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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유론 - 자유는 상처를 먹고 자란다
존 스튜어트 밀 지음, 김이남 편역 / 포텐업 / 2026년 1월
평점 :
초역의 사전적인 의미는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번역하는 ‘抄譯’이나, 이해를 돕기 위해 의미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용을 변형·재해석하는 ‘超譯’ 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주로 고전에서 중요한 문구를 중심으로 발췌해서 알기 쉽게 정리한 책으로 요즘 서점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출간물이다.
이른바 보수주의자들에게 자유라는 가치는 매우 소중하게 여겨진다. 그들의 당 이름에 자유가 빈번하게 사용되며,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던 전직 대통령도 입만 열면 자유 대한민국을 외쳤다. 과연 자유의 본질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출간된지 200여년에 가까웠지만 여전히 널리 읽히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의 경전으로 여겨지며 점점 더 연구되고 있는 고전이다. 비단 보수만이 아니라 이 책은 시민과 국가의 관계, 즉 시민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되고, 국가의 간섭은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인 밀은 말한다. “개인의 자유는 자신의 사고와 말, 행위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모든 범위에서 절대적이다. 국가의 법률이나 일반적인 도덕적 판단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저자인 존 스튜어트 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경제학자로, 근대 자유주의의 핵심 토대를 마련한 사상가이다. 벤담의 공리주의 전통에서 출발했지만, 이를 인간의 품위와 다양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칙에 큰 족적을 남겼다.
대표작 『자유론』에서 그는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자유의 핵심적 역할이며,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생각의 자유, 표현의 자유, 기호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지지하는 이론적 근거가 되었고, 현대 사회가 자유에 대해 논할 때 여전히 중심이 되는 개념이다. 그는 다수의 횡포가 소수를 억압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보았으며 다양한 의견이야말로 사회를 진일보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밀은 공리주의(功利主義, utilitarianism)를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이론이 아닌, 인간의 질적 성장을 중시하는 윤리학으로 확장했다. 또한 여성 참정권을 지지했고 교육, 노동, 의회 개혁 등 여러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실질적 개혁가의 면모를 보였다. 정치경제학자로서도 그는 『정치경제학 원리』를 통해 시장의 자율성과 국가의 공공 역할을 균형 있게 파악하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는 훗날 복지국가 논의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밀의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사상적 동반자인 해리엇 테일러 밀(Harriet Taylor Mill)이다. 밀은 『자유론』을 비롯한 여러 책을 통해 해리엇이 지적인 영감을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가 쓴 것 중 가치 있는 것은 모두 그녀와의 협업에서 비롯되었다’고까지 표현했다.
해리엇은 여성의 권리, 결혼제도의 문제, 개인적 자율성에 관한 급진적 통찰을 제시했고, 그 영향은 밀의 사상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해리엇 테일러 밀이 죽기 전에 출간된 『논리학 체계』(1843), 『정치경제학 원리』(1848)는 그녀의 손을 거쳐 출판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밀의 저서로는 『자유론』(1859) 외에도 『대의정부론』(1861), 『공리주의』(1863), 『여성의 종속』(1869), 『자서전』(1873) 등이 있다."
[초역 자유론]은 원전을 저자가 알기 쉽게 밀의 입장에서 다시 구성한 초역본이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국가나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밀의 주장은 예전에는 충격적인 선언이었지만 요즘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로 여겨진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는 늘 타인의 자유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유에는 늘 책임과 상처가 따른다. 이 책에는 나의 자유와 타인의 자유가 충돌할 때,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인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저자는 밀이 강조한 세 가지 메시지를 뼈대로 하고 인생론으로 분류할 수 있는 아젠다 34가지를 꼽았고 여기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서 내용을 보강했다.
오늘날 세계의 각 나라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자율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고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의 간섭과 억압을 점점 거부하고 있다. 『자유론』은 이러한 우리 상황에 굉장히 꼭 들어맞는 책이다. 진정한 자유의 가치를 확립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린다.