생명이 위험하니까요. 007은 일단 테러를 막는 데 성공하지만 범인을 잡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더 큰 테러에 관한 단서를 하나 얻게 됩니다.


이번에도 역시 Q의 최신 무기와 멋진 본드카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본드 걸도 있지요. 이 셋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007이 007 같지가 않으니까요. 이 책은 제프리 디버의 책 같은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이야기의 재미는 여전하지만, 위기상황에서 일단 끊고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곤 하는 제프리 디버의 ‘끊어보여주기신공(?)’ 대신 원조 007이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좀 더 재밌고 좀 더 강해지긴 했지만요...


앞 부분을 읽을 때는 약자가 많이 나와서 대략난감했었습니다. 엄청난 약자의 홍수였지요. (책 뒤쪽에는 약자를 풀어서 설명한 용어해설이 있더군요.) 그래도 읽어갈수록 이야기가 점점 재밌어져서 약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야기에 몰두할 수 없게 방해하는 요소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번역 문제입니다. 급하게 대충 번역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별점을 하나 뺐습니다.


이제 ‘007’이라고 하면 숀 코네리와 제프리 디버가 같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007영화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아직 못 본 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를 봐야겠네요. 아, 영화보다 책 <퀀텀 오브 솔러스>를 먼저 읽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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