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넨도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 세계적인 브랜드의 "문제해결사" 사토 오오키의 번뜩이는 디자인 사고법!
사토 오오키 지음, 정영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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넨도는 디자인을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만난 일본의 프로덕 디자인 에이전시다. 젓가락(http://bitly.kr/wAraH)에서 우산(http://bitly.kr/GA61yH), 가구(http://bitly.kr/OSqWTQ)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창의력에 한때 많은 영감을 받았다. 우리 나라에선 후가사와 나오토나 하라 켄야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두 사람 못지 않게 훌륭하다.


일본 특유의 젠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세 사람의 공통점이지만 확실한 차이도 존재한다. 하라 켄야와 후가사와 나오토가 어포던스를 기반으로 형태 자체가 기능을 포함하는 계산된 디자인을 하는 반면 넨도는 보는 재미가 훨씬 더 강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넨도의 작품들은 어딘지 모르게 다른 뭔가를 연상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넨도 디자인 연구소가 메타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는 한 번 보는 게 더 나으므로 아래 링크를 확인해보라. 이 작품은 넨도 디자인 연구소가 <곰돌이 푸>를 이용해 만든 '가구'다. 우선 링크를 누르기 전 당신의 머리 속에 곰돌이 푸와 그의 친구들이 등장하는 가구의 모습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다 됐는가? 그렇다면 넨도의 답을 확인해 보자.


http://bitly.kr/QOBQsj


이 디자인이 대단한 이유는 그 어디에도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지만 사람들의 머리 속엔 이미 그들이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은유의 힘이다. 잘 사용하기만 하면 은유는 직접적 명시보다 더 강한 힘을 갖는다.


<넨도의 문제해결연구소>는(참고로 넨도는 회사명이지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그들의 작업 과정과 창조의 비법을 기술한 책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별 내용이 없는 것들도 많고 결국엔 방법을 아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해내느냐가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되지만 건질 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결과물과 당신이 해결해야 할 일을 일대일로 놓고 하나씩 하나씩 요소를 맞춰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중에서 공통점을 뽑아내고 넨도의 해결 과정을 그대로 적용해본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 이런 작업 방식은 별로 도움이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건 어떨까?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하나 골라 캐릭터들을 모두 꺼낸 뒤 그들을 과거 혹은 미래, 아니면 우주나 다른 장소로 보내보는 것이다. 성별이나 직업을 바꿔 보는 것도 좋다. 만약에 곰돌이 푸가 회사원이라면 어떨까? 치열한 경쟁 사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꿀을 줘요!)를 쫓는 그의 모습에서 치유를 얻는 소설이 될까? 아니면 그 비현실적인 행동에서 자신의 현재 모습을 반성하는 계기가 될까? 모르겠다. 하지만 뭐가 됐든 재미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당신이 쓴 그 소설이 곰돌이 푸라는 것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기시감을 느끼면서. 이 대목에서 우리는 아주 충격적인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껏 우리가 보고 느끼고 즐겼던 것들이 사실은 이미 존재했던 그 무엇의 은유는 아니었을까? 하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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