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종군정(十五從軍征) - 열다섯에 전쟁터에 갔다가


한악부(漢樂府)


열다섯에 전쟁터에 갔다가

팔십이 되어 돌아왔네

길에서 만난 고향 사람에게 

집에는 누가 있는지 물었더니

"멀리 보이는 곳이 자네의 집이네만

무덤처럼 소나무 잣나무만 빽빽하네"

토끼가 개구멍으로 드나들고

꿩이 대들보에서 날아다니네

뜰에는 잡풀처럼 곡식이 우거지고

우물가엔 아욱만 무성하구나

곡식을 삶아 밥을 하고

아욱을 뜯어 국을 하는데

국과 밥은 곧 익지만

누구에게 차려줄까

문을 나가 동쪽을 바라보니

흐르는 눈물 옷깃을 적시네


(p.178)


중국드라마 <대군사 사마의>에 나왔던 한시다. <대군사 사마의>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사마의를 주인공으로 조명한 드라마다. 2017년작으로 사마의 붐을 일으켰다. 1부 <군사연맹>은 우리나라에선 <사마의 - 미완의 책사>, 2부 <호소용음>은 <사마의 - 최후의 승자>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에서 조조와 사마의가 궁으로 되돌아오는 길에, 한 여염집 소녀가 부르는 민가(民歌)인 <십오종군정>을 듣고 회한에 잠기는 씬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노래는 열다섯에 전쟁터에 간 병사가 팔십세가 되어서야 전쟁으로 황폐해진 고향에 돌아와 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웅들이 나라를 세우고 역사를 바꾸는 동안, 고통스러운 삶은 백성들의 몫이다. 역사 속에서 이러한 불행이 이 노인 한 사람에게만 일어났겠는가."(p.179)



한악부는 저자 이름이 아니라 한나라 시절 악부를 일컫는다. 악부란 "원래는 각 지역의 민가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관청의 이름이었으나, 점차 이렇게 수집된 시"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악부시는 민간의 생활상이 많이 반영되었고", 한나라 때의 한악부가 유명하다.(p.317)



드라마 영상은 아래 유투브 채널 링크를 참고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nXRNg2iDwo

열다섯에 전쟁터에 갔다가 (十五從軍征, 십오종군정)

팔십이 되어 돌아왔네 (八十始得歸, 팔십시득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