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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을 막는 사람 - 이옥자, 푸른 테이프 세계의 마지막(세번째)이야기
문재웅 지음 / 부크크(bookk) / 2026년 8월
평점 :
문재웅 작가의 장편소설인 <틈을 막는 사람>은 한 여성의 생애를 통해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작가의 '인간과 관계의 균열'을 다루는 세계관 삼부작의 완결편이다.
주인공 이옥자의 여든여섯 해 생애를 통해 한국전쟁의 피난길부터 1960년대 대구 봉제공장의 삶, 여인숙을 운영하며 마주한 편견, 그리고 노년의 치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묵묵히 쫓아간다. 독자들은 그녀의 삶이 한 개인의 서사를 넘어 그 시대를 통과해야 했던 여성들의 구조적 현실과 아픔을 그대로 기록하고 있다.
문재웅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13년간 LG CNS, 4년간 SK C&C에서 근무했다. 조직 안에서 살아온 시간과 실제 삶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인간과 관계의 균열을 소설로 써왔다. [푸른 테이프]는 그의 첫 장편소설로, [숫자를 세는 사람]에 이어 마지막 완결편인 [틈을 막는 살람]으로 3부작의 서사를 그려냈다."
작품의 시놉시스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이옥자는 아홉 살이 채 안 된 언니를 전쟁통에 잃고, 1960년대 대구의 봉제공장에서 미싱을 밟으며 자랐다. 계약에 가까운 결혼 생활, 여자 혼자 여인숙을 운영하며 맞서야 했던 편견과 폭력, 그리고 두 아들 중 하나를 떠나보내야 했던 아픔까지, 그녀의 생애는 한 개인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그 시대 여성들이 통과해야 했던 구조적 현실의 기록이기도 하다.
표제인 틈은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다. 천장의 갈라진 균열, 두 아들 사이에 벌어진 거리,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기 자신과 세상 사이에 벌어지는 인지의 간극까지, 옥자는 평생 무언가의 틈을 막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 소설이 도달하는 결말은, 그녀조차 끝내 막지 못한 틈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들 내외가 갔다 와야 할 곳이 있다며 떠난 뒤, 두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옥자는 그 이유를 끝내 알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묘미는 제목이자 핵심 상징인 '틈'에 있다. 그 틈은 천장의 갈라진 균열 같은 물리적인 공간과 가족과 자식 사이에 벌어진 감정적 거리를 뜻하며, 마지막으로 인지 능력이 흐려지며 세상과 단절되는 치매라는 간극 까지 나아간다.
옥자는 평생 무언가의 틈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소설은 '인간이 끝내 막을 수 없는 틈도 존재한다'는 서글픈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소설은 신파적이거나 과장된 설교 없이 극도로 담담한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자식들이 떠난 이유를 모른 채 의식이 흩어져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밥 잘 챙겨 먹으라"는 소박한 말을 붙드는 결말부는, 옥자의 86년 인생과 자식을 향한 깊은 사랑이 압축되어 있어 많은 독자들에게 먹먹한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