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 대전 시청역점 오픈

. 알라딘 중고서점 대전시청역점

 

 

알라딘 중고서점 26호 대전시청역점이 지난 5월(2016년)에 오픈하였다.
도서정가제 이후로 중고서점을 찾는 독자가 늘어났고,
예전부터 깔끔한 매장분위기와 보관상태 좋은 중고서적 덕분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은 중구 은행동 중앙로역 부근에 한 곳이 있었다.
서구, 유성구에 사는 독자들로선 먼 거리 때문에 발길이 쉽지 않았는데,
대전시청역에 2호점이 입점하여 그나마 접근성이 좋아졌다.

대전시청역 6번 출구에서 직진하면 도보로 1~2분 거리 이내
스타타워 3층에 위치하여,
금방 발견할 수 있다.

 

 

 

대체로 다른 지점들은 지하 매장인데 비하여 대전시청역점은 3층에 입점해 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3층에 도착하면 매장이 바로 연결돼 있다.

 

 

 Ⅱ. 매장 내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바로 매장 정경이 펼쳐진다.

중고 음반, DVD 판매대가 눈에 보인다.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편 끝.

​ 말끔한 독서 테이블이 보인다.

필요한 책을 읽고, 카트에 담은 책을 점검하고, 쇼핑 중 휴식을 한다.

콘센트가 넉넉해서 휴대폰 충전 등을 하기에 편하다.

생각보다 책상이 넓은데, 다른 고객이 앉아 있어서 전면을 찍지 못했다.

목제 책상과 의자가 분위기 있고 편안했다.

 

동양 철학의 명저 <중국철학사>를 읽고 저자 펑유란에 대하여 관심이 있었다.

우연히 <펑유란 자서전>을 발견하고, 설렜다.

원가가 30,000원이라 부담스러운데,

상태는 거의 새 책이면서도 가격은 반값이니

알라딘 중고서적을 방문한 보람이 있었다.

 

그래도 충동 쇼핑은 금물.

테이블에 앉아서 찬찬히 살펴 보았다.

격동의 중국 현대사를 살았던 동양 철학자의 일생.

책이 두터울만 했다.

 

 

 

 

 

 

 

 

 

 

 

 

 

신설 매장이라 타 지점에 비하여 장서의 수가 아직 적긴 하지만,

대전시청 주변의 서구, 유성구 인구를 감안하면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앞으로 책장이 꽉꽉 채워지길 바란다.

 

 

 

 입구 반대편 끝에 아동용 독서 자리가 따로 마련돼 있다.

알라딘 서점은 매장 디자인에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진다.

카페에 꼭 커피만 마시러 가지 않듯이,

서점 분위기가 좋으면 발길이 가고,

방문한 김에 책을 둘러보기도 하는데,

알라딘 매장은 이 점을 잘 활용한다.

 

 

Ⅲ. 후기

 

 

 

여름 무더위가 다가와서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다.

피서지로 자주 방문해야겠다.

새 책에 비하여 가격이 저렴한 덕분에 쇼핑 부담도 적고,

고객 편의를 생각한 실내 디자인,

책의 향기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대전시청역 6번 출구 도보로 직진.

찾기 쉬워서 따로 지도를 첨부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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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 정치.사회 편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2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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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정치· 사회 편이 출간되었다. 2014년 9월 22일 종합편성채널 JTBC의 간판 보도 프로그램이 <뉴스9>에서 <뉴스룸>으로 개편되었다. 100분 동안 1부는 그날의 주요 소식을 전하고, 2부는 1부의 내용을 탐사보도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였고, 시청자와 각종 언론 평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팩트체크>는 뉴스룸 2부의 인기 코너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뉴스"를 지향하며, 뉴스의 사실관계, 정치인, 정부 발표의 진위를 비롯하여 경제 통계의 오류, 잘못된 건강 상식, 사회적 통념 등 다양한 분야를 검증한다.


언론 기사, 특히 방송 뉴스는 그날의 주요 소식을 전한다. 새로운 사실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본분이지만, 종종 시청자는 단편적인 정보 위주로 접하기 때문에 해당 사건 혹은 시사 문제의 맥락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고, 특히 검증이 어렵다. 예컨대, 정치인의 말 한마디를 제대로 검증하려고 해도 각종 통계 자료나 과거 역사적 사실들을 검색하고 찾는 수고를 자처해야 한다. 과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권력이 불법 파업에 제대로 대응 못해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에 실패했고, CNN 외신에서 노조가 쇠파이프로 경찰을 두드려 패는 장면 때문에 외국 자본의 투자가 부진하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인 검증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피로감 때문에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넘어가기 십상이다.


<팩트 체크>는 반가운 코너다. 정치, 사회, 경제부터 일상생활과 관련된 사실 확인까지, 시청자들이 궁금하고, 혹은 주의를 환기해야 할 내용을 5분 동안 그래픽 자료와 함께 구성하였다. 앞서 김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탐사보도만 해도, 각종 경제연구원의 자료, 전경련 설문조사를 찾아보고 CNN 애틀랜타 본사의 국제 뉴스소스 서비스팀에 직접 문의한 답변을 인용한다. 팩트체크 언론이 직관적 논리로 판단하거나, '팩트'를 틀린다면 더욱 비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이란 부제가 아깝지 않다.

1권은 작년 11월 책으로 출간되었고, <정치·사회편>이 신간으로 나왔다. 코너의 애청자를 비롯하여 시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작년에 주 관심사였던 역사교과서 논란, 테러방지법과 필리버스터, 일본의 집단자위권 등은 먼저 눈이 간다. 작년 11월 청년실업률이 최저치라는 정부의 발표와 체감 고용 시장 간의 괴리는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검증은 통쾌하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디즈레일리의 말이다. 헌혈 괴담, 음주 범죄 감형, 기상청 예보에 관한 생활 상식도 유용하다. 꼭지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때로는 의문을 갖지 않았던 뉴스 내용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한다.

과연 <팩트 체크>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팩트체커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 사회자 김필규 기자를 필두로 아침 7시 반부터 일과를 시작해서 <뉴스룸>이 끝나는 밤 10시 가까운 시각까지 아이디어 회의와 사실 점검, 정보 요청과 인터뷰, CG 및 영상 구성까지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태생상 '한발 늦은 뉴스'일 수밖에 없지만 누구보다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는 뉴스,' 그것이 바로 팩트체크" (p.006)이라는 자부심으로 우리나라 팩트체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후 출간될 <경제·상식>편이 기대 된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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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자본 - 로봇 시대 인간의 유일한 자본
이상민 지음 / 서울문화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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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부독서一日不讀書 구중생형극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 의사의 명언이다. 학창 시절부터 독서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에 새길 만큼 듣는다. 그러나 독서의 당위성만  모호하게 가르칠 뿐,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독서법은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다. 독서가 취미라도 스스로가 올바른 책 읽기를 하는지 가끔 불안하다. 독서법 관련서에 눈이 가는 이유다.


<독서자본>은 4,000권이 넘는 독서량, 20여 권의 책을 직접 저술한 독서 고수 저자의 노하우를 담았다. 사회가 급변하고 기업에서 창의적 인재를 부르짖는 시대, 독서 자본이 필요하다. 저자는 "창의성, 유연함, 넓은 시야, 지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핵심으로 꼽는다. 지적 자극과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주고 때로는 가치관이 흔들리는 짜릿한 경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주변 사람들의 오지랖과 선무당 짓을 참기보다, 차라리 칩거하며 책을 친구삼아  스스로 위로하고 내실을 키우는 것이 낫다. 저자는 "3,000권 독서 자본 프로젝트"를 권장한다.


독서력은 양적 기준으로만 가늠할 수 없지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지표는 유용하다. 독서 자본 프로젝트는 1~ 1,000권 초급자, 1,000~3,000권 중급자, 3,000권 이상 고급자로 독서의 단계를 나누고 있다.

초심자 단계는 스펀지처럼 독서의 절대량을 채우는 시기다. 손에 잡히는 대로, 재밌고 쉬운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책에 대한 흥미와 사고력, 무엇보다 책읽기의 기초체력을 키우고, 직장인이라면 전문분야를 집중적으로 독파하는 것도 방법이다. 1,000권이 부담스럽다면 1년에 백 권 읽기를 권장한다. 자, 샤프, 3색 볼펜, 형광펜, 포스트잇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면 유용하다.


중급자 단계는 자기중심적인 독서가 필요하다. 자신만의 기준과 비판적 식견을 가지고 책을 고르고, 양서를 위주로 더욱 질적 독서를 추구한다. 출판계의 광고, 베스트셀러 목록보다 직접 본문을 10~20% 읽고 책을 고른다. 선호하는 작가의 저작을 찾아 읽으며 세계관을 흡수하는 것도 좋다. 나만의 양서 노트를 만들어 문서화하고 참고 자료로 사용하면 유용하다. 자신만의 독서관과 지적 세계관을 구축하게 된다.


고급자 단계는 메타 독서를 한다. '크로스체킹', 즉 "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수단을 동원한 교차검증을 통해서 진실에 다가서"(p.178)는 독서법이다. 책에 적힌 글자 이면까지 음미하는 단계로, 독서를 하되 지면의 한계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사고를 한다. 책과 저자의 한계, 출판계의 상업적 고려까지 읽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하루에 30~ 50권의 책을 독파한다고 밝힌다. 중급자 이상부터는 정독해야 할 양서와 속독하고 넘겨야 할 책을 가늠하고 효율적인 독서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한 속독법으로 키워드 독서, 콘텐츠 독서법을 제안한다. 그리고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다독을 하다 보면, 관련 분야에 대한 사고가 열리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시기가 있는데, 저자는 이것을 '빅뱅'으로 표현한다. 키워드, 콘텐츠, 빅뱅은 유기적인 독서법이다.


<독서 자본>은 '3,000권 독서 프로젝트'로 독서 자본 키우기를 주장한다. 저자의 경혐에서 우러나온 기준이지만, 꼭 권수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다. 지식을 마구 흡수하는 스펀지 단계에서 자신의 기준과 안목으로 비판적 독서를 하는 단계, 행간의 이면과 사회적 맥락까지 읽는 안목의 단계로 독서력을 나눈 것은 참고할 만하다. 스스로가 어느 경지에 있고, 앞으로 독서의 방향을 정하기에 도움이 된다. 물론, 일반인은 저자처럼 집중적으로 하루 10시간 내외의 독서를 하기에 무리가 있다. 저자가 법학을 전공하고 한때 사시 공부에 전념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겠다. 독자에 따라 '해야 한다.' '~인 것이다." 체의 자기계발서에 반감이 있다면, 보기에 불편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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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6-06-19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삼십 권이요.....;;

캐모마일 2016-06-20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권을 이십분 내외로 독파하는데, 고시공부하듯 열시간, 열두시간씩 독서를 한다고 하더라구요...ㅎㄷㄷ
 
무기력의 비밀 - 잠자는 거인, 무기력한 아이들을 깨우는 마음의 심폐소생술!
김현수 지음 / 에듀니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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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9년부터 평가한 이래로 최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학업 성취도는 최상위권이다. 각종 사교육과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학업 성적은 우수하지만, 자발적인 동기나 흥미보다 스트레스와 억압을 감내하면서 입시 경쟁에 몰리고 있는 탓이다.


경쟁에 몰린 학생들은 무기력을 호소한다. '초등학교 때까진 열심히 했는데, 중학교(혹은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아이가 변했어요.' 혹은 '작년까진 안 그랬는데 성적이 심하게 떨어졌어요.' "안 해요!", "못해요!", "몰라요!" '애가 게을러지고 반항을 해요. 학교에 가기 싫어해요.' 심지어 등교 거부를 하기까지. 방송과 주변에서 종종 듣는 이야기다. 이럴 경우 부모는 자녀의 무기력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실제로 <무기력의 비밀> 저자인 정신과 전문의 김현수 씨에 따르면, 과거에는 ADHD 같은 집중력 장애에 관한 강의가 많이 들어왔지만, 요즘은 학생들의 무기력에 관한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청년들은 N포 세대라 불린다. 취업, 연애, 결혼 등 당연시되었던 삶의 요소들이 이제는 성취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일본에서도 사토리(득도) 세대라고 하여 젊은이들이 돈벌이와 출세에 관심이 없고 욕망을 억제하는 행태가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아이, 청소년, 청년세대를 막론하고 무기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 <곡성>의 대사인 "뭐시 중헌지도 모르고!" 처럼, 단순히 무기력의 늪에 빠진 학생들을 비난하고 다그치기 바쁘다. 잘못된 대처가 아이들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든다.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이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예방주사를 맞고 출발하려 한다. 우리가 눈앞에서 보는 아이들의 무기력함이 형성되어온 과정을 슬픔과 분노, 해리와 분열이다. 이 과정의 결과로서 무기력을, 한심하다거나 개념이 없다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 매정한 일이라는 것을 알리고 시작하고 싶다." (p.29)


저자는 아이들의 무기력에 관한 관점을 바꾸기를 권한다. 무기력은 다그쳐야 할 원인이 아니라, 아이가 겪고 있는 피로감, 절망과 자기학대, 분노, 트라우마의 결과다. 외려 어른들은 이러한 상황에 무지하고 무기력하여 잘못된 훈육을 한다. 부모의 과잉보호, 지나친 기대, 방임과 무기력, 순응만을 강조하는 태도가 원인일 수 있다. 자녀가 학업을 포기하고 게임 중독에 걸려 현실 도피하는 것도 무기력의 일종이다. 사회적 시스템도 마찬가지. 경쟁과 차별을 일상화하는 교육 분위기, 획일적인 기준으로 줄 세우기 등. 전반적으로 학생들을 불행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환경이다.


<무기력의 비밀>은 무기력에 빠진 아이들을 위해 "변화를 이끄는 마음의 심폐소생술"을 제안한다. 비난보다 역설적으로 긍정하고 환대해주기, 존중과 참여의 기회를 만들어주기, 격려해주기, 구체적으로 무기력의 유형별 처방법을 다루고 있다.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상식적이지 않다. 애정이란 이름으로 과잉보호, 과잉기대를 하고, 격려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부담과 은근한 비난을 쏟는 부모들이 많다. 제대로 된 격려 방식과 교육법을 모르면, 애정과 칭찬도 자녀에게 독이 되고 부모의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내 자녀, 학생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도록 유도하고, 정서적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길러 험한 세상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 청소년, 부모, 일선 교사뿐 아니라 평소 무기력에 빠진 독자들도 참고할 만하다. 올바른 교육과 대처법을 알고 자기 삶에 적용해 보는 경험이 무기력 탈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눈앞에서 보는 아이들의 무기력함이 형성되어온 과정을 슬픔과 분노, 해리와 분열이다. 이 과정의 결과로서 무기력을, 한심하다거나 개념이 없다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 매정한 일이라는 것을 알리고 시작하고 싶다."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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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생각
정법안 지음, 최갑수 사진 / 쌤앤파커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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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행일치知行一致의 경지다. 불교 선지식善知識들의 삶이 그렇다. 계율과 수행에 엄격하면서도 걸림이 없는 자세. 몸소 실천하는 무소유와 검소함의 태도. 때로 세속인의 안목에선 기행처럼 느껴지는 행적들. 삶이 법문이고 깨달음이다. 비록 족적 하나하나의 참뜻까지 이해하기가 어렵고 선문답禪問答은 아리송하지만, 그분들의 일화는 많은 일깨움을 준다.

<스님의 생각>은 부처님을 비롯하여 경허, 효봉, 성철, 법정, 고산스님, 틱낫한, 달라이라마와 같은 동서고금 고승들의 일화를 담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선맥을 잇는 스님들을 주로 다뤄서 새롭고 정감이 갔다. 부처님과 중국 선종 조사들의 유명한 이야기는 많이 접했지만, 오히려 우리나라 고승분들은 불자가 아니면 생소한 탓이다. 반면, 익히 들어본 경허, 성철, 법정, 만공 스님이 나오니 반가웠다.


운주사 비구니 스님의 신심 깊은 어머니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마을 장정 두 명이 크게 싸우다가 한 명이 상대의 방 안에 똥을 뿌리자 칼부림이 날 지경까지 이르렀다. 주민들은 비구니 스님의 어머님을 불러 싸움을 말려달라고 간청했는데, 중재는 커녕 묵묵히 방 안의 똥을 열심히 닦기 시작했다. 싸움 당사자들이 무안하여 멍하니 보고 있자, 아주머니는 "이제 다 싸웠능교? 걸레를 하나씩 줄 테니 방이나 닦으세요."(p.85)라고 하였단다.


많은 선승들 중에서 비구니 어머님의 일화가 인상적이었던 까닭은, 이해하기 쉬웠지만 곱씹을수록 반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때로 자기가 옳다는 분별심으로 성을 내고 다투지만, 오히려 싸움을 키우고 남의 방 안에 똥이나 뿌리는 미련한 짓이지 않나 싶다. 묵묵히 냄새나는 똥을 치우는 일이 참 지혜다. 자기가 옳다고 자기가 살길이라고 믿지만, 도리어 사지死地로 향하고 있는 꼴이고 업장業障을 키우는 꼴이다. 과연 내가 진정 슬기로운 삶을 살며, 활로를 찾고 있는지 성찰하게 되었다.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천당은 오지 못하게 막는 사람이 없는데도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마음속에 번뇌가 많아 문이 환하게 열려 있어도 못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옥은 오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발 디딜 틈이 없다. 왜 그럴까? 오역 덩어리를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p.114) 내가 가는 길은 천당인가 지옥 길인가 반문해 볼 일이다.


<스님의 생각>에 나오는 일화 하나하나는 깊이 곱씹고 본받을 만했다. 이야기 끝에 저자가 짧은 코멘트를 달아서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었다. 하지만 굳이 저자의 시각과 해설에 메일 필요 없이, 스스로 인상적인 글귀나 이야기를 가슴에 담는 일이 중요할 듯싶다. 경허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허허, 이제 알겠느냐?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이 죽음이다. 그러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잠깐 사이에 사람의 목숨이 달렸다. 사람들이 이를 모르고 한없는 탐욕에 찌들어 사는 것이다." (p.221) 금오 스님은 "스님, 저도 부처가 될 수 있습니까?"라는 한 청년의 물음에, "이 세상에 부처가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p.156)라고 답했다. 불교의 삼독인 탐貪, 진嗔, 치痴를 버리고 스스로 부처가 되는 길. <스님의 생각>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

"허허, 이제 알겠느냐?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이 죽음이다. 그러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잠깐 사이에 사람의 목숨이 달렸다. 사람들이 이를 모르고 한없는 탐욕에 찌들어 사는 것이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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