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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술 끊을까 생각할 때 읽는 책
가키부치 요이치 지음, 정지영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1년 12월
평점 :
특별하게 생일을 챙기지는 않지만 매해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로 받고 있다. 책 한 권 정도는 아이들도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고 선물할 수 있기에 은근히 반기는것 같다. 물론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어떤 책을 사줄지 궁금해하는것도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이 책은 둘째 아들이 선물해줬다. 음....좋기는 하지만 왠지 뭔가 찝집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나름 유용하게 읽어줬고, 이제 정말 술 좀 슬슬 끊어볼까 고민중이다. 살짝 부끄럽기는 하지만 금주에 관한 책들을 제법 많이 읽었기에 어느 정도 관련 서적들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생각보다 이쪽 방면의 책이 많지 않기에 금주를 결심하더라도 도움을 받을만한 서적이 별로 없는게 현실이다. 이 책은 그런 기능서적들중 상당히 유용하게 읽을 수 있는편으로 단주를 결심하는분들에게 추천드린다.
저자는 일본의 의학박사로 도쿄알코올의료종합센터의 센터장으로 역임중이다. 쓰쿠바대학 대학원 졸업 후 2003년부터 나리마스후생병원 부속 도쿄알코올의료종합센터에서 정신과 의사로 근무하며, 알코올 의존증을 진료하는 의사가 희귀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알코올 의존증 전문의가 되려는 사람이 없던 시절, 저자는 알코올 병동에서 17년간 전속 의사로 진료해 오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 책은 수 많은 환자들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씌여졌다.
이런 류의 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이지만 자신의 음주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테스트할 수 있는 알코올사용장애선별검사와 점수별 대책이 소개된다. WHO가 개발한 전세계표준 검사로, 건강에 해를 끼치는 음주 방식을 조기에 발견해 고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항상 체크를 해보면 거의 의존증에 달하는 점수가 나오지만 아직도 개선을 못하고 있으니....쩝
또한 알코올 의존증에 쉽게 걸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떤 유형인지, 술에 강한 체질, 약한 체질, 알코올 의존증에 걸리기 쉬운 체질 등 다섯 가지 알코올 체질 유형을 살펴보며, 단계별로 금주에 대한 대책을 알려준다. 뭐 답은 단숞다. 걍 끊으면 되는거다. 다만 술 마시는 계기를 알면 금주의 성공률을 높일 스 있기에 자신의 음주 패턴을 확실히 아는건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
아울러 중독이 의심되는 위험 신호와 술을 마시면 생기는 갖가지 장애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알코올이 체내에 계속 들어갈수록 노화는 가속화되고 온몸의 장기는 손상된다. 일정한 선을 넘어 계속 술을 마시다 간이나 췌장이 손상되면, 이후에 술을 끊더라도 원래의 건강 상태로 돌아가지 못한다. 암튼 금주는 조만간에 결단코 실행해야될 수순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출판사의 소개글과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발췌해서 올려보니 관심이 있는분들은 서점으로 고고씽!!!
지금 술을 끊은 자신을 생각해 보세요, 어떤 느낌이 드나요?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 허전할 것 같다.' '퇴근 후 시원한 맥주를 마시지 못한다면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안 들 것 같다.' '술 없이 무슨 재미로 살까?등등의 마음이 들었다면 당신은 알코올 의존증의 경계선일 수 있다!
거나한 술자리를 가진 다음 날, 내가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뒤집어지는 속과 두통으로 고생하면서 '아, 진짜 내가 술 끊어야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나는 많이 마시지 않아, 다만 하루 한 캔 기분 좋게 한 잔 하는 거야'라며 소량이지만 매일 술을 마시는 당신도 술에 대한 안일한 생각으로 알코올 의존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17년간 알코올의존증을 치료해 온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알코올 의존 환자들을 만나 왔고, 그중 상당수는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지적한다. 술은 식품이나 기호품이 아닌 합법적인 약물이다. 마시는 동안 기분이 좋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그 기분 좋은 순간을 누리고자 계속해서 술을 찾게 만든다. 하지만 아주 서서히 술을 찾는 횟수와 음주량이 늘면서, 누구나 의지와 다르게 술을 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만든다.
강한 의지만으로 끊기 힘든 술,
강력한 약물인 술에 대한 바른 이해로, 금주에 성큼 다가선다!
의지가 약한 사람일수록 술에 의존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오해다. 오히려 완고하거나 완벽주의 성격의 사람이 알코올에 빠지기 쉽다. 또한 알코올은 20세 이상이면 쉽게 구매할 수 있어서 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 스트레스를 혼자 해결하려고 술을 이용하다가 끊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겉으로는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듯 보여도 사실 부모의 불화, 가족의 음주 문제, 가정폭력 등의 문제로 외로움이나 고독을 느끼고, 그것을 달래기 위해 술에 빠지는 패턴이다. 타인의 눈치만 살피는 생활을 지속하여 항상 본심을 억누르고 참아 사고와 행동이 맞지 않는 자기 불일치상태인 경우, 그 불균형한 마음을 조절하려고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술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은 다양하다.
술에 강하게 의존할수록 더욱 술에 빠지는 바탕에는 건강하지 못한 마음 상태와 사고방식이 있다. 결국 음주 문제는 마음의 문제와 매우 밀접하다. 강한 의지만으로 술을 끊을 수는 없다. 술이 약물로서 가지는 유해성과 과음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금주는 의지가 10%, 계획이 90%다! 우리 몸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금주 생활을 하나씩 실천한다면 술 없는 인생은 지루해가 아니라 술 없는 삶이야말로 멋지지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만약 당신이 ‘술을 조금씩 마시는 건 건강에 좋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음주를 한다면 당장 그 생각을 고치라. 앞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의학적인 견해로 볼 때 음주를 통해 정신적으로 일시적인 특정 효과를 얻을 수는 있어도 신체적인 건강 효과는 전혀 없다. 이것이 가장 먼저 전달하고 싶은 음주의 진실이다. 심지어 마시는 양이 늘수록 심각한 병, 사고, 가정과 직장의 트러블 등 더 많은 위험성을 짊어지게 된다.
나는 알코올 의존증 전문의로서,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다가 건강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문제를 안게 된 환자를 매일 접한다. 매우 평범한 직장인인데 알코올 의존증인 사람도 상당수 찾아온다.
--- p. 6
1. 이벤트가 있을 때만 술을 마시는 기회 음주
2. 이벤트가 없어도 정기적으로 음주하는 습관 음주
3. 저녁 식사 때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반주
1의 경우 이벤트의 빈도가 낮으면 문제가 생길 위험은 아주 높지 않다.
2는 전문적으로 상용량 의존이라고 한다. 양이 늘어나지 않는 동안에는 눈에 띄는 피해가 없다고 해도 앞에서 말했듯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왠지 외롭다, 지루하다, 허전하다’라고 느낀다면 의존성이라는 만성적인 부작용이 한 걸음 더 진행되었다는 신호다.
참고로 3은 습관적인 음주 유형 중 하나로 가장 많은 패턴이다. ‘설마 그럴 리가’라고 생각하겠지만, 엄밀히 말해 2와 3은 잠재적 알코올 의존증에 해당한다.
--- pp. 34~35
알코올은 마취제와 같은 진정 작용도 있어서 술이 빠져나갈 때는 뇌가 흥분한다. 금단현상이 가장 잘 나타나는 때가 아침 무렵이다. 저녁에 반주로 술을 마시면 자는 사이에 혈중알코올 농도가 점점 내려가기 때문에 눈을 떴을 때 심신에 증상이 나타난다.
몸의 불쾌감을 견딜 수 없어서 또 술을 마셨다고 해 보자. 그때 증상이 딱 멈추고 편해진다면 이미 본격적인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아침에 술을 마셨을 때 증상이 진정되는지 여부는 의존증 판별의 중요한 포인트로, 아침에 해장술을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면 온종일 술에서 손을 못 놓게 된다.
--- pp. 65~66
“각성제와 알코올 중 어느 쪽이 해로울까?” 이렇게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망설임 없이 ‘각성제’라고 대답할지 모르겠지만, ‘높은 의존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알코올은 합법적인 약물이므로 암페타민(각성제)이나 코카인 등의 불법 약물에 비해 안전하고 유해성이 낮다는 인식이 있지만, 합법이라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에서 연예인의 불법 약물 투여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코카인 등이 얼마나 나쁘고 무서운 약물인지 알려졌지만, 술은 의존성이 높고 합법이기에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알코올은 ‘터미널 드러그terminal drug’라고도 한다. ‘터미널=종착역’이라는 의미처럼 과거에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한 사람이 최종적으로 알코올 중독에 도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pp. 107~109
일반적으로 음주는 대학생이나 사회인이 되어 대외적인 모임에서 마실 기회가 늘어나면서 시작하는데, 좋고 싫음에 관계없이 술을 마시는 사이에 기분이 좋아지고 즐거움이 느껴지면서 점점 빠져들어 간다. 끊을 수 없는 상태까지 진행되는 과정은 각기 다르지만, 강한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가성비가 좋은 알코올을 이용하면서 음주량이 늘어나는 일이 흔하다.
여성에게서는 우울이나 섭식장애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스스로 다스리려고 술을 마시다가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인 사람은 정신적인 면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불안과 고통을 달래기 위해 술로 뇌를 계속 마취시킨다. 그러는 동안 내성이 생겨서 음주량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신체적인 의존도 강해진다.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뇌로 가는 알코올의 효과가 떨어져서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전과 같은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 pp. 114~115
알코올 의존증과 환경과의 관련을 파악하는 데 또 하나 흥미로운 화제가 있다. 랫파크Rat park(쥐의 낙원)라고 불리는 미국의 유명한 동물 실험이다. 예전에는 뇌에 가소성이 있어서 일단 알코올 의존증이 되면 변성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어떤 연구자가 이 설에 의문을 품고 환경을 바꾸면 약물을 원하지 않게 되리라 생각하고 실행하였다.
좁은 우리에 가둬 두었던 쥐를 자연이 가득하고 편안한 환경에 놓으면 어떻게 변할까? 연구자는 랫파크라는 것을 만들어 시험해 보았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우리에 있을 때는 오로지 약물인 모르핀만 섭취하던 생쥐가 랫파크에 오자 모르핀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아늑한 집과 사교적인 장소가 있는 랫파크의 동물들은 약물에 대한 욕구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 결과로 환경이 바뀌면 약물 의존에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 pp. 234~235
알코올 의존증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도, 술을 줄이기 위한 외래 진료도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잠재적인 니즈를 만족시키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주치의에게 금주 지도를 가볍게 받게 되는 환경이 갖추어지려면 아직 멀었다. 그때까지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를 빨리 전달해서 실천하게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다. 이미 전문의가 쓴 술을 줄이는 지침서는 다수 간행되었지만, 금주까지 나아간 책은 최초라고 자부한다.
알코올(=약물)은 부작용을 생각해 금주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기본이다. 알코올이 약물로서 일으키는 부작용에 눈을 돌려 적절한 금주 방법을 터득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 pp. 245~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