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려군, 왕페이가 부른 노래 <단원인장구(但願人長久)>다. 제목을 풀이하면, "다만 원하나니 인생 오래오래 이어져"(p.234)란 뜻이다. 송나라 때 정치인, 학자, 시인으로 유명한 동파 소식이 지은 한시 <수조가두(水調歌頭)>를 가사로 삼아 만든 중화권 대중 가요다.
"이 시의 서문에는 "병진년 가을 밤새 즐겁게 술을 마시다 크게 취해 이 글을 쓰며 자유(子由)를 그리워한다"라고 적혀 있다. 그가 말한 자유는 아우 소철이다."(p.235) 덧붙이자면, 소식이 지방관으로 좌천, 혹은 귀향을 가서 중추절, 우리나라로 치면 한가위,에 술을 마시고 보름달을 감상하며 가족을 그리는 마음으로 지은 시라고 한다.
<딴원인장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가수 등려군과 왕비(왕페이)가 불렀다. 참고로 왕페이는 신인 시절 홍콩 활동을 위해 잠시 예명을 썼다. 바로 왕정문이다. 그때 찍은 영화가 왕가위 감독, 양조위, 금성무, 임청하, 왕페이 주연의 <중경삼림>이다. 영화 때문인지 왕페이는 몰라도 왕정문은 아는 한국인이 많다. 크렌베리스의 <dreams>를 중국어로 번안한 ost <몽중인>을 부른 여주인공 왕정문으로 말이다.
수조가두 ·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던가
소식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던가
술을 들고 하늘에 물어본다
천상 궁궐에서
오늘 저녁은 어느 해뇨
나는 바람을 타고 돌아가고 싶으나
오직 두렵나니, 저 옥기둥의 궁궐에선
높이 오를수록 한기를 이기지 못하리라
일어나 춤추니 그림자가 따라도네
어찌 세상에 있는 것만 같으랴
붉은 누각을 돌아 비단 창에 내리는 달빛
잠 못 드는 이를 비추네
저 달은 원한이 없건만
어이하여 이별할 땐 오래도록 둥근가
인생엔 슬픔과 기쁨, 헤어짐과 만남이 있고
달에는 흐림과 맑음, 참과 기울어짐이 있으니
이는 예부터 온전하기 어려웠네
다만 원하나니 인생 오래오래 이러져
천리 먼 곳에서도 저 달을 함께 보기를 바라네
(p.234)
위 글은 <한시교양 115>를 참고했다. 중국 초등학교, 중학교 어문교과서에 수록된 한시 115수를 번역하고 해설한 책이다. 위의 시를 쓴 소동파를 비롯하여, 이백, 두보, 백거이 등 역사적인 시인의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작가 소개, 한시 용어, 나아가 현대 중국어 표기와 한어 병음까지 다뤘다. 중국어 낭송 파일도 제공한다. 한시를 배우고 싶은 독자에게 적합한 교양서이자 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