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화를 먼저 보느냐 아님 원작을 먼저 보느냐의 선택에서 대부분 원작을 읽고 보는 쪽을 택한다. 아무래도 책의 묘사가 훨씬 디테일하고 영화보다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그려지기 때문에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본다.

 

하지만 미 비 포유는 반대로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봤다. 이유는 단순하다. 원래 디비디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우연치 않게 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조만간에 내려갈 영화였기에 먼저보게 됐다.

 

사실 미 비포유는 책이나 영화나 그닥 땡기는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존엄사에 대한 문제를 다뤘기에 관심이 가게됐다.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셀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나서 더욱 죽음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보고 있다.

 

물론 가장 궁금한 건 사후세계가 있는가 하는 문제이지만 그건 불가지론에 가까운 부분이라서 별 의미가 없다. 케이건 교수는 거의 단호하게 사후세계가 없다고 단언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효율적으로 살아가느냐가 문제가 되는데 각자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 어떤 삶이 옳다고 말할 수 없기에 그건 말하지 말자.

 

다만, 존엄사 측면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다시 미 비 포유로 돌아와서,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영국에서 성을 소유하고 있는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잘 나가는 인수합병전문가로 여러가지 취미생활(모험적인 여행이나 운동)을 즐기며 어여쁜 아가씨와 사랑을 하고 있는 윌 트레이너가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고 경추손상으로 전신마비 상태로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조그만 시골에서 자라났고 한 번도 울타리 밖으로 나가본적이 없는 루이자는 실직을 하고 나서 윌의 6개월간의 간병인으로 재취업하게 되는데 집안형편이 어려워서 열심히 해야 되는 상황이다.

 

2년간 전신마비로 지냈던 윌은 접근하기 상당히 어려운 성격으로 밝은 성격의 루이자는 그에게 많은 모욕감을 느끼고 간병인을 계속 해야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던 찰라, 여러가지 이유로 윌의 마음을 열게 되고 둘은 가까워진다.

 

하지만 왜 6개월만 간병을 해야되는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됐으니 윌이 6개월 뒤에 스위스의 한 병원에서 존엄사를 준비하게 된다는 걸 알고 사직을 하게 되지만 윌의 어머니 카밀라의 간청으로 마음을 잡고 윌에게 생의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노력한다.

 

스포일러가 있어서 결말은 얘기하기 그렇지만 결국 사지마비, 그것도 손가락 하나만 간신히 움직이고 온갖 경련에 폐렴, 각종 질환으로 고통에 시달리며 전적으로 남에게 의존하는 삶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냐의 문제다.

 

영화와 책을 읽는 내내 나라면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해봤지만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내가 그 입장이 되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윌의 선택을 이렇다 저렇다 논할 수 없는거다. 결국 존엄사의 권리는 본인에게 있고 이런 걸 옳다 그르다 말할 권리는 타인에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킬만큼 인기를 누렸고 읽어봐도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매우 좋은편이다. 단, 내가 좋아하는 류의 소설이 아니라서 가볍게 가볍게 읽었다.

 

영화는 평범하다. 하지만 루이자와 에밀리아는 성이 같아서 그런지 싱크로율이 놀랍다.

 

책을 읽는 내내 여주인공 에밀리아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