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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ㅣ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교보 샘에서 매월 1권씩 무작위로 지급되는 책으로 읽게 됐다. 정철은 몇 달 전 ˝내 머리 사용법˝이라는 책을 읽고 알게된 카피라이터이자 작가인 분으로 연세(?)에 비해서 재기발랄한 글을 쓰신다.
정철하면 우리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잉글리쉬를 떠올리고 작가도 본인의 이름이 그 정철님과 중복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신 부분이 있었겠지만 이제 네이버에 정철을 치면 첫번째로 카피라이터 작가 정철이 나온다.
이 사람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면, 1985년 MBC애드컴 카피라이터를 시작으로 하이트 맥주, 기아자동차, 이랜드, 삼양라면, 프렌치카페 등의 브랜드부터 식스센스, 뮬란, 아마겟돈 등 영화에 이르기까지 수백 수천의 광고 카피를 25년째 썼다고 한다.
최근 대선 ˝사람이 먼저다˝라는 카피로 문재인 후보측의 홍보도 맡아서 하셨고 정치권의 카피는 주로 야당측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보여진다. 책에서도 내내 정치적 성향보다 자기가 어떤 사안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집중해달라고 주문한다.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거나 카피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읽어본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것으로 생각된다.
잠깐 목차를 살펴보자,
PROLOGUE _ 책 한 권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10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쓰는 카피라이팅 책
PART 1. 이렇게 연필을 씁니다
1 _ 카피작법 제1조 1항 글자로 그림을 그리십시오20
류현진과 이영표 |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한마디 | 박정희 ? 전두환 시대 카피는 그만
2 _ 로미오와 성춘향의 결혼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십시오32
익숙함과 편안함을 파괴할 것 | 이순신이 출마합니다 | 책 제목과 영화 제목
3 _ 깍두기 썰듯 깍둑깍둑 바디카피는 부엌칼로 쓰십시오45
어지럽지 않게 글 쓰는 방법 | 두 여자 이야기 | 수필이든 신문 기사든 연설문이든
4 _ 일대일 소비자 한 사람과 마주 앉으십시오54
조용필을 호출하며 | 편지를 쓴다는 느낌
5 _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사칙을 활용하여 맛을 살리십시오64
카피라이터는 주방장 | 더하기 | 빼기 | 곱하기 | 나누기
6 _ 카피라이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말과 글 가지고 장난을 치십시오77
엄숙주의와 결별하라 | 말장난을 도와주는 교재
7 _ 산, 산, 산, 나무, 나무, 나무 반복하고 나열하십시오87
육교 난간에 붙은 카피 | 아줌마, 났어요! | 철학과 인생과 욕심을 녹여 넣는 사람
8 _ 지우개 과소비 쓴다, 지운다, 두 가지 일을 하십시오98
연필을 드는 시간만큼 | TV광고 카피 걷어 내기 | 바람이 다르다
9 _ 도둑질을 권장함 경찰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108
세월호 시력표 | 중경삼림 | 내 머리 사용법
10 _ 어깨에서 힘 빼기 카피는 MAKE가 아니라 SEARCH입니다117
손이 아니라 눈으로 쓸 것 | 어깨에서 힘 빼고 던지는 카피
총 33개의 꼭지가 나오는데 10개의 꼭지만 살펴보더라도 대충 작가가 어떤 것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다.
당신의 생각을 생각합니다. 일룸이라는 브랜드의 카피였는데 이것도 이 사람의 작품이다.
˝밥 보다 더 맛있는 밥˝ 햇반도 인상적이었고 요즘 유행하는 아재개그로 말장난 하는것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말장난으로 재미를 주면서도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은 글을 생산하십시오.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 괜한 걱정, 괜한 엄숙주의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렇다 일단 던지고 보자는 거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말장난과 절묘하게 연결한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크리에이티브가 된다. 예를 들어 반값 등록금이 이슈가 됐을때 당선자가 그 공약을 지키지 않았고 학생들은 분노해서 광화문에 모여 집회를 했는데 그 당시 피켓에 이렇게 적어줬다고 한다. ˝반값습니다˝
카피의 기본은 쓰고 나서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고 카피라이터는 연필을 드는 시간만큼 지우개를 들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 부분은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감이 떠올라 막 써진 기안들은 나중에 다듬고 다듬어져 아주 슬림해지고 깔끔해지는 기안을 볼 수 있듯이 카피도 그런 식으로 써야된다고 한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소주 브랜드 산을 맡아서 ˝산이 더 좋다˝라는 메세지를 던졌다. 작가는 여기서 진로 소주의 카피를 가정하면서 이런 메세지를 던진다.. ˝소주가 더 좋다˝ 진로의 경쟁자는 山 이 아니라 맥주, 막걸리, 와인일 수 있고 진로는 이들과 싸워야 되며 소주 시장 전체 크기가 1퍼센트 커진다면 그 대부분은 진로가 차지하게 될거라고 말한다. 이렇게 넘버원과 넘버 투는 서로 다른 다리를 긁어야 시원하고 넘버원은 시장을 크게 보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것, 따라가는 넘버원에게 자꾸 싸움을 걸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점차 속도가 빨라지는 세상에서 자기를 피알하는 것이 중요한 싯점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카피에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