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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하여 알고싶은 두세 가지 것들
구회영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1년 3월
평점 :
영화를 좋아하는 중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만한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된해가 1998년이니 20년이 훌쩍 지났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영화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건 쉽지 않았던 시절이다. 요즘 영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뿐더러 이름만 들어봤던 영화들도 마음만 먹는다면 감상할 수 있다는 현실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 책은 [장미빛 인생]의 감독이자,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의 원장인 김홍준 감독님이 구회영이라는 필명으로 월간 로드쇼 도시에에 1990년 5월호부터 1991년 5월호까지 실렸던 글들을 엮은 것이다. 영화용어와 영화의 역사, 우리시대의 영화작가, 8~90년대 헐리우드 영화, 홍콩영화, 컬트무비 등의 주제에서 영화에 관한 이론들을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께 정리했다.
책장의 영화섹션을 정리하던중 이 책이 눈에 띄여 오랜만에 읽어봤다. 구판으로 구입했으니 활자와 조판방식에서 구닥다리 같은 느낌이 물씬 피어나지만 오래된 책을 읽는 즐거움은 과거의 기억과 함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일이다.
목차를 통해 어떤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1. 영화용어
2. 영화의 역사
3. 우리시대의 영화작가
4. 80년대 헐리우드
5. 90년대 헐리우드
6. 장르연구
7. 제3세계 영화
8. 홍콩영화
9. 컬트무비
10. 작가노트(빔 벤더스)
11. 1895-1991,91편의 고전
12. 80년대 세계영화 100
아울러 책속의 글을 통해 감독님의 글을 좀더 알아본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정권을 러시아 땅에 들어서게 한 1917년은 또한 영화산업의 국유화를 통한 사회주의 건설에의 영화의 복무라는 새로운 실험이 시작된 해가 되었으며, 여기서부터 진정한 소련 영화의 역사가 시작된다. 31
1929년 월가 증권시장의 붕괴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된 30년대 미국 자본중의의 위기, 대공황의 시기에도 헐리우드는 성장을 계속하였다....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대량생산해 낸 1930년대 미국 영화의 대부분은 당대의 현실과는 유리된 '도피주의적' 오락물이었으며, 뮤지컬, 웨스턴, 연애 코미디, 갱스터 필름 등의 장르 영화가 주류를 이루었다. 35
표현주의 영화로부터 히치코크는 조명의 인위적인 사용과 일부러 변형시킨 세트를 가지고 억압되고 왜곡된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을 가져왔다. 한편 몽타쥬 이론과 1920년대의 소련 영화로부터 그는 정교한 편집기법을 빌어와자신의 것으로 발전시켰다. 역설적인 것은, 이러한 기법들이 대중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실험예술과 그의 영화의 주요 관객들-영국의 중상층 시민-의 계급적 배경과 충돌하는 혁명영화(몽타쥬 이론)에서 왔다는 사실이다. 43-44
헐리우드의 B급 영화가 텔레비젼의 대중화와 함께 상업적 타당성을 잃고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필름 느와르의 생명도 끊겼던 것이다. 그러나 필름 느와르는 60년대의 누벨 바그 감독들-트뤼포,고다르,샤브롤-에 의하여 그들의 작품들 속에 '인용'과 '모사'의 형식으로 흡수,재창조되었고, 60-70년대 유럽과 미국의 작가영화에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장르였다. 148
이들이 멜로드라마 장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동기는 멜로드라마가 '이데올로기 국가기구'로서의 부르주아 가족의 주제를 가장 분명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153
책은 우리의 영화문화, 영화환경, 혹은 영화현상에서의 특정한 사건들에 대한 보고서이며 자료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만 하더라도 감상한 영화가 많지 않았는데, 헤아려보니 절반 이상의 영화들을 감상했을만큼 많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보지 못한 영화들은 왓차피디어에 리스트로 정래해서 차곡 차곡 감상해볼 예정이다.
아울러 은퇴를 하게 되면 한국영상자료원에 수시로 들려 많은 영화들을 접해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참! 생각난김에 김홍준 감독님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장미빛인생]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