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 - 바코드 속에 숨겨진 소비자와 판매자의 치열한 심리싸움
노정동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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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은 유통에 대한 책이다. 가격이란 곧 원가 + 유통마진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책은 곧 유통에 대한 책일 수 밖에 없다. 유통이라는 걸 쭉 훑어보면 대충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 된다. 돈이 어디서 나와 어디로 흘러 어디에 고이는지, 왜 저쪽은 이쪽보다 더 빨리 고일 수 밖에 없는지 왜 저쪽에 가뭄이 들 때 이쪽에 홍수가 나는지, 돈이 도는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있으면 상황의 변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유통만큼 확실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저자가 2012년 부터 기자로 일하면서 취재한 내용 중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을 추려 쉽게 풀어낸 경제학 책이다. 경제학, 이라고 하면 좀 거창할 수 있는데 그냥 주요 산업별 인기 상품들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쉽게 풀어쓴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유통은 우리같은 일반 사람들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속을 해부한 모습을 보면 신기한 게 참 많다. 쿠팡은 매년 4조가 넘는 넘사벽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왜 맨날 조 단위의 적자에 시달리는 걸까? 매년 망한다 망한다 위기가 도는데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왜 2조가 넘는 돈을 이 밑빠진 독에 채워 넣었을까? 작가는 말한다.


'가격은 욕망을 투영하는 거울'이라고 이야기하면 그것은 거의 99퍼센트 맞다. 가격표를 들어다보면 거기에는 제품의 내재가치 뿐만 아니라 물건을 파는 사람들의 전략, 의도, 심리, 욕망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 작가 서문 중


우리의 눈에 드러나는 건 가격뿐이다. 이 말은 우리가 가격을 통해 그들의 욕망과 전략을 읽어내지 못하면 그들의 호갱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책을 한 권 읽었다고 세상 만물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심한 몇 시간을 흥미로 바꾸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이 쪽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뇌의 한 구석에 반짝하고 불이 들어오는 걸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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