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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이어트는 왜 우리를 살찌게 하는가 - 뇌과학이 풀어낸 체중 감량에 숨겨진 비밀
샌드라 아모트 지음, 장혜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6월
평점 :
교보문고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서 발견하고 구입할까 하다가 일단 보류하고 장바구니에 담궈놓은 책이다. 마침 교보샘 전자책을 초이스하는날이라서 혹시나 싶어 검색해봤더니 서비스중이길래 바로 선택했다. 이 책은 여느 다이어트 서적과는 상당히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적당히 살집이 있어도 건강이 중요하니 너무 집착하지말라는 말이다.
저자는 신경과학자로 신경과학전문지 [네이처 뉴로 사이언스]의 전 편집장이자 과학 칼럼니스트다.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생물물리학 학위를 수료했고 예일대학교에서 신경 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만, 불면, 우울 등 현대인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뇌과학과 연결 지어 솔루션을 제시하는 대중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 뇌과학 발전을 이끄는 주자중 한 명으로 꼽힌다고 한다.
이 책은 어린 시절 표준 체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 과정 내내 다이어트 강박에 시달렸고, 대학에서 뇌과학을 전공하며 체중 감량과 증가 사이의 비밀을 찾아내는 것에 관심을 두게된다. 수 많은 서적과 논문을 통해 저자는 다이어트가 인간의 의지가 아닌 뇌에 달려 있음을 알게된다. 이를 주제로 한 TED 강연 우리가 항상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WHY DIETING DOESN'T USUALLY WORK)는 조회수가 거의 500만에 달하며 전 세계 수많은 다이어터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강연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사실과 연구 등을 담아 이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은 굶는 다이어트가 인체에 별로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뿐 아니라 결국 실패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여러 가지 과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아울러 평생을 다이어트에 바칠게 아니라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무조건 살을 빼야 하는지 단 한 번이라도 깊게 생각해본 적 있나요? 왜 수많은 일반인이 소수의 모델처럼 스키니한 몸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할까요? 궁극적으로 더 날씬하고 더 마른 몸이 옳다고 생각하는 현대 사회의 통념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마른 몸이 아닌 건강한 몸이라는 주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사실 둘째가 비만이라 큰 걱정이다. 지금 고등학생인지라 스트레스를 줄것 같아 참고 있지만 가끔씩 독설을 날린다.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를 찾아 건강한 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조금 살집이 있더라도 적당한 식사법으로 아이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줘야겠다. 이 책을 읽고 강박증에서 다소 회복됐다. 마지막으로 출판사 서평글을 통해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사람보다 5년 후에 더 살이 찐다"
인간이 다이어트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과학적 증거들
우리가 다이어트에 질 수밖에 없는 과학적 이유는 간단하게 다음과 같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표준 몸무게, 즉, 체중 유지점(set point)이 있으며 뇌는 이 유지점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누구든지 살을 일시적으로 뺄 수는 있지만, 정해진 체중 범위를 장기적으로 벗어날 수는 없다. 게다가 갑자기 몸무게가 심하게 감소하는 경우 뇌는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데, 식이를 제한할수록 음식이 더 먹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불어 스트레스도 한몫한다. 칼로리를 과하게 제한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섭취하게 되어 역설적으로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렙틴(leptin)은 음식을 먹은 뒤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반대로 식이 제한을 하여 체중이 줄어들면 지방과 렙틴의 양도 함께 줄어서 과식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토록 억지로 살을 빼려고 할수록 살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뇌는 방어 메커니즘을 작동하여 다이어트 역효과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다이어트를 한 여학생이 그렇지 않은 여학생보다 5년 후 살이 더 찔 확률이 높으며, 날씬해져야 한다는 압박이 섭식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실제 연구 결과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무조건 굶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소중한 우리 몸을 위해서 마음 챙김 식사를 시작할 것
진화론적 관점에서 살펴봤을 때, 인류 역사에서 체중은 곧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실제 역사를 살펴보면 배부르고 풍족한 시기는 굶주린 대기근 시기에 비해 아주 짧다. 즉, 인체는 여전히 굶주린 시대에 좀 더 익숙해서 다이어트하는 상황을 본능적으로 ‘위기’라고 받아들이고, 뇌를 통해 더 먹도록 지시한다.
이쯤 되면 인간은 절대 살을 뺄 수 없다는 것이냐는 의문이 들 것이다. 당연히 아니다. 샌드라 박사는 무조건 식이 제한을 할 게 아니라 ‘마음챙김(mindfulness)’을 식사에 적용하여 지금 이 순간 먹는 음식의 맛을 즐기고, 배고플 때 먹고 배가 부를 때 수저를 놓음으로써 살이 찌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배고플 때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 만족할 수 있죠. 그때 뇌의 보상 시스템과 에너지 균형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어 식사에서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필요 이상의 과식도 막을 수 있고요.”
실제로 마음챙김은 병원에서 불안, 우울증 치료 및 재발 용도로 이용된다. 마음챙김을 하면 자기 제어에 중요한 전두엽 피질이 순간적인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편도체를 억제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다이어트에 지친 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음식 칼로리를 계산한다거나, 맛있는 디저트를 못 먹는단 생각에 우울해지는 등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는 대신 몸이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르면 수저를 놓는 먹는 연습을 해보자. 아주 사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나 최소한 살이 찐 것 같아' '배가 나왔으니 저녁을 굶자'라는 쓸데없고 해로운 염려보다는 훨씬 유익한 행동이다.
“다이어터의 의지력은 부족하고 끝없는 실수를 반복한다”
인간의 자제력은 생각보다 힘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력은 부족하고 끝없는 실수를 반복한다, 이 말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의지력도 일종의 제한된 뇌의 자원이어서 쓰면 쓸수록 고갈된다. 노력이 많이 필요한 행동을 자주 할수록 의지력이 더 빨리 바닥난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는 재밌는 실험이 있다. 한 집단에게는 맛없는 채소를 먹게 한 뒤 퍼즐을 풀게 했고, 다른 집단에게는 맛있는 쿠키를 준 다음 퍼즐을 풀게 했다.
참고로 애초에 퍼즐은 풀 수 없는 것이었으나 참가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상태였다. 특별히 채소를 먹는 참가자들에게 ‘박탈감’을 주기 위해 채소 옆에 쿠키를 나란히 놓은 뒤 손도 대지 못하게 했다. 결국 채소만 먹어야 하는 참가자들은 쿠키를 먹을 수 있는 참가자들과 비교해 채 절반도 안 되는 시간 만에 퍼즐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비슷한 실험에서 모두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즉, 노력이 많이 필요한 데 비해 보상이 적은 일을 할 때 사람은 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고, 인내심이나 의지력은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하면 된다는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식이를 제한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다이어터의 인내심은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이해하면 강압적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본인 자신을 포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타인을 향한 저 사람은 식욕을 참지 못해서 뚱뚱한 거야', '살을 빼지 못하다니 역시 게을러'라는 생각 역시 얼마나 오만하고 이기적인지 깨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