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가 필요한 시간 - 독일, 시 여행
이덕형 지음 / 역락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오랫동안 리스트에 담아두었던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었다. 괴테는 다양한 문학 작품을 낸걸로 잘 알려져있지만 그의 본령은 시인이기도 하다. [파우스트]에서도 시인으로써 그의 서사가 담긴 다양한 내용을 만날 수 있었다.

괴테와 함께 잘 알려진 시인으로 릴케와 실러등이 있는데, 우연한 기회에 독일문학중 시를 다룬 책을 읽게됐다. 저자는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독일문학을 전공한 이덕형 교수로 독일의 중세부터 현대까지 도합 130여 편의 독일시를 독자들에게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편의상 인간 삶의 보편적 주제를 〈사랑〉, 〈죽음과 삶〉, 〈근원 찾기〉, 〈이상과 현실〉, 〈시대와의 대면〉 5개로 설정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길을 잃은 독자들에게 독일 서정시가 가진 특유의 '고요와 동경'을 선물하며 따뜻한 정서적 쉼터를 제공한다


저자인 이덕형 교수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로 경북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 동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졸업한 문학박사, 독일 마부르크 대학, 뮌헨 대학 등지에서 수학했으며, 2021년 경북대 인문대 독문과 교수로 정년 퇴임했다.

독일 (교양)소설, 시, 통일독일 문학 관련 저(역)서, 학술논문 다수 집필했으며, 퇴임 후 일반 독자들이 독일시를 쉽게 이해하는 방법 모색하던중 이 책을 펴냈다. 아울러 출간을 계기로 독일 문화/문학/시 전문 유튜브 채널 개설 계획 중이라고 한다."


책에서 다뤄진 5개의 주제로 다뤄진 주요한 내용을 살펴보자면,

- 사랑: 중세 기사들의 연가인 '민네장'의 순수한 고백부터, 평생 격정적인 사랑을 시로 승화시킨 괴테 연애시의 에로스적 본질까지 탐구한다.

- 죽음과 삶: 바로크 시대의 핵심 정서인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와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의 팽팽한 긴장, 이를 초월해 삶을 관조하는 거장들의 시선을 따라간다.

- 근원 찾기: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를 아우르며 소음으로 가득 찬 현실을 벗어나 인간 영혼의 고향이자 내면의 고요('루에', Ruhe)를 찾아 떠난다.

- 이상과 현실: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시 세계를 통해 "궁핍한 시대에 시인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미(美)의 복원을 꿈꾼 시인들의 고뇌를 담았다.

- 시대와의 대면: 조국과 불화했던 하인리히 하이네, 서사극의 거장 베르토르트 브레히트, 그리고 '아우슈비츠 이후' 비극적인 역사를 온몸으로 증언해 낸 현대 시인들의 날카로운 서사를 마주한다.


독문학을 전공한 교수님이 저술한 책이지만, 학술적이고 딱딱한 비평서가 아니다. 평생 독문학을 연구해 온 노교수의 깊이를 바탕으로 하되, 시인의 극적인 삶과 창작 배경을 에세이처럼 다정하게 풀어낸다. 덕분에 독일 문학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도 이야기책을 읽듯 편안하게 문학의 숲을 거닐 수 있었다.

다소 지루하고 경직된 사회인듯한 독일사회의 문학을 낭만과 시대적 비극을 아우르는 균형감을 가지고 분석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사랑을 노래하는 서정시뿐만 아니라, 나치즘, 분단 등 참혹한 역사적 아픔 속에서 고뇌했던 시인들의 아픈 문장까지 가감 없이 다룬다

책은 500쪽이 넘는 묵직한 분량이지만, 속도와 효율성만을 강요당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왜 지금 우리에게 다시 시가 필요한가?"에 대한 명쾌하고 따뜻한 해답을 건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