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 40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테리아 40호의 메인테마는 학원 미스테리다. 새학기를 시작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등교를 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범인을 알  수없는 살인사건이 발생한다면?  학교라는 특정한 시공간이 안겨주는 팽팽한 불안과 긴장감, 흥분의 상태가 미스터리 장르와 만난다면 더욱 밀도있는 장르문학이 탄생할 수 있다.

이 번호에는 도러시 세이어스부터 도나 타트까지, 또는 기시 유스케부터 박지리에 이르기까지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스펜스와 함께 읽어볼만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외에 소개글을 통해 수록된 기사들을 살펴보자면,


"정은지 작가는 스튜어트 맥브라이드의 로건 맥레이 시리즈를 통해 스코틀랜드 인의 식욕의 중심을 차지한 튀긴 음식들의 의미를 살핀다. 한국인들이 비 오는 날 부침개를 떠올리듯 스코틀랜드인들은 비가 오면 피시 앤드 칩스 가게 앞에 줄을 선다고 한다.(‘CULINARY’)


유성호 법의학자는 조선 시대 형법 판례집이자 법의학 사례집인 정약용의 [흠흠신서]에 소개된 박소사 살인 사건을 고찰하며 현재에도 이와 같은 사례가 가능하다는 것을 지적한다.(‘NONFICTION’)


이은의 변호사는 넷플릭스 드라마《지금 우리 학교는》을 돌이켜보며 학교폭력의 문제를 제대로 처벌하고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힘주어 말한다.(‘OBJECTION’)


곽재식 작가는 옛 조선인들의 호기심과 경외심을 자아냈던 금속 풍마동이 사용된 한국의 어느 유명한 탑에 얽힌 도난 사건을 소개한다.(‘PULP’)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샤센도 유키의 [낙원은 탐정의 부재], 앤지 김의 [미라클 크리크], 세이료인 류스이의 [코즈믹], 리처드 오스먼의 [목요일 살인 클럽], S.A. 코스비의 검은 황무지] 등을 다뤘다.(소개글 발췌)"


아울러 40호에 수록된 경장편의 소설과 단편소설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코넬 울리치의 단편이 히치콕의 명작 [이창]의 모태가 된 작품이란건 이번에 알게됐다.


코넬 울리치의 단편 「분명 살인이 일어난 거야」는 다리의 깁스 때문에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주인공이 건너편 집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목격하면서 시작되는 스릴러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1954년 걸작《이창》이 이 단편을 원작으로 삼았다."

도나 다트의 [비밀의 계절]부터 몇 권을 뽐뿌받아 바로 구입했다. 요즘 장르소설을 통 못 읽고 있는데 이렇게나마 간접적으로 갈증을 달래주기에 미스테리아가 딱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앨런 그린스펀.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지음, 김태훈 옮김, 장경덕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공저자중 한 명인 앨런 그린스펀은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기인 1987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되었으며, 2006년에 은퇴할 때까지 역임했다. 앨런 그린스펀은 미국 경제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아직까지 그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파워가 있는 인물이다. 이 책은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녹여냈다.

앨런 그린스펀과 공저자인 에이드리언 울드리지(이코노미스트지 저널리스트)는 "생산성, 창조적 파괴, 정치"라는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오늘날 원탑에 가까운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일궈졌는지 밀도있게 탐색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보면, 18세기 상업공화국부터 오늘날 인터넷 혁명가들까지 면면히 이어져오는 창조적 파괴, 혁신의 정신이 이 나라에 미친 영향을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번영의 이면에는 독점, 불평등, 사회적 갈등 같은 부작용이 따라붙기 마련이었으며,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끈임없는 도전자들의 공격과 거대한 용광로 같은 내부에서 발전한 미국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것인가? 이 책을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미래를 예상해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았지만 살짝 벽돌책스러운 두께에 내용이 방대해 완독하는데 시간이 소요됐다. 아울러 미국이라는 나라는 신자유주의의 토대에 개인의 행복은 각자 알아서 챙기는 능력주의 사회라는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러한 미국의 자본주의를 추종하는 한국의 미래를 생각해보니 암울하다. 소개글을 통해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읽어보고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



"영국의 식민지로 세계 변방에 지나지 않았던 미국은 250년이 안 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가장 큰 번영을 이루었다. 세계 인구의 5퍼센트에 불과한 인구를 지닌 미국은 현재 미국 달러 기준으로 세계 GDP의 4분의 1을 창출한다. 그리고 노르웨이, 카타르 같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생활수준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또한 미국은 대량생산부터 프랜차이즈 사업, 뮤추얼 펀드까지 대중 자본주의의 동력원이 생긴 곳이며, 정보기술, 천연자원, 생명공학, 종이와 펄프 같은 방대한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한다. 아울러 미국의 자본주의는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데, 이는 개방성 및 기회와 연계되어 메이시 백화점의 메이시, 자동차산업의 헨리 포드, 이탈리아계 은행가 아마데오 지아니니 같이 하층에서 태어난 사람이 상층까지 오를 수 있었다. 서부 개척의 역마차는 이 나라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다. 동부에서 실패해도 새로운 땅으로 옮겨가 다시 시작하면 되었다.

미국 자본주의 역사를 관통하는 진보의 동력, ‘창조적 파괴’

그렇다면 미국이 이처럼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번영을 이룬 요인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성공 요인을 생산성, 창조적 파괴, 정치라는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포괄적이면서 탁월한 분석으로 풀어놓는다.

생산성은 경제적 성공의 궁극적 척도로, 생산성의 수준은 그 사회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좌우하며, 선진국과 개도국을 가른다. 창조적 파괴는 경제 발전의 주된 원동력으로 사업과 생활을 뒤집어엎지만, 그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지속적 돌풍’이다. 그리고 정치는 창조적 파괴의 여파에 대응하는데, 저자들은 정치가 경제사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까지 한다.

창조적 파괴는 조지프 슘페터가 1940년대 초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창조적 파괴가 지닌 창조적 측면과 파괴적 측면을 잘 드러냈다. 다시 말해 미국은 기업을 만들고 규모를 키우는 데 뛰어난 동시에 기업이 망했을 때 정리하는 데도 뛰어났다. 파산에 대한 이례적인 관용은 이런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데, 19세기의 주요 기업가 가운데 다수는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한 뒤에야 성공했다. 창조적 파괴의 영웅은 앤드루 카네기, 존 록펠러, 헨리 포드와 같은 창업자였다. 영웅은 성공에 대한 집착만큼 별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울러 저자들은 이런 창조적 파괴의 부작용, 즉 혜택보다 두드러지는 비용, 정치적 반발, 창조 없는 파괴와 같은 문제들도 놓치지 않고 꿰뚫고 있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숱한 실패를 딛고 일어선 미국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영국의 좋은 전통, 예컨대 제한적 정부, 보통법, 개인의 인권 존중과 같은 전통을 많이 물려받았다. 그리고 미국은 근본적인 경제 문제가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는 것이 아닌 변화의 힘을 촉진하는, 성장의 시대에 태어난 최초의 국가였다.

건국 초기 미국은 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하고 국민이 소득을 지킬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창업 정신을 촉진시켰으며, 해외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재산권은 특허권 보호로 확대되었고, 이는 혁신이 전파하는 데도 기여했다.

하지만 미국은 일직선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분권적 농업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과 도시 중심 공화국이 되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분열되어 있었고, 북부의 자본주의 경제와 남부의 노예 경제라는 확연히 다른 경제로 나뉘어 있었다. 결국 남북전쟁을 거친 미국은 대륙 전체에 걸쳐 기업을 토대로 삼는 문명을 쉼 없이 퍼트렸다.

19세기 후반기 미국은 문화, 인구, 정치, 지리 등의 다양한 이점을 통합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탈바꿈했다. 철도는 미국을 세계 최고의 단일 시장으로 묶었다. 그리고 이 나라는 두 가지 신기술, 즉 전기와 내부연소기관을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발전시켜 승용차, 트럭, 세탁기, 라디오 등 온갖 소비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1930년대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길고 깊은 불황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해 20년에 걸친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전쟁 후 그 뒤 1970년대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렸으며, 미국 기업들은 독일,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IT 혁명과 세계화가 안겨준 기회를 잡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대국이라는 위상을 회복했다.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몰락을 맞이할 것인가?

현재 미국은 생산성 증가율은 거의 정체되어 있고, 여러 산업에서 중국과 같은 신흥 강대국에게 차례로 패배하고 있다. 새로 생기는 기업의 수는 저점에 이르렀고, 노동시장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규제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이 이전의 능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은 직면한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지난 100년처럼 앞으로도 계속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예상하지 못한 몰락을 보게 될 것인가?

이에 저자들은 미국이 직면한 이런 문제들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 아니라, 열쇠만 있으면 벗을 수 있는 족쇄에 비유하면서 미국이 이런 족쇄를 벗는 데 필요한 모든 열쇠를 가졌음을 역사적 사실로 보여준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혁신을 꿈꾸는 모든 국가, 기업, 개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소개글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장도연·장성규·장항준이 들려주는 가장 사적인 근현대사 실황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
SBS〈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작팀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 한호림 선생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라는 책을 읽고, 영어단어 외우기에 큰 도움을 받았다. 하나의 단어에서 출발해 비슷한 어근과 어미를 가진 단어를 통해 관련 단어들을 외우는 방식인데 이후에 다른 학습방법에도 적용해 성과를 거뒀다. 이 책은 샘통북통 패키지로 읽어줬는데, TV 방송프로그램의 제목이다.


아직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둘째가 이 프로그램의 애청자인건 알고 있다. 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라는 명칭을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근현대사중 크게 이슈가 됐던 사건을 골라 방송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SBS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장도연, 장성규, 장항준으로 역사적으로 깊은 접근방식을 취한다기 보다 가벼운 터치로 중요했던 사건들을 다룬다.  이 책은 세 사람이 방송 진행에 앞서 자료로 제공 받는 대본을 토대로 하여, 방송 과정에서 이야기꾼과 이야기 친구 사이에서 일어난 상정하지 못했던 케미스트리 작용들까지도 더해 보다 더 풍성하게 엮었다고 한다.


아울러 방송 제작팀이 공들여 수집하고 정리한 자료에 현장의 목소리가 더해졌으며, 각 방송 아이템을 다룬 PD들이 소회를 담은 PD노트가 추가로 수록됐다.


방송의 진행자들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슈를 풀어나간다. 아울러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 개개인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봄에 따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일단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책에 언급됐던 사건들이 방송됐던 당시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소환됐다. 마지막으로 목차를 통해 어떤 사건들이 다뤄졌는지 살펴보는걸로 글을 마무리한다.


첫 번째 이야기 - 보호받아야 할 정조, 보호받을 수 없는 정조: 카사노바 박인수 사건 / 서인희
PD노트 / 안윤태 PD

두 번째 이야기 - 미궁 속에 남은 정치 테러: 공작명 KT 납치 사건 / 장윤정
PD노트 / 박기영 PD

세 번째 이야기 - 개돼지보다 못했던 사람들: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 / 서인희
PD노트 / 안윤태 PD

네 번째 이야기 - 미워할 수밖에 없는 죄,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서진룸살롱 살인 사건 / 임동순
PD노트 / 유혜승 PD

다섯 번째 이야기 - 유전유죄 무전유죄!: 탈옥수 지강헌 인질극 사건 / 이해연
PD노트 / 유혜승 PD

여섯 번째 이야기 - 사람이 증발한다, 지구 최후의 날!: 1992 휴거 소동 / 이해연
PD노트 / 박상구 PD

일곱 번째 이야기 - 꽃분홍 아지트의 괴물들: 지존파 납치 살인 사건 / 손하늘
PD노트 / 이대성 P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에 대하여 알고싶은 두세 가지 것들
구회영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를 좋아하는 중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만한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된해가 1998년이니 20년이 훌쩍 지났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영화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건 쉽지 않았던 시절이다. 요즘 영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뿐더러 이름만 들어봤던 영화들도 마음만 먹는다면 감상할 수 있다는 현실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 책은 ​[장미빛 인생]의 감독이자,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의 원장인 김홍준 감독님이 구회영이라는 필명으로 월간 로드쇼 도시에에 1990년 5월호부터 1991년 5월호까지 실렸던 글들을 엮은 것이다. 영화용어와 영화의 역사, 우리시대의 영화작가, 8~90년대 헐리우드 영화, 홍콩영화, 컬트무비 등의 주제에서 영화에 관한 이론들을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께 정리했다.

​책장의 영화섹션을 정리하던중 이 책이 눈에 띄여 오랜만에 읽어봤다. 구판으로 구입했으니 활자와 조판방식에서 구닥다리 같은 느낌이 물씬 피어나지만 오래된 책을 읽는 즐거움은 과거의 기억과 함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일이다.


목차를 통해 어떤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1. 영화용어
2. 영화의 역사
3. 우리시대의 영화작가
4. 80년대 헐리우드
5. 90년대 헐리우드
6. 장르연구
7. 제3세계 영화
8. 홍콩영화
9. 컬트무비
10. 작가노트(빔 벤더스)
11. 1895-1991,91편의 고전
12. 80년대 세계영화 100


아울러 책속의 글을 통해 감독님의 글을 좀더 알아본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정권을 러시아 땅에 들어서게 한 1917년은 또한 영화산업의 국유화를 통한 사회주의 건설에의 영화의 복무라는 새로운 실험이 시작된 해가 되었으며, 여기서부터 진정한 소련 영화의 역사가 시작된다. 31


1929년 월가 증권시장의 붕괴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된 30년대 미국 자본중의의 위기, 대공황의 시기에도 헐리우드는 성장을 계속하였다....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대량생산해 낸 1930년대 미국 영화의 대부분은 당대의 현실과는 유리된 '도피주의적' 오락물이었으며, 뮤지컬, 웨스턴, 연애 코미디, 갱스터 필름 등의 장르 영화가 주류를 이루었다. 35


표현주의 영화로부터 히치코크는 조명의 인위적인 사용과 일부러 변형시킨 세트를 가지고 억압되고 왜곡된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을 가져왔다. 한편 몽타쥬 이론과 1920년대의 소련 영화로부터 그는 정교한 편집기법을 빌어와자신의 것으로 발전시켰다. 역설적인 것은, 이러한 기법들이 대중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실험예술과 그의 영화의 주요 관객들-영국의 중상층 시민-의 계급적 배경과 충돌하는 혁명영화(몽타쥬 이론)에서 왔다는 사실이다. 43-44


헐리우드의 B급 영화가 텔레비젼의 대중화와 함께 상업적 타당성을 잃고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필름 느와르의 생명도 끊겼던 것이다. 그러나 필름 느와르는 60년대의 누벨 바그 감독들-트뤼포,고다르,샤브롤-에 의하여 그들의 작품들 속에 '인용'과 '모사'의 형식으로 흡수,재창조되었고, 60-70년대 유럽과 미국의 작가영화에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장르였다. 148


이들이 멜로드라마 장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동기는 멜로드라마가 '이데올로기 국가기구'로서의 부르주아 가족의 주제를 가장 분명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153


​책은 우리의 영화문화, 영화환경, 혹은 영화현상에서의 특정한 사건들에 대한 보고서이며 자료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만 하더라도 감상한 영화가 많지 않았는데, 헤아려보니 절반 이상의 영화들을 감상했을만큼 많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보지 못한 영화들은 왓차피디어에 리스트로 정래해서 차곡 차곡 감상해볼 예정이다.


아울러 은퇴를 하게 되면 한국영상자료원에 수시로 들려 많은 영화들을 접해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참! 생각난김에 김홍준 감독님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장미빛인생]도 찾아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켄 크림슈타인 지음, 최지원 옮김,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올해 상반기중에 읽어보려고 따로 빼놓은 몇 권의 책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명저가 있다. 수 많은 유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아이히만에 대해 연구하며 악의 평범성이라는 시대의 화두가 되는 명언을 남긴 책인데, 읽기전 우연하게 한나 아렌트에 관한 그래픽 노블을 발견하고 예습차원으로 먼저 읽어봤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라는 위대한 현대 철학자에 대한 최초의 그래픽 노블로 포브스 선정 2018년 포보스지가 최고의 그래픽 노블로 선정했다. 아울러 한국의 정치학자이자 한국아렌트학회장 김선욱 교수와 아렌트의 마지막 조교인 제롬 콘이 추천한만큼 한정된 지면이지만 아렌트의 주요한 삶에 대한 변곡점을 다루고 있는 흥미진진한 그래픽 노블이다.

한나 아렌트는 20세기 주요한 정치사상가이자 현대 철학과 정치이론에 주요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사망 무렵 학자들 사이에서 제한적인 명성을 누렸던 한나 아렌트의 사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와 위상이 높아져, 그의 저작은 거의 모든 주요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출간되었을 만큼 그 영향력은 점점 더해져가고 있다.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이마누엘 칸트의 고향인 쾨니히스 베르크에서 자라며 철학에 빠지게 된다. 이후 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 그리고 난민으로 다양한 삶을 겪게 된다. 그녀의 삶은 20세기를 넘어 난민, 인종차별, 소수자 문제, 극우주의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지금 시대에도 매우 의미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철학이니만큼 내용의 깊이로 인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픽 노블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그림을 통해 그녀에 대해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한국아렌트학회 회장인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그래픽노블인 이 책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의 등장은 아렌트가 이미 대중적 관심사가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악의 평범성, 전체주의, 공적영역과 사적영역 등 정치사상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개념들은 물론, 기존 한나 아렌트의 저작에서는 알 수 없었던 삶의 내밀한 면모까지 들여다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방점은 세 번째 탈출에 있다. 독일에서의 탈출, 그리고 파리에서의 탈출이라는 앞선 두 번의 탈출과 세 번째의 탈출은 서로 결이 다른 이야기이다. 세 번째 탈출 이야기는 그녀의 삶을 넘어 그녀의 핵심적 사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는 이 세 번째 탈출에 대한 이야기를 그녀가 가진 사상의 핵심인 듯 그려내는데, 나는 거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 책은 그 세 번째 탈출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헤아려볼 기회를 제공한다.”

나치의 박해 속에 여러 나라를 아슬아슬하게 탈출하면서도 정치적,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한나 아렌트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또한 1,2차 세계대전과 전체주의가 휩쓸어간 격동의 시대와 함께, 일생의 사랑이었던 철학자 하이데거를 비롯해 발터 벤야민, 프로이트, 알버트 아인슈타인, 장 뤽 고다르 등 그 시대를 살았던 지식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건 덤이다.


이제 평범한 악인 예수살렘의 아이히만을 만나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