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에 따르면,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을 참조하여 인간을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첫번째 인간이 바로 아담이다.

나는 이 세상의 많은 여자들이 왜 이 수상한 대목을 한치의 의심없이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 교리를 맹렬히 옹호하기까지 하는지 의아하다. 이 대목은 아무리 봐도 기독교가 남성에 남성을 위한 남성의 종교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악한 구절이지 않은가.

생각해 보라 태초의 인간 아담은 남자였다. 그렇다면 그에게 형상을 빌려준 신도 남자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내가 의심하는 건 이런거다. 신이 남자고, 그의 형상을 본따 만든 그 잘나빠진 첫 번째 인간까지 남자인데 오늘날 모든 생명은 왜,

여자의 뱃속에서 탄생하는가?

내 보기에 신은 여자였다. 열달 동안 뱃속에서 전전긍긍 생명을 빚어내 세상에 내놨는데, 젠장! 그게 아들이었다.

빨래도 청소도 요리도 못할 뿐만 아니라 주말엔 TV 앞에 앉아 축구를 볼 생각만 하고 인터넷과 컴퓨터를 발명해 방구석에 처박혀 게임만 일삼는 아들을 보자 신은 아들이 곧 이 세상을 파괴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신은 다시 한번 전전긍긍하여 또 하나의 인간을 낳았다. 이번엔 여자였다. 진정 자신을 닮은,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여자 말이다. 신은 이 여자를 남자에게 붙여줘 이 세상의 고요와 평화를 지키려 했다.

꿈도 참 야무지지. 


 
 

 

여자가 악마의 꼬임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건 전부 헛소리다. 여자는 남자에게 진절머리가 났던 거다.

냄새나고 무식하고 게으른 남자에게 삶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진지한 것인지 가르쳐 주기 위해 여자는 스스로 선악과를 따먹었다. 그리하여 남자는 광야로 쫓겨나 평생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을 해야만 했다.

안타깝게도 이후의 역사는 힘만 믿고 까부는 남자들에게 완전히 장악당한다. 그들은 태초의 책을 꺼내 창세기에 등장하는 신을 남자로 바꿨고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를 취해 만들었다고 뻥을 쳤다. 그렇게, 성스런 여성은 태초의 한 페이지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슬프지만, 이게 바로 창세기의 숨겨진 진실이자 우리 역사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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